가족 이야기 32

가재는 게 편이다

아마 난 설을 잘 못 쇠었는가 보다. 설쇠기 전에 손자가 3월 1일부터 인턴으로 출근한다고 하여 아들네 식구들을 모두 데리고 내가 모든 경비를 스폰서하여 대만으로 내 생애 마지막 추억 만들기 여행을 다녀왔다. 자유여행이었고 모든 계획은 며느리가 두 손주들과 상의하여 만들었다. 대만 근처의 유명 관광지와 맛 집들을 찾아다니니 내게도 새로운 여행경험이었고 즐거웠다. 밤에는 호텔 방에서 다섯 식구 모여 나의 흘러간 이야기와 손주들의 앞날을 이야기하며 웃음 복이 터지니 이게 행복이구나 느껴졌다. 내 생애 후반 50대부터 시작된 사업에 죽기 살기로 억척스럽게 30여년을 살아 이렇게 행복을 느끼니 정말 삶의 보람을 느낀다. 설쇠고 그 이튿날 저녁, 아내가 4년여 입원해 있는 요양병원에서 걸려온 전화는 아내가 폐렴이..

가족 이야기 2024.02.25

3년 만에 만나보니...

코비드19 때문에 3년여를 만나지 못했던 워싱턴에 살고있는 딸아이를 만나고 왔다. 지난 12월 13일 출발해서 엊그제 28일 귀국했다. 워싱턴 출발해서 대구 집에 도착하기까지 장장 20시간이 걸렸다. 80대 노인이 이런 장거리 여행을 하기에는 좀 무리였던 것 같다. 그러나 여독으로 쉴 시간이 없는 연말이라 우선 바쁜 은행업무를 마치고, 공장으로 가서 워싱턴에 있으면서 시차로 잠이 오지 않아 바이어와 Whats app으로 상담해서 받은 5대 기계오더를 만들도록 준비시켰다. 3년 만에 보는 두 외손자는 몰라보게 컸다. 키가 훌쩍 커서 마치 외계인 같아 보인다고 했더니 모두 깔깔댄다. 큰 외손자는 대학교 3학년이고 둘째는 형이 다니고 있는 대학교(사립)에 수시전형(early decision)에 원서를 넣고 합..

가족 이야기 2022.12.30

며느리의 두 번째 듣는 울먹인 목소리

어제 저녁, 며느리가 울먹인 목소리로 전화를 했다. "아버님, 합격했답니다." 며칠간 기다렸던 손녀의 대학입학 수시전형 소식을 듣고 난 너무 반가워 " 그간 애미가 고생했다"라는 말 밖에 하지 못했다. 손녀는 한해 동안 재수 하더니 드디어 가고싶은 의예과에 합격했다. 작년 입시때 수능을 망쳤다며 엄청 실망했다. 그래도 남들이 부러워하는 교육대학에 합격했는데 재수를 한다며 한해를 머리 싸매고 힘들여 공부했다. 멀리 경기도에 있는 기숙학원에서 힘들여 공부 할때 며느리가 종종 오가는것을 보았다. 자식을 위해 모든것을 희생하는 세상 엄마들의 마음이다. 2017년 이 맘때도 며느리는 손자가 의예과에 합격했다며 울먹이는 목소리로 소식을 전했는데, 어제의 목소리는 그때와는 또 다른 느낌을 받았다. 며느리는 첫 아들의..

가족 이야기 2021.12.18

2020년 설날 아침에 받은 기쁜 소식

2019년 1월 6일, 남미 파타고니아 피츠로이, 세루토레가 보이는 뚬바또 언덕에서.... 오늘이 정월 초사흘이니 설 연휴도 사흘이나 지나갔다. 21세기 밀레니엄이라며 21세기를 부산스럽게 맞은 지도 벌써 20년이 되었다. 설이 되니 집안 가족 모두 모였다. 큰집에 모이니 우리 가족 넷과 큰집 가족 넷이다. 정말 단출한 집안 식구가 되었다. 큰 형님 내외분이 돌아가시고 조카는 미국에 살고 있고 종손자 종손녀가 또 미국으로 들어가서 살고 있으니 작은 형님댁이 큰집이다. 작은 형님은 금년 95세가 되나 오래전부터 건강이 좋지않아 요양원에 입원해 계시고 나의 아내도 몇년전 부터 요양원에 입원해 있으니 가족들이 이렇게 단출해졌다. 2000년 때에는 모두 어렸던 아이들이 큰 종손자는 30살이 다되어 금년에 장가간..

가족 이야기 2020.0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