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111와 1114와의 인연-군대생활의 추억

master 42 2007. 10. 19. 14:18
지난 여름 휴가때 가봤던 1111야공단 원경(지금은 부대 이름이 변경되었답니다)
 
며칠전 다음 블로그 시작 1111일째였고, 오늘이 1114일째란다.
난 1111과 1114와의 인연을 남다르게 갖고있다.
모두가 군대생활과의 관계다.
남자들은 군대생활 이야기를 뺀다면 시체가 된다고 우스게 말로 한다.
그러나 난 위의 두 숫자와의 관계는 지금 까지도 이어진다.
1963년 육군 제2훈련소 논산에 입대하여 처음 받은 군번의 앞자리 4자리가
1114로 시작한다.
우리들은 이 군번을 "와리바시(젓가락)" 군번이라 했다.
한때는 군번을 내 싸인으로 사용하기도 하고 가방 잠금장치의 비밀번호로도 사용했다.
그러다가 사업을 한답시고 은행통장을 만들면서 또 군번의 일부숫자를 조합하여
비밀번호로도 쓰기도 했다.
그러다가 비밀번호 도용으로 불법인출 사태가 있다는 주의를 받고 지금은 아예
사용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별로 손해가 없을것 같은 간단한 철도 카드나 인터넷 비밀번호 등에서는
아직도 군번을 조합하여 사용하고 있으니 나와의 관계는 계속 이어지고
아마 평생을 내 생활속에서 같이 살아갈것 같다.
지난 여름 휴가때 내가 군대생활했던 운천 으로 가서 후배들 줄 선물을 갖고 
그 부대를 방문한적도 있다. 지난번이 세번째였으니 나이들수록 추억이 새롭다.
한창 혈기찬 나이에 군대생활했던 그 부대 이름이 1111야공단이다.
우리들은 이 부대 별명을 "울타리부대"라 했다.
논산훈련소에서 6주간 훈련을 마치고 의정부 101보충대에서 선임하사가 
"이 XX, 1111야공다안~~~" 하며 여운을 길게 남기며 부르기에 나도 모르게 
섬뜩한 느낌을 받았다.
"야(野)자가 붙었으니 엄청 빡시게, 고생 꾀나 할것 같은 냄새가 나는것 같았다.
1111야공단은 군단 직할부대로 서부전선 최전방에 위치해 있었다.
그리고 야전공병단 중에서도 가장 꼴찌 번호였다.
1101 부터 1111 야전공병단 까지 있었으니...
그후 알은 사실은 건공단은 12로 시작한다는것도 알았다.
난 군대생활하며 운천 산정호수에 가서 스케이트도 즐겨 탔다.
그당시 육군 빙상반 선수들이 사용하던 링크가 있었는데 빙질이 너무 좋아
그후로도 그런 빙질에서 스케이트를 타본적은 없다.
또 그당시만 해도 산정호수는 작전지역이라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
산정호수의 물을 그 인근 부대에서 식수로 운반해 먹었다.
지난 여름 휴가때 가보니 완전히 유원지화 되어있고 폐수가 흘러 식수로는
아예 생각도 못할 정도다.
내가 운천에서 군대생활 할때의 내 별명은 "휴가 주특기"다.
매달 무슨 핑게를 대드래도 휴가증 갖고 서울 아니면 고향까지 왔으니...
부대 배치받고 20일만에 출장증 받고 10일간 휴가 나오니 가족들이 엄청 반겼다.
그런데 매달 휴가 나오니 나중에는 "또 왔냐..."드니 끝내는 무관심이었다.
야전공병단으로 신병 전입왔을때(1963년 5월), 일본 도요다 자동차 2톤반 덤프트럭을 
새로 인수 받었다. 작전상 디젤 자동차의 진동이 부적합하다는 일부의 이야기를 
박정희 장군(그때는 대통령이 아니었음)은 묵살했다.
그당시 자동차와 함께 딸려온 공구, 장비들의 메뉴얼(취급설명서)들이 모두 영어로
되어 있어서 우선 급한데로 신병인 내가 번역해서 썼다. 참 엉터리 번역이었지...
그런데 고등학교 3학년때 배웠던 영어의 반 실력만 있어도 충분할 정도로 쉬운 문장이었다.
그렇게 몇날 며칠을 사전 찾아가며(모르는 기술용어) 번역했더니 출장증 주며 
한 열흘 휴가 다녀오라는데 얼마나 신이 났으면 서울에서 지나가는 장교한테 경례 
안한다고 혼도 났었다.
내가 늦깍기로 50이 다되어 사업 시작하고 첫 수출을 할때 기계의 메뉴얼을 직접
내가 만들수 있었던 것도 그당시 사전 찾아가며 배웠던 기억이라고 생각한다.
요즘은 기계가 전자와 같이 발전해 가니 다시 전자에 대한 공부도 해야하니
좀 생소한 분야라 모르는 부분은 후배들 찾아다니며 별 부끄럼 없이 묻곤한다.
나이들면 얼굴이 두꺼워 진다고 했던가???
오늘 다음 블로그 1114일째 알림을 보고 군대생활을 추억해 본다.
"와리바시" 군번에 "울타리 부대"에서 내 다시 군대생활을 한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