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실크로드

칭기스칸이 생각난다.

master 42 2005. 9. 25. 12:05
추석을 쇠자 말자 중국 상해로 갈려고 9월 21일 인천 공항에 도착하여 
출국 절차를 거쳐 Gate 앞 대기 의자에 앉아 무료하게 공상을 하고 있는데 
한무리의 여행단이 내 앞 의자에 앉는다.
모두들 목에는 명찰을 착용했는데 무심코 보노라니 성우회(星友會)라 쓰여 있다.
그 숫자로 봐서 100여명은 될성 싶을 정도로 많아 보인다.
그리고 조별로 행동하는걸로 봐서 상당히 조직적인 단체로 보이기도 하고...
한동안 성우회가 무슨 모임인지 혼자 여러가지로 생각해 봤다.
퇴역 장군들의 모임인가?  
그러나 좀 젊은 사람들이 보이기에 그것도 아닌것 같아 앞에 앉은 좀은 젊어 보이
는분께 물어 봤더니 삼성그룹 재직 당시의 임원(이사 이상)들의 모임이라 한다.
그러고 보니 명찰 윗쪽에 타원형의 삼성이란 글씨가 보인다.
그 분의 이야기로는 삼성에서 임원으로 근무하다가 퇴직하면 그 모임에 가입하게
된다고 하며 삼성과의 관계를 계속 이어 나갈수 있는 모임이라 한다.
더우기 삼성으로 부터 혜택과 지원을 받으므로 퇴역후 살아가는데 각자는 많은 자긍심을
갖고 사회에서도 인정을 받는 밑거름이 된다고 한다.
매년 삼성 그룹에서 성우회를 초청하여 삼성 방계 회사를 순방 하도록 하고, 대부분은 
부부가 같이 다닌단다.
이번에 중국의 현지 법인 삼성xx에서 초청하여 방문하게 되어 106명이 나간단다.
자기는 아직 젊은 사람이지만 삼성의 창업 공신들이 아직도 많고, 몇분은 이번에도 같이 
간단다.
조금 떨어진 곳에 나이 많으신 분들이 몇분이 자리를 하고 있는데 60대 중반 이상의 머리 
히끗히끗한 사람들이 그 앞에서 연신 허리굽혀 인사를 하는 모습이 멀리로 보인다.
퇴직하고 나와 생각해 보니 젊은 나이때 혼신의 열정으로 열심히 근무했던 그 정열이 
어떻게 나왔을까 하고 경이롭게 생각되고 지금은 그때가 부럽다고 한다.
아마 오늘의 삼성이 그때의 젊은 정열을 태웠던 수많은 삼성맨이 있었기에 세계의 
삼성이 되지 않았나 하고 감회에 젖기도 한단다.
출장기간 내내 "밀레니엄 맨-칭기스칸"을 읽었다.
그 속에 칭기스칸이 병사들을 얼마나 사랑했던가 하는 귀절이 있다.
"칭기스칸은 전리품에 관한 한 추상같은 군율을 적용해서 누구도 불만을 갖지 않도록 
공정하게 관리했다. 전사한 병사의 유가족에게는 파격적인 분량을 나누어 주어 병사들이 
죽음을 무릅쓰고 전선을 달리도록 했다.
병사들로서는 포상을 하나라도 더 받으려면 그 만큼 전쟁에서 수훈을 세워야 했다....."
그러나 오늘의 부정 부패에 얼룩져 가고 있는 현실을 보며 긍정과 부정적인 생각을 하지 
않을수 없고, 삼성도 이 관점에서 자유로워 질수 없다는 생각도 해 본다.
더우기 부와 경영이 확인 검증 절차 없이 세습되어 가는 재벌들이 아닌가.
그래도 초청되어 가는 퇴역 장군(?)들은 즐겁고, 신난다.
나는 몽골 고원을 달리던 칭기스칸이 생각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