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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이사를 마치고 출장 다녀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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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ster 42 2012. 4. 22.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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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초, 강풍속에 일본 출장을 다녀온지도 3주가 지나갔다.

가기전 부터 새공장으로 이사를 하기 시작했었는데 돌아와 보니 그래도 많은 짐들이 남아있다.

20년 묵은 짐들이라 그것도 헌부품, 자재들이 버리지 못하고 미련이 남아 먼지를 덮어쓰고 재고로 있는것들이고

오랜동안 주문이 없던 부품들을 고철로 처리해 버릴려니 아까운 마음이 들지만 그래도 과감히 버리고 나니

마음이 후련하다.

 

밀링, 선반들 같은 공작기계들은 옮기기전에 오랜동안 묻어있던 기름떼를 닦았다.

절삭유가 튕겨 먼지와 범벅이 되어 더러웠는데 기계를 전문으로 닦아주는 아줌마들이 닦으니 반들거린다.

사람이나 기계든 떼빼고 광내니 제 모습이 나오고 또 새로운 애착도 생긴다.

그래서 사람들은 화장하고 성형도 하는가 보다...

 

4월 첫째주 이사를 하면서 그동안 주문받어 만들었던 두대의 기계를 포장하여 4월 2일 카라치로 보냈다.

그리고 두째주 부터는 물건들을 정리하며 그동안 만들고 있었던 국내에서 주문받었던 기계와 수출용 기계의

마무리 작업에 들어갔다. 이사 때문에 납기와 선적이 늦었지니 모두들 마음이 바쁘니 두서가 없다.

이삿짐속에 있는 부품들을 찾느라 부산도 떨면서 지금 까지 매일 정신없이 돌아갔다.

엊그제 금요일 저녁에는 바이어로 부터 급한 전화를 받으니 자기 공장의 천정높이가 낮아 기계를

설치할수 없으니 기계높이를 낮추어 달란다.

 

수출할 기계는 벌써 포장회사로 옮겨 월요일날 부산으로 보내야 하는데 이게 무슨 날벼락이냐 말이다.

진즉 점검해 보고 알려줬으면 처음 부터 천정높이에 맞추어 제작했을것을 ....

불평을 하면서도 다시 늦은밤에 도면을 펼쳐들고 방법을 찾아본다.

새벽같이 일어나 포장회사로 가서 출근하는 공장장을 만나 사정 이야기를 하고 포장을 뜯어 부품을 공장으로 가져오고,

두어시간만에 다시 수정작업을 마치고 다시 포장회사로 갖고가서 포장을 마치고 나니 토요일 하루가 다 갔다.

 

 

 

 

 

4월 2일 카라치로 보냈던 기계를 조립, 시운전 할려고 일요일(4/22) 밤 고속버스로 인천공항으로 가서 23일 10시 비행기를 타야한다.

토요일 오후, 갖고가야 할 부품들을 준비하고, 또 새로 만날 바이어들 한테 줄 선물들을 어제 늦게 구입했고 오늘은 출장 준비를 마무리 지어야 한다.

퇴근할때 공장안을 휘돌아 보니 그래도 바쁜속에서도 옮겨진 짐들이 서서히 정리되고 있는듯 하여 제 자리를 찾이한것 같다.

다음주 부터는 공장에서는 새로 주문받은 기계를 세우고 난 출장가서 조립, 시운전을 사흘간 마치고 나면 또 바이어들을 만나

새로운 기계를 주문받으러 바이어들을 찾아 땀흘리며 카라치 공단을 뛰어야 한다.

 

난 20여년동안 공장을 했지만 간판 한번 번듯하게 달아보지 못하고 지냈다.

그전 공장이 40년된 헌 건물이었고, 골목안에 위치해 있어서 조그마한 상호만을 걸어두었는데 이번에 이사한 공장은

4차선 대로변 네거리 가까이 있어서 번듯하게 간판을 달고 싶어 주문했더니 엊그제 달았다.

또 상호를 글로벌한 느낌을 풍기는 이름으로 바꾸었다. 반도정밀기계에서 BANDO TEXMAC으로...

TEXMAC이란 의미는 섬유기계(Textile machine)란 이름의 약자다.

다른 사람들은 업을 접거나 퇴직하여 놀고 있는데 난 이제 간판을 새로 달고 있으니 뭔가는 잘못된건가....????

 

40여년의 노하우로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나 혼자만 만드는 기계라 경쟁이 없다.

오랜동안 같이 일하고 있는 후배에게 이 사업을 물려줄려고 한다.

내 나이가 벌써 70을 넘었으니 앞으로 몇년을 더 현역에서 뛸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힘이 있을때, 아이디어가 머리속에서

움직이고 있을때 까지는 은퇴 하드래도 후배한테 뒷바라지는 해야 할것 같다.

 

어제 저녁 까지 내리던 비가 그치고 오늘 아침은 햇살이 나온다.

오늘은 산에나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