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킬리만자로 트랙킹

킬리만자로 트랙킹을 준비하면서...

master 42 2010. 7. 24. 0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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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동안 블로그를 비워뒀기에 나 자신도 들어오기가 민망스럽다.
찾아주셨던 많은 블로거님들 한테 죄송스러운 마음 한량없다.
한동안은 바쁘다는 핑게로 소홀했으나, 게으런 마음이 상습적으로 지속되니
나중에는 핑게없이 나른해 지고 일상이 공황에 빠져 들어 지금에 이르른다.
5월 한달은 해외출장으로 돌아다니고 6월 한달은 주문받은 기계의 마무리 작업으로
일상이 바쁘게 돌아갔다.

 

6월 중순경, 그날이 내 생일이었던 날, 나는 우연찮게, 그것도 아주 가벼운
자동차 접촉사고를 일으겼다.
30~40cm 정도로 가늘게 긁힌 정말 아주 가벼운 접촉 사고다.
그냥 걸레로 문지르기만 해도 흔적이 지워질 정도였으니...난 그냥 컴파운드로
닦아버리고 지금껏 타고 다닌다.
그런데 상대방 차에 타고 있던 28살 전후의두사람(형제)은 그날로 병원에 누워
20여일을 빈둥거리며 보험회사 직원을 오라가라 하며 힐란하고, 긁힌 자국이 있는
부품을 수출, 수입품으로 바꾸니 차량수리비가 엄청 올라갔다.

 

물론 이런한 일은 보험회사가 다 마무리 지우지만 내 마음은 우울해만 갔다.
70살이 다되어가는 나이든 나는 아무렇지않게 바쁘게 돌아다니고, 곧이어 해외출장도
다녀오는데 젊디젊은 두사람이 자동차 보험의 약점을 악용하며 하루하루를 즐기며
사는것을 보노라니 마음이 몹씨 상했다.
이런 악질 때문에 우리나라 자동차 보험의 요율이 올라가는것 같다.
그러나 세월이 약이라던가 한달여가 지나니 슬슬 잊혀져 간다.

 

6월말에 주문받은 기계를 선적하고 나니 갑자기 일이 없어지고 나도 빈둥거리는
시간이 많아지고 그때 부터 무기력해 지고 몸이 나른해 온다.
역시 난 일이 있어야 하고 적당한 긴장이 필요한것 같다.
그러한 속에서 적당한 여유도 맛있게 즐길 수 있고, 그러면서 새로운 내일을
준비하며 마음에 그리던 계획도 만들어 볼수있을것 같다.

 

 

 

 

 

한 열흘전, 정년퇴임한 친구 L교수로 부터 눈에 확 날아드는 전화를 받었다.
아프리카 킬리만자로 트랙킹 가잔다.
한나이라도 더 들기전에, 다리에 지금의 힘이라도 남아있을때 올라가 보잔다.
물론 환호를 부르며 나혼자 허공에 하이파이브를 쳤다.
곧이어 만나 트랙킹을 주선하는 여행사에 신청하고 엊그제는 오리엔테이션
까지 받고 왔다.
작년초, 남미배낭여행 이후 처음가는 트랙킹이라 준비할려니 마음이 설렌다.
마누라는 언제나 마찬가지로 TV에서 다 볼수 있는데 뭣하러 고생해 가며 가느냐며
준비물 챙기는 동안 빈정대고 있다.

 

그래도 난 준비하는 매일이 즐겁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두렵기도 하다.
산의 높이가 5895m라 고산증세로 끝까지 못 올라가고 실패하는 사람들도 있다하여
걱정이 되어 집앞에 있는 청룡산을 일주일에 두어번씩 오르내리며 몸을 가꾸고 있다.
마지막 고지 5000m이상을 오를때는 추위를 이겨야 하고, 15시간 이상을 걸어야 한단다.
만약 내가 그 마지막을 오르지 못하고 등정에 실패하여 내려 오드래도 이 나이에
난 그곳에 갔던것만으로도 만족하며, 내내 즐기며 산에 오를려고 한다.
아마 내 평생에 이렇게 높은산을 오를려고 하는게 마지막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 본다.
오래전에 백두대간, 낙동정맥을 종주했을때와는 완전히 다른 마음가짐이다.

 

요즘의 무더운 날씨도 준비하는 마음으로 묻혀가고, 킬리만자로 트랙킹을 마치고
돌아오면 8월 중순이 다되니 더위도 물러가기 시작할것 같다.
인터넷에서 다녀온 사람들의 글과 사진을 보며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노라니 나도
킬리만자로의 중턱을 오르고 있는 기분이다.
킬리만자로를 오르면서  공허한 마음 가라앉히고, 돌아왔을때는 새로운 마음으로 출발 해야겠다.

 

헤밍웨이의‘킬리만자로의 표범’으로도 유명한 킬리만자로, 한 해 세계 각지에서
수십만명이 오르기 위해 모인다는 킬리만자로는 아프리카대륙 최고봉이며
산 이름은 스와힐리어로 <빛나는 산>이라는 뜻이다.
적도 부근에 있으면서도 산꼭대기는 만년설로 뒤덮여, 마사이어로 <하얀 산>이라고도 한다.

 

"킬리만자로의 표범" 조용필의 노래가 듣고싶어 진다.

...그리고 또 나는 사랑한다.
   화려하면서도 쓸쓸하고 가득찬것 같으면서도
   텅비어있는 내 청춘(노년)에 건배...

 

...구름인가 눈인가 저 높은곳 킬리만자로,
   오늘도 난 가리배낭을 메고
   산에서 만나는 고독과 악수하며
   그대로 산이된들 또 어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