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에서 내려다 본 반둥시가지
엊그제 인도네시아 출장에서 돌아왔다.
10여년만에 가 본 인도네시아는 한마디로 여늬 출장 보다 지긋지긋한 교통혼잡 때문에 힘들었지만 희망을 갖고 돌아왔다.
10여년전에 몇번 반둥의 타올공장을 방문하여 내 기계를 팔려고 했으나 그 당시만 해도 내 기계는 구형이었고
또 에이전트 조차도 현지인이 아니라 한국 상사의 직원이었기에 별로 진전이 없었다.
또 반둥이 섬유산업 도시로 유명했지만 타올 산업만은 걸음마 단계여서 모든 공장들이 셔틀직기만 갖고 있었다.
그후 일본, 유럽이 섬유산업이 사양화 되고 그곳의 중고기계들이 인도네시아로 옮겨 오면서 2000년대 부터는
시설이 현대화 되기 시작했다.
인도네시아의 인구가 3억이 넘으니 자국 수요만 해도 상당히 많아 타올 품질이 크게 발전하지 않다가 수출 비중이 점차
커져가고 품질도 향상되고 인건비도 서서히 올라가니 자동화 기계가 필요하게 되었다.
좀 늦은 감은 있으나 이번 출장길에서 그래도 내가 만드는 자동화 기계가 팔릴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10여년전에 공장을 방문해 보니 기계에 대한 관심은 있으나 우선 돈이 없고 그때만 해도 인건비가 낮아 팔리지 않었다.
한마디로 "호랑이 가죽을 보니 탐이 나나, 호랑이 얼굴을 보니 겁이 난다"라는 표현이 맞을것 같다.
그러나 몇몇 공장들이 유럽의 중고기계를 들여와 사용하고 있고 또 인건비도 많이 올라 모두들 살려는 마음이 있어 보인다.
등교하는 학생이 혼잡한 길을 건너고 있다.
또 사용하는 베틀이 중고지만 현대화 되어 생산성과 품질이 향상되니 마무리 공정인 봉제(縫製)부분 자동화에 관심을 갖고있다.
상담을 해 보니 유럽의 기계 메이커들이 들쑤시고 다녔는 흔적을 찾을 수 있었다.
기계의 성능과 사양에 대해서 많이 알고 있으니 오랫만에 가 보았지만 내 기계에 대해 설명하니 쉽게 알아듯고 관심을 갖는다.
유럽 메이커들이 깔아놓은 멍석 위에서 한판의 춤만 남아 있는것 같아 희망을 갖고 돌아왔다.
인도네시아는 그 동안 도로는 확장하지 않고 자동차만 늘어나서 교통이 어디를 가나 혼잡하여 언제나 교통체증이 일어나고
자동차가 뿜어대는 매연이 자욱하여 바이어들을 찾아 가는 길이 고역이었다.
한시간 정도도 걸리지 않는 길을 두시간 넘게 가야하니 하루 두세군데의 바이어들을 만나보면 하루가 끝난다.
호텔로 돌아와 술이라도 마실려고 찾으니 술파는 곳이 보이지 않는다.
큰 마트도, 편의점도, 식당도, 포장마차에도 술을 팔지 않는다.
그러니 저녁길에 술취해서 휘청거리는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다.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광장에 가도 우리나라 같으면 젊은이들이 치킨과 술병을 늘어놓고 마시는 모습을 쉽게 볼수 있는데
이곳에는 그런 광경들을 볼 수 없다.
식당이 10여개 줄지어 있는 번화가 식당가에도 술 파는곳은 한군데 뿐이다. 또 그곳에서 술마시는 사람들도 우리나라 같이
술병을 여러병 쌓아놓고 마시지 않고 한두병 정도만 식탁위에 보인다.
같이 다니는 에이전트가 술을 마시지 않는 현지 사람이라 나를 술집으로 데리고 다니지 않으니 인도네시아에 있는 일주일간
켄맥주 두개정도만 마셨다.
딸을 오토바이에 태워 등교시키는 아버지
정말 매일 술 굶고 다녔다.
난 공장에서 일하면서 오후 네시가 되면 참시간이라 하여 잠깐 쉬며 직원들과 캔맥주 한잔을 마시고, 퇴근하여
반찬이 괜찮으면 종종 반주를 겸하여 저녁을 먹는다.
그런데 이곳 인도네시아에서 처음에는 며칠간 매일 즐겨 마시던 술을 마시지 않으니 입안이 좀 갈증을 느꼈다.
호텔에 미니 냉장고도 없어 옆 쇼핑센터로 술을 사러 나가 봐도 팔지 않고, 호텔 주변 1km 좌우로 돌아다니며
찾아봐도 술을 살수가 없어 포기하고 일주일을 버텼다.
아마 인도네시아가 회교국이라 그런것 같다.
돌아오던길에 자카르타에 와서 봐도 술을 쉽게 구할수가 없었다.
우리나라는 식당에서 언제나 술을 마실수 있는데 이곳은 저녁을 먹으러 붐비는 식당에 들어가도 술을 팔지 않는다.
돌아오는 비행편이 늦은 저녁시간이라 시장주변을 구경하며 다니는데 마침 한군데 편의점에서 캔맥주를 팔고 있다.
그런데 그곳 판매대에는 한두 종류의 캔맥주 몇개만 놓여있다.
우리나라 편의점이나 마트에는 많은 종류의 술이 크게 장소를 찾이하고 있는데 이곳에는 캔맥주 몇개만 달랑 놓여있다.
호텔앞에서 출근길에 차를 기다리며 친구와 이야기 나누는 아가씨
오랜만에 가는 인도네시아라 카메라와 세개의 렌즈를 노트북과 함께 배낭에 넣고 다녔는데 교통이 혼잡하여 아침 일찍 부터
바쁘게 다니느라 시간이 없어 카메라는 꺼내 보지도 못했다.
돌아오는 늦은 시간 비행기 안에서 위스키를 한잔 가득 얼음에 채워 마셨더니 금방 잠이 들었다.
눈을 뜨니 인천공항에 도착한다는 아나운스 멘트가 들렸다.
돌아와 그 이튿날 치과에서 어금니 임프란트를 두개 했더니 의사가 술 마시지 말라하여 며칠간 더 술 못마시고 있다.
난 35년전에 담배는 쉽게 끊어 버렸는데....
이참에 술을 끊어 버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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