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몽골

아침마다 화장하는 사나이들...몽골 고비기행 3

master 42 2004. 10. 4. 07:51


고비는 더 사막화 되어 가고있다.



7월26일, 고비종주 셋째날이다.
날씨 하나 죽여주게 맑고 푸르다. 찢어질것 같이 맑디 맑다.
어제 저녁 밤늦게 까지 달렸던 고달픔을 씼은듯이 회복하고 또 물티슈로 세수하고 온몸을 닦는다.
동물들이나 곤충들이 시간나면 자기몸 닦는일에 정성을 다하듯이 우리 세사람도 일어나자 마자
얼굴,몸 가꾸는 일부터 한다.
그리고 화장을 한다.(썬텐 크림 발르기)
동물이나 사람이나 다른게 뭐 있다고....


촉트어워 호텔-기사가 차밑에서 수리중이다.

09:00경 모두들 식당에서 요기를 하고 일상 볼일을 보러 화장실로 향한다.
그러나 처음 다녀온 J의 이야기에 모두들 화들짝 놀란다.
우리나라의 푸세식 화장실과 같으나 걸쳐놓은 각목(角木) 두개가 삐끄덕 하는 날에는
Ddong통에 빠지기 십상이다.
깊이가 자그마치 내키의 4배는 될성 싶다.아랫도리가 쪼려서 나오지를 않는다.
모두들 포기를 하고 어제 아침에 즐겼듯이 고비 들판에서 느긋하게 자연을 벗삼아
방분(放糞)의 향연을 즐길것을 기대하며 흔들리는 베스타를 타고 고비 종주길에 나선다.


남으로 뻗은 가야할  사막길

잔자갈만 남은 고비사막의 메뚜기 : 뒷다리에 차이면 뒤로 벌렁 넘어질걸.....

몽골의 운전기사들은 고장이 나도 모든걸 자기가 해결해 낸다.
더우기 구식차(캬부레타식)인 경우는 아주 쉬워서 펑크난 타이어 땜질재료 부터
바람넣는 펌프까지를 모두 갖고 다닌다.
물론 여러종류의 볼트,넛트는 물론 이려니와 엔진오일,기어오일,냉각수 까지도...
우리의 Old 베스타도 물론 이른 아침부터 정비를 끝내고 달릴 준비를 했으니
오늘은 괜찮겠지....


운전기사 혼자서 모든 차수리를 다한다.

그러나 한시간이 체 지나기도 전에 엔진과열이라는 경보음이 울린다.
또 차를 위해서 쉬어야지...
앞뒤,좌우로 흔들려 순서 바뀌었던 뼈들도 쉬는 시간에 제자리를 찾아갈 시간을 주니
정말 고맙고,좋은차(?)인것 같다.
아마 차멀미 하는 사람이라면 벌써 한국으로 돌아갔을것이지만 우린 그래도 아직
본전이 배고프다.


황갈색으로 변해가는 고비사막

오늘 가는길은 더욱 사막화되어,풀은 건초화 되어가고 먼지가 더욱 날린다.
이게 황사가 되겠지...
드디어 12:00경에 J가 염려해 왔던 타이어가 펑크난다.
그래도 문제 없다면서 요철이 하나도 없는 맨발같은 스페어 타이어로 갈아끼우고 달린다.
등산할때 맨발로 산을 오르는것과 같은 불안감을 안고 또 달린다.
12:30분경 고비길에서 처음으로 죽어 누워있는 말을 뜯어먹는 한무리의 독수리떼를 만난다.
섬득한 마음이 든다.
나도 이곳에서 죽으면 저런 신세가 되지 않을까 하는...

한시간 간격으로 냉각수,기어오일을 보충하며 달리다가 14:30분경 "달랑자드가드"시에서 점심을 먹는다.
식당에 있는 아가씨가 하도나 예뻐서 사진을 찍는 법석을 떨다가 타고온 Old 베스타를 이곳에서
완전 수리할것을 기사와 약속하고 엑셀 택시를 대절하여 Topshin camp촌으로 움직인다.
보드카,맥주,빵,초코파이등 보급품을 수퍼에서 잔뜩 사들고 간다.
한국에서는 벌써 폐차되었을 엑셀이 잘도 달린다.
승차감도 만족하니 스르르 졸음이 닥아온다.

식당 카운터 아가씨, 초등학교 5학년 학생


달랑자드가드 시장 풍경

Camp에 도착하여 그동안 갈망했던 온수샤워와 세탁을 하고 사갖고온 맥주로 사막의 여유를 즐긴다.
그러는 사이 건조한 사막의 공기라 1시간도 되지않아 세탁물이 모두 건조되어 거두어 들인다.
집에 있을때는 손도 까닥하지 않을 남정네들이 이때는 하는수 없는것 같다.
집에 있을때 잘해야지...

Camp촌 카페에서 오랫만에 밥다운 밥을 먹는다.
그러나 이곳도 몽골의 여늬 식당과 다름없이 밥에 모래가 씹힌다.
몽골에서는 음식에 모래가 씹히는것은 절대로 불평을 하지 않는단다.
몽골 음식이 다 그렇듯이 많이 짜지만 오랫만에
즐기는 카페 분위기가 그런데로 세 나그네는 흡족한듯 하다.
오늘도 저녁 노을을 찍는다고 부산을 떨고,내일 일정을 숙의하다가,늦은 저녁에
게르밖으로 나왔을때 쏟아질듯한 별하늘을 올려다 보고 넘어질뻔 한다.


캠프의 카페 - 석양 실루엣

역시 고비 사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장관은 별이다.
고비 사막에서 밤하늘을 보면 하늘에 반짝이는 수많은 별들과 은하수가
어두운 지구를 위압하고 있는 것 같고 잡힐 것 같은 가까움과 선명함을 느낄 수 있다.
별자리와 흐르는 별똥별을 머리속에 그리며 세상의 근심,걱정을 어둠에 묻어버리고
사막에 잠든다.


밤하늘 별무리 (구름에 가려....)

새벽녁에 소변보러 나왔다가 하늘을 처다보니 안개 뿌린듯하게 별무리진
은하수가 초저녁엔 남북방향으로 가로질러 놓여 있었는데 새벽녁엔 남서로
가로질러 놓여 있는걸 본다.
옛날 내 어릴때 여름날 저녁, 살평상에 누워 은하수를 바라보며 어머님이 약손으로
횟배를 쓸어 주시며 들려 주셨던 말씀이 새삼 생각난다.

".....은하수는 추석이 다되면 우리들 입앞으로 온단다"
 

26일의 석양

 

 

Yanni-Delivera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