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대간, 정맥, 일반)

58년 만에 한라산 등정

master 42 2020. 7. 22. 01:18

석양에 보는 성산일출봉

 

지난 215일 하와이 그랜드슬램 종주 트랙킹을 마치고 귀국하고부터 국내는 코로나 19가 유행하기 시작하고

또 전 세계적으로 번져 나가니 모든 하늘길이 막혔다.

6월로 계획되어 있던 이태리 톨로 미테 트랙킹이 취소되고, 또 국내 산행도 개인적으로만 다니고 있다.

마침 백두대간 종주를 같이했던 후배들이 7월 중순경 제주도 한라산 산행을 하자하여 다녀왔다. 가는 날부터

비가 오기 시작하더니 사흘 내내 내려 등산로가 통제되어 나흘째 되던 날 올라갔다.

 

1962년 대학 2학년 때 처음으로 한라산을 등정한 후 여러 차례 다녀왔지만 한라산을 별도로 등정해 보지 않아서

못내 아쉬워해 오고 있었다.

이번 한라산 산행은 58년 만에 올랐다. 그때는 항공편을 이용하지 않고 부산에서 배 타고 갔다. 그 당시 제주시에서

서귀포로 넘어가는 관통도로를 건설하고 있어서 제주시-관음사-개미 등-개미목-백록담-서귀포 코스를 2박 3일

일정으로 처음부터 걸어서 종주했다.

 

그때가 8월 중순이라 태풍이 불어 한라산 정상에서 백록담을 보지 못 했는데 이번에도 비바람이 몹시 불어 백록담을

보지 못 했다. 아마 나와 백록담은 인연이 없는 것 같다.

대학 2학년 21살 때였으니 태풍 속에도 한라산을 넘어 서귀포까지 걸어도 힘들지 않았는데 이제 나이가 79가 되니

성판악에서 8시간 20분 만에 다녀왔는데도 힘들었는지 오랫동안 그 후유증을 느꼈다. 진달래 대피소까지 3시간은

지루했는데, 그곳에서 정상까지1시간 20분은 비바람이 심하게 불어 대단히 힘들었다.

58년 전에나 지금이나 사람이 서서 걸을 수 없을 정도로 강하게 불었다.

 

 

성판악으로 가던길에 일출 여명이 아름다워....

 

58년 전에는 관광지는 항상 걸어서 다녔다. 그러니 관광지도 지금 보다 많이 개발되지 않았고 열악했는데 요즘은

렌터카 해서 다니니 그동안 보지 못했던 관광지를 여러 곳 가 봤다.

같이 간 4명이 모두 60대 후반, 70대라 관광지는 무료였다. 또 펜션을 이용하니 음식을 만들어 먹을 수 있어서

경비가 적게 들었다. 그런데 모두들 나이답지 않게 술배가 고팠던지 매일 저녁, 빈 술병이 많이 쌓였다.

모두들 돌아오면서 한라산 백록담 등산은 이번이 마지막일 거라며 못내 아쉬워한다.

 

58년 동안, 제주도는 많이 변했다. 도로가 사통팔방으로 나있다. 관광객들도 많이 변해 있다. 아이들부터 어른, 노인들

까지 많은 세대가 다닌다. 젊은이들의 애정 표현도 주위의 시선을 크게 아랑곳하지 않는다.

뱃길도, 하늘 길도 호화스럽고 빠르게 변했다. 잠자리도 펜션,, 모텔, 호텔로 변했다. 먹거리도 많이 개발되어 유명

맛 집은 번호표 받고 줄 서서 기다려야 할 정도다. 편의점이 많아져서 여러 해 전에 있었던 바가지요금이 없어지고 있다.

전기차가 다른 도시에 비해 많다. 청정 제주도를 만들기 위한 정책의 일환이란다.

 

해외 트랙킹을 여러 차례 같이 다녔던 후배가 제주도에 오면 꼭 연락하라고 했는데 그냥 외면하고 돌아왔다.

민폐도 민폐겠지만 코로나 19를 서로가 조심해야 하는 마음에서다.

 

 

(제주도 가기전에 DSLR 카메라를 만지작 거렸다. 큰것(SONY 850D)을 갖고 갈까? 아님 작은것(SONY 7R)을 갖고

갈까 하고  한동안 갈등했다. 그런데 출발하는 날 새벽, 출발 직전에 마음을 비웠다. 에베레스트 베이스 캠프 갔을때

작은넘(SONY 7R)을 갖고 갔는데 무게 1KG이 너무 힘들었던 경험이 있어서 포기하고 휴대폰으로 찍기로 마음 바꿨다.

또 장마철이라 비도 많이 온다고 해서....모두 휴대폰으로 찍은 사진 입니다.)

 

모슬포 선착장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