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몽골

한여름에 난로를 피우고...몽골 고비기행 6

master 42 2004. 10. 15. 19:39




7월 29일,고비종주 엿세째다.
어제 저녁 바에서 술마실때 주인에게 9시에 아침을 먹기로 약속했기에 늦잠자고 일어나 내려오니
아침은 10시부터 된다고 한다.
하는수 없이 시간도 있고해서 시내를 둘러보는데 고비여행에서 처음으로 시내버스를 본다.
아침먹고 11시쯤 출발한다. 여기서 부터는 포장 도로란다.
그래서 그런지 도로위에 중앙선이 그어져 있다. 차도 덜 흔들리니 살만한것 같다.
그러나 지금까지 달려왔던 흔들리는 길이 포도로 변했지만 초원은 그냥있으니 뭔가 맞지를 않는것 같다.


시내버스

아파트 옆벽면 벽화와 말동상(?)

어제까지 자주 보였던 신기루는 이젠 보이지 않는다.
신기루는 더운 지열때문에 생긴다고 한다.
지평선 멀리 큰 저수지, 혹은 호수같은 모양으로 나무와 산모양도 겹쳐 아련히 보인다.
경포대 같은 큰 호수에 눈높이를 수면가까이 맞추고 멀리 호수를 보는 느낌이다.
어느 한쪽으로만 나타나는게 아니라 지평선 곳곳으로 신기루가 보인다.
어울항가이는 고비사막이 아니기에 구릉지같은 산과 산들이 이어지고, 물도 흘러 목초지가 더욱 푸르르다.

세계 어딜가도 만날수 있는 한국 사람을 일주일째 다니는데도 한사람도 만나지 못한다.
도로를 달리다가 휴게소 간판이 보이길래 들어가니 영업은 하지않고 전 가족이 집을 수리하고 있다.
가족중에 전통 몽골옷을 입고 거드는 젊은 색시가 유독히 화장을 하고 있어서 한장면 몰래 찍는다.
여자들이란 어딜가나 이쁘게 보일려는 마음은 같은가 보다.
그런데 잘 달리던 포장길이 포장공사 중이라며 다시 비포장길로 들어선다.
또다시 전후좌우로 흔들린다.뼈 순서가 바뀔것 같은 흔들림이다.
내 양옆으로 앉은 Y와 J는 고비때와 마찬가지로 머리를 차체에 자주 헷딩한다.
비포장 도로로 달리다가 낙타가 끄는 마차를 타고 유유히 여행하는 나이 지긋한 스웨덴 여자를 만난다.
그냥 여유를 부리며 목초지를 낙타가 끄는 마차를 타고 싶어서 타고 간단다.
목적지가 있는것도 아니고 빨리 달리지도 않는다. 그냥 흔들거리며 간다.


전가족이 거들어 집수리 한다.

낙타가 끄는 마차를 타고 여유를 즐기는 스웨덴 여자

얼마를 흔들리며 달리고 나니 나무로 만든 다리가 나온다.그 위로 소나타가 달린다.
처음 만나는 목조 다리다. 구조가 옛날 우리나라에서 봤던거와는 많이 다르다.
점심때가 넘어도 식당이 보이질 않는다.
하라호름시로 가는 표식판이 보이고 포장도로로 들어선다.
그러나 말이 포장도로지 차가 속도를 낼수 없는 호박구덩이 같이 파진 걸레가 다된 포장도로다.
15:00 통행료 500TG(원)을 내고 하라호름(Kharakhorum)에 있는 "에르던조오" 라마 사원으로 간다.
몽골은 하라호름시로 2050년 수도를 옮길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단다.

불교의 백팔 번뇌를 상징하는 108개의 흰 기둥으로 들러싸여 넓은 광야에 솟은 에르덴 조 사원은
몽골 제국의 멸망과 함께 하라호름 또한 붕괴된 후에 16세기 몽골의 통치자인 아브라이잔칸에
의해 1586년에 역사상 처음으로 세워진 거대한 불교 사원이다
성곽 주위가 흰칠로 되어 좀 간결한 느낌을 주지만 한때의 영광을 느낄정도로 숨은 화려함도 볼수있다.
여러개의 건물들이 있으나 세개의 건물외에는 복원된 것이라한다.
넓은터가 있는 마당에는 옛날에는 1,000개 가까운 게르가 있었다고 할 만큼 넓다.
라마승은 전국에 3,000명 정도며 학교를 세워 교육을 시킨다고 한다.
지나가는 동자승들의 모습에서 한국의 절에 온듯한 착각을 해 본다.
노부모를 뫼시고 기도하러 왔던 가족을 만난다.
효도하는 마음이야 어디인들 마찬가지 아닐까...


게르형 사원 내부


전통의상을 입고 기도하러 왔던 아버지와 두아들

캠프촌으로 들어오니 18:00가 넘었다.
그동안 미루었던 샤워와 빨래를 사흘만에 하니 옷에서 누런 황토물이 나온다.
아무리 맑은 공기라 하지만 그 속에는 바람에 날린 고비의 황사가 베어 있음을 알수있다.
밖앝이 너무 추워 난로를 요청하니 10분만에 불을 피워준다. 이날밤은 난로에 불을 피우고 잔다.
밤에 별을 찍으러 나갔다가 달만 찍고 들어왔다. 너무 추워서...

7월 29일, 한국에서 어느누가 한여름 밤에 난로를 피우고 자본 사람이 있을까...
따뜻한 난로덕분에 여행중 가장 따스한 밤잠을 잔다.

 


Yanni-Reflections Of Pass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