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실크로드 잡담 8-썬데이 바자르

여행-실크로드

by master 42 2005. 8. 31. 10:42

본문



타림분지의 타클라마칸 사막을 24시간 횡단하여 7월31일 카슈가르(喀什)(카시라고 한다)에 
오후 4시경에 도착하니 해가 한낮이다.(한국시간 오후 1시경)
호텔에 짐을 풀자말자 곧바로 썬데이 바자르로 길을 물어 나선다.
본래 카슈가르는 천선남로(서역북도)와 서역남도가 만나는 곳으로 동서양의 문물이 만나는 
교차점이라 시장이 열리기 마련이다.



썬데이 바자르는 일주일에 한번 크게 열리는 시장으로 포목점, 정육점, 음식점, 방물, 말, 양, 칼, 모피제품,엿, 솜, 옷 등 온갖 것을 내다 팔고 야외 이발소도 열려 재미있는 구경거리다. 시장에 나온 위그르사람들은 남자들은 대게 위그르식 모자를 썼고, 여자들은 스카프를 머리를 싸메고 다닌다. 여름 복장이 있는가 하면 늦가을 복장같이 두꺼운 윗도리나 오버코트도 걸치고 나온 사람이 있다 일요일 아침 부터 수많은 사람들이 당나귀, 수레 및 마차에 팔물건을 싣고 모이거나 사러 오는 사람들로 붐빈다. 카시에서 가장 서민적인 사람 냄새가 물씬 풍기는 곳이다.

또 야바위꾼, 노점 약장수와 떨이 물건을 팔려고 흔들어 대는 장사패들로 시끌벅적이다. 위그르 말을 알아들을수는 없지만 노점 약장수는 틀림없이 만병통치약이라 선전할 것이고, 수레위에 올라가서 위그르 모자를 흔들며 "떨이요" 하며 신나게 손님을 부르는것 같다. 좁은 가게에서 금은 세공품을 만들어 파는 가게가 즐비하고, 울긋불긋한 카펫을 펼쳐놓고 너스레를 떠는 가게 주인과 관광객의 모습들도 구경거리다. 카슈가르 주변 농촌에서 가져온 과일을 파는 수레에는 너무 잘 익어 금방이라도 과육이 터저 나올것 같다.

칼과 장신구들을 파는 가게 앞을 지나는데 주인이 칼을 구경해 보라 하면서 날이선 칼날쪽을 칼등에 찍어도 칼등만 흠집이 생기고 칼날은 그대로 있다면서 얼마나 좋은 칼이냐고 하며 사란다. 위그르족들은 성인이 되면 칼을 차고 다니는 전통이라 칼을 만드는 기술이 발달되 있다. 모피상에는 살괭이나 여우, 스라소니 등의 털가죽으로 만든 모자나 옷들이 수많이 걸려있다. 품질이 낮아 보이는 공업용구들이나 농기구들을 난전에 놓고 파는 피곤해 보이는 노인네들은 어디를 가나 측은해 보인다.

엄마따라, 아빠 따라 시장나온 아이들도 마냥 즐겁다. 물건팔랴, 데리고 온 아이 볼랴, 바쁜 젊은 아빠가 아이와 놀아 주는 정겨운 모습을 담아본다. 카시로 오는동안 점심을 먹지않아 시장통에 있는 식당에 들러 양고기넣은 라면(한국 라면과 다름) 을 맛있게 먹고 민생고를 해결한다. ((내게 어디 뭐 맛 없는 음식이 있나? 언제, 어디서나 뭐 든지 맛 있다. 맛있게 먹는다.)) 집 나서면 그래도 배는 곯지 않아야 한다는게 배낭족의 철칙이렸다.

두세시간 바자르를 돌아보는데 자동차 경적 소리와 사람들 떠드는 소리에 지쳐 호텔로 돌아온다. 모두들 한아름의 선물 보따리를 들고들 온다. 우리 세사람만 아무런 물건도 사지않고 돌아오니 좀 이상한것 같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생기기 시작한다. 여러 사람이 칼을 샀는데 그 크기나 디자인에 따라 값이 달라야 하지만 작은 칼이 엄청 큰칼 보다 더 비싸게 주고 산 부부 교사는 남편에게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래서 내가 기술적인 설명을 하니 모두들 마음을 가라 앉힌다.

칼의 재료는 고속도강(高速度鋼)을 고온으로 달구고 두들겨(鍛造) 만드는데 마지막은 칼날에 강도를 주는 열처리 하는 과정이 비법으로 전해 오고 있다. (옛날 日本刀를 만드는 장인이 그 아들에게 비법을 가르켜 주지 않으니 아버지 뒤에서 쇠달구는 물속에 손을 넣는 순간에 아버지는 아들의 손목을 칼로 내려쳐다는 이야기가 있다.) 옛날에는 물의 온도와 시간으로 열처리 강도를 조절 했지만 요즘은 기름이나 약품, 전기로 한다. 작은 칼이나 큰 칼의 차이는 재료 무게에 있겠지만 작은 칼을 단조하는 공정이나 칼날을 벼루는 과정은 작은 칼이 더 힘들기에 아마 값의 차이가 별로 없거나 디자인이 섬세한 작은 칼이 비쌀수 도 있다고 설명하니 모두들 이해를 하는것 같고, 부부 싸움은 진정 된다. 또 칼날쪽에만 강한 열처리를 하고 칼등에는 약하게 단순 열처리만 하기에 칼날로 칼등에 흠집이 난다고 설명하니 모두들 한바탕 웃는다.

몇일후 우루무치로 돌아오는 날, 역 입구에 마련된 봇짐 검색대 X-RAY 검사기에서 작은칼은 장신구로 취급되어 통과되고, 큰칼은 도검물로 분류되어 통과되지 못하여 그냥 포기하고 기차를 탄 일행은 큰칼을 팔때 주의를 환기시켜 주어야 하지 않았느냐고 검색대 안전 관리와 대판 언성을 높여 보지만 그들은 "메이 꽌시"다. 그러나 벌써 때는 늦었다. 어렵게 고르고, 마음먹고 샀던 칼을 포기할려니 얼마나 아까워 했을까? 내 그래 뭐랬수, 중국에서 살것 별로 없다구....아까버라!! 어느 혼자온 여선생님은 집에서 대학입학 시험 공부하는 아들에게 줄려고 약을 파는 가게에서 용(茸)을 많이 샀다고 자랑한다. 아들에게 더 먹이고 싶지 남편한테는 별로 다려줄 생각을 않는다 하여 모두들 한바탕 웃는다. 마침 같이간 세친구중에 약학을 전공하는 Y 박사가 오래전에 용에 대한 연구논문을 인용해서 용에 대한 약학적인 설명과 간에 대한 의학적인 설명을 곁들이니 모두들 좋아한다. 역시 썩어도 준치라더니 늙은 사람도 효용 가치를 느끼는것 같아 기분이 좋다. 그런데 선생님, 그 잘먹여놓은 아들도 장가 보내 보라지요, 즈그 색시만 챙긴다우. 방바닥을 지고 있어도 남편이 최곤데....그걸 언제 알려나....

호텔로 돌아와 늘어지게 한숨자고 나니 해가 뉘엿뉘엿 넘어간다. 오늘 밤은 어느곳을 찾아갈가 하고 호텔을 나서서 로타리 쪽으로 어슬렁 거리는데 조그마한 탁자 에 앉아 열심히 책을 보고 있는 서양인을 만난다. 아마 그 사람도 내일 어디로 갈가 하고 자료를 읽고 읽는것 같다. 호텔앞 위그르족 가족이 열심히 양고기를 굽기에 그곳으로 들어가 "빠이주(白酒)"를 곁들여 인심 넉넉한 주인 가족과 어울려 흔쾌히 밤시간을 즐긴다. 이제 돌아갈 날이 몇일 남지 않았는것 같다. 그러니 서역의 밤 시간이 더 재미가 나고, 그 속으로 푸욱 빠져 들어간다.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