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서부 트랙킹

호스슈즈밴드 & 빛의 마법 안틸로프케년

master 42 2016. 7. 26. 19:44






 

  미서부 그랜드 트랙킹 열흘째 되는날, Horse shoe bend 와 빛의 마법이 만들어내는 Antelop canyon으로 간다.

  오로지 흐르는 강물의 침식과정에서 생긴 이 협곡의 휘어짐은 그 깊이가 3백 여 미터나 되는데 얼마나 장구한 세월동안

  깎이고 또 깎였는지 모릅니다. 그 억겁의 세월동안 제 살을 깎인 바위산은 얼마나 아픔으로 인내하며 살았을까!

  이처럼 그저 얻어지는 아름다움이란 없나 봅니다.

  태양의 각도에 따라 제각기의 모습을 표현해 내는 이 자연물은 오늘 오후 이 시각에는 빛을 등에 지고 산은 푸른빛을 강물은 연두 빛을 토해내며

  관객들에게 미를 선사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지형과 비슷한데가 여러군데 있다.

  유장한 콜로라도 강의 흐름에 의해 붉은 사암의 침식과 퇴적이 반복되어 만들어져 도래샘처럼 휘돌아 갑니다.


  물의 흐르는 모양이 마치 말발굽처럼 생겼다 하여 붙여진 명칭입니다.

  그 아슬아슬한 절벽에 안전장치 하나 없이 자연을 날것 그대로 즐기게 두었는데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 다가가 아래를 내려다보고

  사진이라도 찍게 해둔 배려가 가상하기도 하거니와 자신의 안전은 자신이 책임지라는 무언의 약속이 전해집니다.









 

 

  이어서 이 세상 유명하다는 사진작가들이 어김없이 찾아와 작품을 남기고 싶어하는 페이지 인근의 또 하나 명물 안틸로프 캐년으로 향합니다.

  캐년은 상류 지역에 Upper Antelope Canyon과 하류엔 Lower Antelope Canyon의 두 곳이 존재하는데

  둘 다 공히 나바호족의 부족 공원으로 일반인들의 접근을 금지하고 그들이 운영하는 투어나 가이드와 동행을 해야만 둘러볼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런 공원에 발을 들여 놓는 순간부터 입장료라는 명목으로 징수를 하는데 무책임한 미국 정부가 혜택이라고 준 인디언 정책의 산물로

  우리 같은 애꿎은 관광객들만 봉으로 취급당하는 불쾌감이 내내 떠나지 않았는데 이런 황당함은 모뉴먼트 벨리 등지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수만 수억년 세월동안 물이 흘러나가면서 생긴 침식 작용에 의해 만들어진 협곡이라 슬롯 캐년(Slot Canyon)이라고도 부르는데

  그 폭이 좁아 많은 사람이 머무를 수 없어 어설픈 상술을 앞세우고 돈에 눈이 먼 인디언들은 최대 잔류시간을 정해놓고

  무슨 목장의 소들을 몰아가듯 행렬을 밀어제치니 제법 상호간에 마찰도 생깁니다.










  수많은 사진작가들이 작품을 소개하면서 안틸로프 캐년을 가장 유명하게 만든 사진은 아무래도 협곡 사이로 한줄기의 빛이 들어와

  신비로운 빛의 마술을 보여주는 것이었는데 특히 늦봄에서부터 초가을까지 그 색과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이 시기에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몰린다 합니다.


  어떤 특별할 것도 없을 것 같은 사암 지역을 잠시 걸어가니 바위 사이로 갈라진 안틸로프 캐년의 입구가 나타나고

  철 계단으로 준설하여 관광객들을 아래로 내려가게 합니다.

  겉에서 보면 일반 다른 계곡과 다를 것이 없는 협곡이었지만 내부로 진입할수록 부드럽게 바람과 물에 의해 깎여져

  한껏 풍성한 매력이 가득 채워진 길이 이어집니다.


 







  대부분 열 명 정도 단위로 가이드가 하나씩 붙어 인솔하는데 역사적 배경이나 캐년의 형성 과정에 대한 설명이나

  사진을 아름답게 찍게 해주는 도움 같은 것 보다는 시간에 맞춰 끝내게 하는 감시자 역할에 충실한 그들을 보며

  그 옛날 이 불모의 황야에서 먹는 것 하나 해결하기 위해 원시적인 삶을 살던 인디언들이었나 싶을 정도로

  변모한 현실이 참 안타깝기도 했습니다.











태초에는 그냥 강물이던 시냇물이던 물줄기가 흘러가면서 휘휘 돌아갔을 것이고

 


  그 장구한 세월이 바위를 깎고 깎아 깊이가 더해가고 자연이 만든 작품이기에

  더욱 오묘하게 깊은 협곡을 만들어 냈습니다.


  구불구불 동굴 같은 길을 돌아가면 부드럽게 들어오는 빛 덕분에

  곳곳에서는 붉은색의 바위와 물이 만들어낸 아름다운 곡선과 장관이 연출됩니다.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빛의 투사에 사물은 한 공간에서도 전혀 다른 느낌으로 미를 선사합니다.


  오래도록 기억의 잔영이 머물게 하는 비경입니다.













 

안틸로프케년의 사진을 찍기전날, 홀스슈즈벤드로 사진을 찍으러 갔다.

그때 화이트발란스를 일몰모드로 전환해서 찍었는데 잊고 그데로 두고 다음날 일몰 모드로 셋팅된 화이트발란스로 계속 찍었다.

아마 그래서 사진들이 붉은색을 많이 나타내고 있는것 같다.

 


 

트랙킹을 인솔했던 박춘기 대장이 보내준 글속에서 자료들을 발쵀하여

내가 찍은 사진들과 편집한 내용 입니다.

글을 보내준 미주트랙킹 박춘기 대장님께 감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