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초, 국내 거래처에 납품하는 마지막 기계 두대를 마무리하고 나니 여유스럽다.
12월 둘째주, 그전부터 친구와 약속해놓았던 제주도 올레길 걷기에 나섰다.
두번째라 그런지, 아니면 마지막 작업을 끝낸 여유스런 마음이라 그런지 한결 마음이 가볍다.
둘레길 첫번째 코스부터 시작한다.
이른 아침에 출발했기에 늦은 아침겸 점심으로 시흥 해녀의집에서 전복죽과 조개죽으로 배를 채운다.
시흥초등학교에서 시작하여 말미오름으로 올라간다.
바람이 강하게 불어 체감온도가 좀 춥다는 감을 느낀다.
걸어가는 양옆 밭에는 당근을 수확하고 남은 흔적들이 널부러져있다.
알오름을 올라가는 먼저가는 올레꾼의 발걸음이 푸른 하늘을 향해 올라가듯이 한결 가벼워 보인다.
오름으로 올라가는 황토길이 정겨웁고 홀로선 소나무가 정취를 더해준다.
알오름에 오르니 성산일출봉이 발아래로 보인다.
왼편으로 내일 걷기로 한 우도가 보인다.
돌담으로 구분된 떡판같은 푸른들판에는 당근이 자라고 수확이 한창이다.
성산일출봉과 우도를 잊는 바다와 수평선이 눈앞에 시원히 펼쳐져 있다.
오름을 내려오는 길도,
돌담쌓인 당근밭도,
아직도 억새가 한창인 마을 담길을 보며 걷는
우리 올레꾼은 즐겁다.
광치기해변으로 가는 길목에 성산일출봉앞에서 넘어가는 석양을 본다.
광치기해변의 검은모래 해수욕장이다.
둘째날,
배타고 우도로 건너간다.
해안길을 따라 바테리카를 빌려타고 쉬엄쉬엄 쉬멍 간다.
바람이 불지않으니 날씨는 한결 따사롭다.
해안길,
뜸하게 해안초소가 있다.
우도 해안도로가 끝나는 곳에 하얀 해변이 있다.
산호와 조개껍질의 잔해로 이루어진 하얀 해변이다.
이 모래는 절대로 반출 금지란다.
셋째날, 쇠소깍에서 자고 남원포구 까지 걷는다.
그런데 "쇠소깍 민박집"이 겨울이라 그런지 준비상태가 엉망이다.
아침에 계산 할려는데 팜프렛에 표시된데로 올레꾼 할인을 해 주지 않는다.
주인의 말로는 안내책자를 만든 사람들이 자기들 한테 물어보지도 않고 마음데로 표기했다나 뭐레나...
그러면서 할인은 절대로 않된다 한다.
검은모레 해변이다.
쇠소깍민박집에서 아침을 준비하지 않는다 하여 한시간쯤 걸어와 이곳 공천포식당에서 아침을 먹는다.
이집 물회는 일품이다.
또 이집 갈치탕은 더 맛있다.
올레길을 걷다보면 군데군데 빈집을 볼수있다.
위미리 포구에 세워둔 요트들...
위미리복지회관이다.
이곳을 지나는데 복지관장님이 우리를 보시고 들어와 차한잔 하고 가란다.
염체불구하고 들어가니 모두들 반겨주신다.
커피는 물론이려니와 귤은 한움쿰 쥐어 주시며 걸으며 먹으란다.
마을 입구에 들어오며 이곳이 잘 사는 마을같아 보였는데
역시 인심도 너그럽다.
지금이 귤 수확철이라 일손이 딸린다고 한다.
그래도 지나가는 올레꾼을 보면 먹고가라며 귤따던 손을 멈추고 몇개씩을 쥐어주신다.
제주도 인심을 마음속에 가득 담아간다.
위미리 마을에서 두사람의 고시합격생을 배출했다는 프랑카드.
인심이 천심이지...
큰엉에서 바라본 바다 경치
멀리로 남원포구가 보인다.
서귀포 쪽으로 넘어가는 석양
나흘째는 제주시 주위를 돌아본다.
자연사 박물관, 그리고 돌문화관을 둘러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