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일요일(9/2), 처음으로 아들과 골프를 같이 즐겼다. 군의관 시절에 골프를 배우기 시작할때 몇번 코치를 해 줬는데 어제는 상당히 잘 치는것 같다. 70년대 말에 내가 골프를 배울때는 골프 인구가 그리 많지 않아 골프장 예약도 쉽게 되었는데 요즘은 엄청 어렵다고 한다. 그 당시 연습장도 그리 많지 않고 요즘 같이 체계적인 코치도 없어 그냥 책과 비디오를 보며 배웠는데 그런데로 내 골프치는 폼이 표준에 가깝게 다듬어져 오랜동안 싱글 골퍼로 90년대 말까지 즐겼다. 1997년까지 골프를 치다가 1998년 부터 고등학교때 부터 즐겨다녔던 등산을 시작하고 부터는 골프를 멀리하게 되고 지금 까지 10년동안 골프채를 잡지 않았다. 해외 출장때 바이어들과 두어번 처 본게 고작이었으니 어제 아들과 골프 친것이 10년만에 처음인것 같다. 그 전에 자주 같던 경주 신라칸트리에 예약했지만 그전날 비가 억수로 퍼붓기에 일요일 골프가 글렀겠구나 하고 걱정했는데 아침에 일어나 창밖을 보니 비가 그쳐 아침 7시에 티업했다. 페어웨이는 물에 젖어 바운드가 적어 비거리도 나지 않고 그린도 습기차서 퍼팅이 무겁다. 내가 갖고간 골�채와 캐디백은 10여년전 것이라 요즘 같이 화려하지 않고 또 작다. 요즘의 골프채는 인체공학적으로 연구하여 만들어서 그런지 치기도 쉽고 비거리도 많이나고 스윙에 무리가 적은것 같다. 내 골프채는 단조품으로 바닥면이 좁은(일명 프로용)채로 요즘 아마 추어들이 잘 사용하지 않는 박물관에서나 구경할수 있는것 같다. 플레이 하는 내내 비는 오지 않아 다행이었다. 아들넘이 88, 그 친구가 89 그리고 내가 96을 쳤다. 10년만에 스윙하니 드라이버샷의 페어웨이 안착도, 아이언도 정확하지 않아 파온(Par on)이 잘 되지 않는다. 몸이 많이 굳어있어 그렇게 유연했던 허리 돌림이 잘 되지 않는다. 스코어가 불만족 스럽지만 10년만에 처보는 골프라 그런데로 만족한다. 퍼팅은 그런데로 섞어도 준치 같은 느낌이다. 2~3m 거리의 퍼팅은 퍼팅라인을 요리조리 세심히 읽어 2/3 정도를 원퍼팅 했으니 아들과 그의 친구가 놀랐을 정도였으니...골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고깃집에 들러 쇠주 곁들여 잘 대접 받았다. 아들집에 돌아와 한잠 늘어지게 자고 대구로 돌아왔다. 이제 아들넘 골프 실력이 내 전성기때와 같아 조금은 흐믓하다. 아마 이번 아들과 골프 플레이는 처음이고 마지막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내게는 등산과 카메라 메고 다니는 배낭여행이 좋은것 같다. 대구로 오던길에 경주에 들러 안압지옆 연밭에서 마지막 가는 연꽃을 보고 안압지에 들러 야경을 몇컷 담아왔다. 안압지에 들어가며 경노라 하며 무료입장 할려니 경비가 표를 사오란다. 경노로 보이지 않는다나 뭐래나...기분 좀 좋았다. 그런데 사진 몇컷 찍지않아 카메라 밧테리가 끝이나서 그냥 돌아온다. 오능 근처에서 경주 문화엑스포 기념 열린음악회가 한창이다. 경주는 유적지 곳곳에 불을 밝혀 멋진 야경을 볼수있다. 밤의 경주를 보러 다음에 한번 더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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