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대간, 정맥, 일반) 82

미녀봉 산행기

여인이 누워있는 모습이다. 오른쪽으로 부터 머리봉인데 머리카락을 뒤로 펼쳐놓은 모습이다. 코, 입, 유방이 보이고, 임신한 배가 불룩하게 보인다. 대구에서 광주로 가는 중간에 거창이 있고 고속도로에 가조 휴게소가 있다. 난 고속도로를 타고 달릴 때면 가조 휴게소에서 건너로 마주 보이는 미녀봉을 보았고 그때마다 꼭 저 봉오리를 한번 올라가고 싶어 했다. 거창군에는 높은 산들이 많다. 그리고 오랫동안 등산을 했기에 그곳의 많은 산들은 거의 올라가 봤다. 그런데 미녀봉만은 올라가 보지 않아 언젠가는 꼭 가 보고 싶은 산이었다. 몇 년 전에 요즘 같이 등산 다니는 백두대간 같이 종주했던 후배들(70~82세)한테 미녀봉을 같이 등산하자고 했더니 “형님, 그 산, 경사가 너무 급해서 이제 우리 나이에는 무리입니다”..

눈 산행

어제(12/17), 경대사대 부설중.고등학교 총동창회 군성산악회에서 겨울 눈 산행 코스로 순창 무직산엘 다녀왔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 탓인지 모두 두터운 방한복 차림이다. 또 필수적으로 아이젠을 필히 지참해 달라는 주최측의 부탁을 문자로 받아서 그런지 한사람도 빠짐없이 갖고 왔으나 코로나로 등산하지 않았던 기간이 너무 길어서 그런지 갖고 온 아이젠의 고무줄이 삭아서 신지 못하고 있는데 동료중에 몇분이 여분으로 갖고 온 아이젠으로 무사히 등산을 마칠 수 있었다. 무직산(珷織山) 전남 순창군 구림면에 있는 산으로 무(珷) 자는 옥돌을 말하며 직(織) 자는 짜다는 뜻으로 옥돌로 짜여진 산을 말한다. 육산으로 울창한 송림과 옥새봉, 부처바위, 칼날 암릉이 어울려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하는 아름다운 비경과 산 아..

가을이 지나간다.

오랜만에 산 다운 산에 등산 다녀왔다. 지난 5월, 대상포진으로 3주 가까이 앓았더니 다리 근육이 많이 줄어들어 한동안 산에 올라 갈려면 무척 힘들었다. 대구 앞산 아랫마을에 살고있는 나는 종종 앞산 능선타기 등산을 즐겨했다. 이 나이에도 능선까지 도달하는데 1시간이면 충분했다. 그리고 정상 까지 가서 대구 시내를 조망하고 매자골로 내려오는데 걸리는 시간은 3시간 30분이면 충분했다. 어떤때는 능선 끝 까지 가서 고산골로 내려 가기도 했다. 그런데 대상포진을 앓고 나서 건강이 걱정되어 습관처럼 앞산 능선에 올라 갈려고 했다. 그런데 올라가는데 너무 힘들어 엄청 많이 쉬면서 이를 악물고 올라갔다. 10분 걸으면 10분 쉬고 해서 2시간 만에 능선에 올라설 수 있었다. 그러나 정상 까지 가는것은 아예 포기 ..

58년 만에 한라산 등정

지난 2월 15일 하와이 그랜드슬램 종주 트랙킹을 마치고 귀국하고부터 국내는 코로나 19가 유행하기 시작하고 또 전 세계적으로 번져 나가니 모든 하늘길이 막혔다. 6월로 계획되어 있던 이태리 톨로 미테 트랙킹이 취소되고, 또 국내 산행도 개인적으로만 다니고 있다. 마침 백두대간 종주를 같이했던 후배들이 7월 중순경 제주도 한라산 산행을 하자하여 다녀왔다. 가는 날부터 비가 오기 시작하더니 사흘 내내 내려 등산로가 통제되어 나흘째 되던 날 올라갔다. 난 1962년 대학 2학년 때 처음으로 한라산을 등정한 후 여러 차례 다녀왔지만 한라산을 별도로 등정해 보지 않아서 못내 아쉬워해 오고 있었다. 이번 한라산 산행은 58년 만에 올랐다. 그때는 항공편을 이용하지 않고 부산에서 배 타고 갔다. 그 당시 제주시에서..

추억 찾아 나선 백두대간 마루금

2003. 11. 02 백두대간 마루금 종주는 지리산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장장 1년 10개월, 43구간으로 종주를 마쳤다. 평균 걷는 시간은 8시간, 긴 코스는 14시간이었다. 진갑 나이에 시작해서 64살에 종주를 마쳤다. 지금 생각해 보니 한참 젊었을(?) 때 다. 그 후 그때 백두대간 마루금을 같이 걸었던 동료들은 자주 만나 등산도 즐겨했고 서로의 길흉사에도 참석하며 그 유대를 끈끈이 이어왔다. 강산이 두 번이나 변하는 세월 속에 우리들의 뇌리 속에 변하지 않는 추억이 우리들을 결집시키는 힘이 되는 것 같다. 몇 달 전, 등산을 마치고 하산주를 즐기던 중에 어느 한 분의 제안으로 백두대간 마루금을 넘나드는 힘들었던 고갯길(재)을 찾아 그때의 추억을 즐겨 보자고 했다. 그 각고와 눈물겹던 고난의 발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