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산 다운 산에 등산 다녀왔다. 지난 5월, 대상포진으로 3주 가까이 앓았더니 다리 근육이 많이 줄어들어 한동안 산에 올라 갈려면 무척 힘들었다. 대구 앞산 아랫마을에 살고있는 나는 종종 앞산 능선타기 등산을 즐겨했다. 이 나이에도 능선까지 도달하는데 1시간이면 충분했다. 그리고 정상 까지 가서 대구 시내를 조망하고 매자골로 내려오는데 걸리는 시간은 3시간 30분이면 충분했다. 어떤때는 능선 끝 까지 가서 고산골로 내려 가기도 했다. 그런데 대상포진을 앓고 나서 건강이 걱정되어 습관처럼 앞산 능선에 올라 갈려고 했다. 그런데 올라가는데 너무 힘들어 엄청 많이 쉬면서 이를 악물고 올라갔다. 10분 걸으면 10분 쉬고 해서 2시간 만에 능선에 올라설 수 있었다. 그러나 정상 까지 가는것은 아예 포기 해 버렸다.
이날 난 너무 우울했다. 그리고 어떻게 하던 다리에 힘을 올려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80 나이에 그게 그리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금방 알 수 있었다. 후유증으로 몸무게가 4kg 빠지면서 다리근육이 많이 빠졌고 그리고 팔의 근육도 함께 빠졌는지 힘이 없었다. 다리근육을 올리기 위해 앞산 자락길을 자주 걷고, 맨손체조, 가벼운 아령으로 팔 근육을 유지하기 위해 운동을 매일 했다. 요즘은 앞산 능선에 올라서는데 1시간 20~30분 걸린다. 그런데 혼자 걷거나 등산해 보면 지루하고 힘들었다. 그래서 그 전에 같이 다녔던 후배들과 같이 등산 다니니 훨씬 쉽고 즐거웠다. 후배들이 부르면 언제든지 지갑 두둑하게 챙기고 따라 나선다.
어제는 백두대간 종주를 함께했던 후배들과 밀양 백마산과 향로산을 등산했다. 5시간 걸렸다. 백마산은 가볍게 올라 갈 수 있지만 향로산은 경사가 급하고 암능 구간이 험해서 좀 힘들었다. 그래도 오랜만에 산 다운 산을 등산했다는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역시 내 건강 내가 지키기 위해 마음먹고 운동했던 효과를 본것 같다. 공짜는 없는것 같다. 등산 마치고 모두 앤돌핀이 팍팍 돋는다고 하며 섞어도 준치라며 너털웃음 한번 웃었다. 가을이 지나가고 있다. 가을을 느끼는가 싶더니 벌써 멀어져 가고 있다. 10월의 마지막 밤도 하루 남았다.
참! 세월은 빠르게 지나간다.
백마산성이다. 이제 허물어져 흔적만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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