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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전쟁의 지옥에서... 싣고 갈 배가 없다.

master 42 2021. 9. 11. 16:03

 

 

블로그에 포스팅 한지도 이미 3개월이 넘었다.

지난 포스팅 이후 해외에서 오더가 엄청스레 들어와서 밤낮 가리지 않고 일하느라 블로그에 접근할 시간 여유가 없었다. 80 평생에 해외 바이어들로 부터 이렇게 많은 오더를 받기는 처음이다. 아마 3년치 분은 넘을 것 같다. 오더가 많았을 때는 짬짬이 외주 업체에 의뢰해서 만들었는데 이제 두 번째 외주 업체를 선정해서 풀 가동 시키고 있다.

 

그런데 외주 업체라는 곳은 내 기계를 처음 만들어 보기 때문에 처음에는 많이 서툴다. 도면 보는 것도 그렇지만 작업의 순서를 잘 몰라서 허둥대다가 불량작업이 생기고 공기가 늦어지기도 한다. 그러니 밤 늦게 까지 각 공장에서 해야 할 일들을 정리해서 아침 일찍 일어나 3개 공장을 다 관리해야 한다. 그리고 모든 자재와 부품들을 부품 외주 공장(CNC, 도금)에서 찾아와 3개 공장으로 미리 갖다 줘야 한다. 사람들이 모자라니 시키는 일 외에는 모두 내가 발품을 팔아야 한다. 이런 준비 과정의 잡다한 일들을 마치고 나서 저녁에 집에 돌아오면 또 컴 앞에서 바이어들과 상담을 벌여야 한다.

 

그래도 바이어와의 약속도 있어서 열심히 뛰어 다닌 결과로 외주 업체는 그런데로 내 마음에 드는 기계를 완성 시킨다. 그러나 정작 큰 싸움은 이때 부터다. 신용장을 받고 작업 준비를 하는 중간에 싣고 갈 배를 예약한다. 선적일자를 며칠 앞두고 선박회사에 컨테이너를 보내 달라고 하면 출항일이 연기되었다고 한다. 이렇게 시작한 선적 연기가 3~5차에 걸쳐 일어나니 막상 배가 떠 나기 까지는 기계가 완성되고 20~30일 이 걸린다.

 

코로나 이후 생필품을 많이 만드는 중국에서 쏟아지는 물동량 때문이기도 하지만 종종 중국의 항구가 코로나로 완전 폐쇄되니 그 물동량이 상해로 몰려 배를 확보하는데 전쟁이 따로 없다.

전해 듣는 이야기로 미국행 배는 부르는게 값이라고 한다.

내가 사용하는 카라치행 40ft 컨테이너의 운임이 년 초에 3,000 달러 했는데 6월 들어서 급속히 올라 10,000달러를 눈 앞에 두고 있다. 그래도 스페이스(선적할 공간)가 없다 하여 선임이 천정부지로 올라가고 출항은 자꾸 늦어지고 있다. 이럴 때 만약 한진해운이 있다면 수출 물동량 전쟁은 어느 정도 지금 보다 쉬워지지 않을가 라고 생각한다.

 

다음 주문 받은 기계를 만들어야 하는 공간에 쌓여 있는 물량을 볼 때 마다 속이 끓어 오른다. 코로나 때문에 해외에 상담하러 갈 수 없지만 그래도 인터냇으로 상담 할 수 있어서 잘 돌아간다. 그러나 코로나 이후 원자재 값이 100% 올랐고, 운임이 300% 올랐다. 원가 상승 요인이 34% 되는데도 중국의 덤핑 공세에 가격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중국에서 만든 기계는 내 기계 보다 반값에 팔린다. 그래도 이곳 바이어들은 한국 기계를 찾는다.

배가 제 날자에 맞춰 출항만 할 수 있어도 반 걱정은 풀릴 것 같다.

 

공장안에서 출항 날자를 기다리는 기계들을 보노라니 변비 환자가 떠 오른다.

! 좀 빠져 나갔으면....시원 할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