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9일은 한글날이다. 이날 대구 신암동 선열공원 묘에 잠드신 독립운동가 송운 배학보(裵鶴甫) 선생님 유택에 묘제추진위원장 강수균이 주축이 되어 경북중학교 42회 졸업생들이 모여 묘제를 올렸다. 송운 배학보 선생님은 1920년 성주 선남 동암리에서 태어나셔서 1937년 대구사범학교 심상과(尋常科)에 입학하셨다. 1939년 선생님은 조국의 자주 독립과 민족의 자유 평등을 목적으로 피끓는 젊은이들이 모여서 백의단(白衣團)을 만들어 부단장으로 활동하셨다. 1941년에는 문예부 연구부 회원들과 규합한 35명의 동지들은 비밀결사 다혁단(茶革團)을 조직하여 부당수로 우리 역사를 재 조명하고 민족문화를 창달하였는데 이때 문예부 회지 "반딧불"이 일경에 발각되어 전당원이 3년9개월이란 긴 세월을 생지옥 같은 영어생활을 보내야 했다. 5명은 옥중에서 순국하시고 선생님은 광복을 맞아 1946년에야 추가 졸업을 하게 되었다. 이때 부터 성주 선남국민학교를 시작으로 후진양성에 힘써 왔으며 우리들은 1955년 경북중학교에서 선생님을 만나게 되었다. 1학년 1반 첫 시간에 선생님은 제자들 앞에 양손을 한웅큼 쥐어 보이시며 "천하 영재 너희들은 우리 나라 금싸라기이다" 하셨다. 언제나 선생님은 공부를 게을리 하지말라고 하시며 국어 첫 시간에 우리들에게 알으켜 주신 세월여시(歲月如矢)는 지금도 외울 정도다. 少年易老 學難成(소년이노 학난성)소년은 쉽게 늙고 학문은 성취하기가 어렵나니 一寸光陰 不可輕(일촌광음 불가경)짧은 시간이라도 가벼이 여겨서는 안 된다. 未覺池塘 春草夢(미각지당 춘초몽)연못가의 봄풀은 꿈을 아직 깨지 못했는데 階前梧葉 已秋聲(계전오엽 이추성)어느덧 계단 앞 오동잎이 이미 가을 소리를 알리네. 언제나 곧고 근엄하셔서 그 모습은 링컨 같다고나 할까 아니면 페스탈로치 같으신 분이셨다. 오래도록 한국의 페스탈로치로 제자들을 가까이 하셨던 선생님은 도 장학사, 과장, 국장및 각 중고등 학교장으로 봉직하시면서 탁월한 교육열을 보이셨다. 1986년에는 국민훈장 석류장, 1991년에는 건국훈장 애국장을 받으셨다. 1992년 10월 28일 73세로 서거하시니 광복회 대구 경북 연합지부장(葬)으로 대구 신암선열묘역에 안장 되셨다.다음은 경북중학교 42회 제자 김성현이 올린 회고사를 올려본다.
유세차...정해년 2007년 10월 9일-한글날. 경북중학교 42회 동기생들이 "신암선열공원"에 잠드신 애국지사 배학보(裵鶴甫) 선생님의 영전에서 삼가 머리를 조아려 명복을 비나이다. 우리겨레의 말과 얼을 되살리기 위해 일제36년과 싸우며 조국광복을 위해 청춘을 불사른 은사님의 높으신 애국 혼을 이제야 알게 된 못난 제자들을 용서해 주시옵소서. 일경에 체포되어 3년 9개월간의 옥고를 치르던 중, 조국해방을 맞아 국어책을 들고 홀연히 우리 경북중학교의 교단에 나타나신 '배 학보 선생님'... 돌이켜보니 은사님은 우리에게 학문을 가르치기 이전에 인생을 가르쳤으며, 국어를 가르쳤다기 보다는 국어 혼을 가르치셨습니다. 긴 이별은 영원한 상봉인가! 우리는 '배학보' 선생님을 너무 짧게 만났고 또 너무 길게 헤어졌도다. 은사님의 뜻을 십분도 헤아리지 못하고 소년들은 이로(易老)하고 말았으니 풍진에 찌든 죄를 용서해 주시옵소서. 가신님 무덤가에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삼가 영전에 모여 잠시나마 은사님의 얼을 새기고 조금이나마 애국지사의 혼을 마시니 가슴 뭉클한 감격이 영광스럽습니다. 가고 아니 계신 은사님의 빈자리가 지금 금싸라기 땅으로 변했습니다. 거룩한 유지를 받들어 우리에게 주신 선물-금싸라기 땅을 소중히 간직하고 은사님이 늘 가슴에 품었던 애국 혼을 좌우명으로 하겠나이다. 멀리 가물가물 대봉동의 수양버들이 내려다보이는 신암(新岩)-선열의 영전에서- 늘 새롭고 우뚝 선 바위-송운(松雲) '배학보' 선생님의 기상을 느끼며 ... 감격과 형설의 공을 소중히 모은 한 웅큼의 꽃을 바칩니다. 2007. 10. 9 경북중학교 42회 문하생 김성현(金誠顯)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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