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이야기

가재는 게 편이다

master 42 2024. 2. 25. 17:32

우리 가족 3대가 한자리에 모였다. 타이페이 어느 카페에서...

아마 난 설을 잘 못 쇠었는가 보다. 설쇠기 전에 손자가 31일부터 인턴으로 출근한다고 하여 아들네 식구들을 모두 데리고 내가 모든 경비를 스폰서하여 대만으로 내 생애 마지막 추억 만들기 여행을 다녀왔다. 자유여행이었고 모든 계획은 며느리가 두 손주들과 상의하여 만들었다. 대만 근처의 유명 관광지와 맛 집들을 찾아다니니 내게도 새로운 여행경험이었고 즐거웠다. 밤에는 호텔 방에서 다섯 식구 모여 나의 흘러간 이야기와 손주들의 앞날을 이야기하며 웃음 복이 터지니 이게 행복이구나 느껴졌다. 내 생애 후반 50대부터 시작된 사업에 죽기 살기로 억척스럽게 30여년을 살아 이렇게 행복을 느끼니 정말 삶의 보람을 느낀다.

설쇠고 그 이튿날 저녁, 아내가 4년여 입원해 있는 요양병원에서 걸려온 전화는 아내가 폐렴이 발병해서 대학병원 응급실로 가고 있다는 전화를 받고 급히 달려갔다. 설 전에 폐렴이 발병해서 치료하고 있어서 면회도 못했는데 상태가 좋지않아 응급실로 옮긴다고 했다. 응급 처치를 하고 CT를 찍어보니 한쪽 폐에 폐렴이 왔다며 일반병실로 옮겼다. 그런데 이맘때 부터 전국적으로 의사대란이 꿈틀거리기 시작하더니 드디어 19일부터 수련의들이 출근하지 않으니 이곳 대학병원도 분위가 썰렁해지기 시작했다. 그래도 아내의 병은 큰 줄기는 잡았고 서서히 좋아지기 시작했기에 주치의는 우리들 한테 크게 염려하지 말라고 했다. 아들도 주치의와 몇 번 면담을 했고 서서히 좋아지고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그런데 의사인 아들과 며느리는 또 걱정거리가 생겼다. 의사대란 때문에 인턴인 손자와 의과대학 본과 1학년인 손녀가 그 대란의 물결속으로 흘러 들어갔으니 매일 걱정이다. 내 고등학교 카톡방에서는 한동안 의사를 죄인시 하는 친구들의 글과 또 의사인 친구들의 글이 혼란스럽게 다투었다. 어느 친구는 내게 너는 의사대란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며 의견을 물어왔다. 한동안 있다가 가재는 게 편인 것 같다라고 올렸다. 아내는 환자로 병원 입원실에 누워있고, 아들과 두 손주녀석들은 대란의 회오리속으로 들어가 있으니 내 입장이 난감하다.

오늘 일요일이라 병원을 쉬는 아들과 며느리가 포항에서 병문안을 와서 담당 교수님과 상의하여 다음 주말에 아내를 퇴원시키기로 의견을 모았다. 주치의 레지던트가 없으니 담당 교수님이 일요일인데도 출근해서 많은 환자를 돌보고 있어서 보호자들이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블로거 여러분, 설 잘 쇠셨죠?

언제나 건강 하시고 아프지 맙시다.

 

대만이 일본에 점령당해 있을때 유명했던 탄광에 설치되었던 공기압축기(COMPRESSOR)다.

이 컴프레서로 탄광의 모든 채굴 장비가 돌아갔고, 탄을 캐는 광부들의 신선한 공기를 불어 넣어 줄 수 있었다. 이 컴프레서는 1872년에 설립된 미국의 인거솔랜드(INGERSOLL RAND)회사에서 만들었으면 지금도 세계에서 유명한 회사다. 한 때 한국 탄광에도 대부분 이 회사의 컴프레서가 많이 설치 사용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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