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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차 백두대간 구간종주-43년전 그길을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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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ster 42 2005. 8. 8.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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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 일출 여명
일시 : 2005. 08. 06~7(토~일 무박)
구간 : 미시령-황철봉-저항령-마등령-오세암-백담사
구간거리 : 20km
8월6일, 실크로드 배낭여행을 마치고 인천공항에 내려 대구 집에 내려와 몇시간의 휴식을 취한 후 저녁 9시 30분에 41차 백두대간 무박 종주에 나선다.
얼린 물과 행동식은 항상 준비된 상태라 랜턴 전등만 빠지지 않고 챙겨 떠난다.
실크로드에서 지친 몸이라 걱정을 하면서도 만약 이 코스를 빠지게 되면 혼자 보충 해야하는 
더 큰 어려움을 생각하고 무리하게 참가하니 모두들 걱정을 해 준다.
출발하자 마자 밀려오는 잠속으로 빠져 들었다 께어보니 미시령에 도착한다.
04;00에 오르기 시작하니 나무에 맺힌 이슬이 아랫도리를 적신다.
날씨가 더운 탓인지 금방 열기로 달아올라 이슬맺힌 등산길도 금방 더워진다.

운해 잡목사이로 30여분 오르니 왼쪽으로 속초시의 불빛이 보이고 희끄므레 하게 울산바위의 검은 자태가 산 아래로 보인다. 이마끝에 매달은 랜턴의 불빛이 점점 희미해 지기 시작하니 일출의 여명이 동해안을 붉게 물들이며 훤해지기 시작한다. 뒤 돌아보니 왼쪽으로 운해가 넓게 퍼져 있고, 서서히 미시령 쪽으로 닥아온다. 올라갈려는 앞쪽으로 악명높은 너덜지대가 훤하게 펼쳐 보인다. 산행시작 50여분이 지나 너덜지대에 들어선다. 한발 잘못 삐끗 하는 날에는 중상은 틀림없을것 같은 험한 바위들의 집합장소다. 그러니 다닌 길의 흔적이 없는 벌거벗은 바위 산길이다. 오르다가 뒤돌아 보면 현기증을 느낄 정도로 가파르다.

멀리로 대청봉, 중간에 마등령이 보인다. 어느곳을 밟았는지, 어느곳을 잡고 올랐는지 모르게 기다시피 1시간 가까운 사투를 치루고 나니 첫 너덜지대 정상에 오른다. 여기서 갖고간 아침을 먹고 출발하여 삼각점 1318봉에 오른다.(06:15) 여기서 부터 흙길을 밟고 올라 별다른 특징이 없는 황철봉을 지나니(06:50) 또 내리막 너덜 지대가 우리를 기다린다. 왼쪽으로 울산바위의 위용과 동해 바다를 보며 조심조심 내려간다. 앞쪽 멀리로 마등령을 오르는 너덜지대와 그 뒤로 대청봉이 보이고 오른쪽으로 귓때기청이 구름에 가려있다. 너덜지대는 오르기 보다는 내려가기가 더 어렵다는걸 이제서야 느낀다. 바로 아래가 저항령인데 여늬길과 달리 발자국 흔적없는 길을 조심조심 내려간다. 저항령에서 너덜지대는 일단 모습을 감춘다.

내리막 너덜지대 07:40 저항령에 도착하고 휴식을 취하며 모두들 지나온 너덜지대에 넌더리를 친다. 다시 오르기 시작하고, 그 지긋지긋한 너덜지대를 다시 오른다. 황철봉에서 바라보이던 인물좋던 암봉들이 오르기는 왜 이리 힘이 드는지... 1249암봉에 올라서니 울산바위와 동해가 속시원히 눈앞에 펼쳐 보인다. 암봉을 우회하니 산길은 아래로 향하는데 또 너덜길이다. 정말 너덜길은 이제 그만 끝났으면 좋으련만...내려가는 길이 습기가 많아 미끄러워 조심 스럽게 내려간다. 내려오는 길에서 내가 미끄러져서 무릎에 찰과상을 입는다.

1249봉과 너덜지대 다시 완만한 숲속 오르막 길을 오르다가 또 작은 돌들이 빼곡한 너덜길을 만난다. 큰 바위가 있는 너덜길에는 나무가 살지 못하나 이곳 작은돌 너덜길에는 나무가 땅에 깔려서 자라고 있다. 고사목들도 여럿 보인다. 1326봉이 가까워 지니 너덜길이 없어지고 야생화가 지천으로 피어있다. 드디어 삼각점(비선대, 공룡능선, 미시령)인 1326봉에 오르고 40차 종주때 공룡의 야생마 같은 우람한 자태와 힘겨웠던 기억들을 더듬어 본다.(10:20) 마등령에서 점심을 먹고 오세암으로 내려간다. 이제 부터는 백담사 까지 내리막길과의 지루한 싸움을 하며 우리들의 인내심을 시험해야 한다.

1326봉으로 오르는 너덜지대 11:50 오세암에 도착하니 비가온다. 마침 공양시간이라 좋아하는 미역국을 한그릇 먹는다. 43년전 1962년 가을, 내가 학교 다닐때 백담사로 해서 이곳엘 들렸을때는 오세암은 폭격으로 그 모습조차 없었고, 육군 1개 분대가 파견되어 초막을 짓고 경계근무를 했던 기억을 살펴 본다. 그런데 오늘의 오세암을 오랜 세월 탓인지 크게 불사를 일으켜 완전 복원(?) 되었고 또 불사를 일으키는지 기와불사를 받고 있다.

황철봉으로 오르는 구름 아름드리 거송들을 바라보며 내려오다가 길 양옆으로 백담계곡의 물소리를 들으니 더위가 한결 시원해 지는것 같다. 영시암을 지나 한동안 내려오다가 누가 먼저인지도 모르게 인적없는 오른쪽 골짜기로 들어가서 옷을 입은체 물첨벙이를 하며 땀을 씯는다. 갖고간 마른옷으로 갈아입고 나니 한결 마음과 걸음걸이가 가볍다. 드디어 백담사에 도착한다.(14:20) 오늘 열시간여를 걸었다.

백담계곡 백담사 경내를 돌아보는데 43년전에 보았던 그 단아하고 담백한 모습은 어디로 갔는지 으리으리한 건물(?)들이 빼곡하니 울컥하는 역겨움을 느낀다. 사천왕이 있는 문을 지나니 그 옛날 백담사(百潭寺)란 간판이 붙어있는 검붉은 색갈의 문이 수리를 기다리고 있다. 만해 선생님을 기리는 기념관이 돋보이고 그 앞에 좌정하신 선생님의 동상이 더욱 인자해 보인다. 2,30만원 밖에 갖인게 없다고 호언하는 전 전두환 대통령이 귀향살이(?) 했던 방앞에 직접 장작패는 모습과 생활했던 사진들을 많은 사람들이 담담히 바라보고 있다. 누가 하는 말인지 귓전에 들린다. "나오지 말고 그냥 이곳에 눌러나 살지, 뭐할려고 나와서 저 창피를 당하노...." 그게 모두다 사람들의 욕심 때문이겠거니 생각해 본다.

셔틀버스로 주차장 까지 나오는데 43년전에 걸어갔던 계곡 옆길이 아니라 잘 정비된 산중턱길을 가마득히 계곡을 내려다 보며 버스는 달린다. 떨어지면 마른 오징어 된다. 상가를 정비하여 사찰에서 멀리 떨어지게 두고 셔틀버스를 운행하는것은 정말 잘 한 일인것 같다. 그 당시 텐트치고 야영했던 자리는 잘 정리되어 그 흔적 조차 찾을길이 없다. 야영했을때 순찰중이던 중사님과 마셨던 소주가 불현듯 마시고 싶다.


설악산에서 만난 야생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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