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중국

상해 이야기.

master 42 2005. 4. 1. 23:54


황포강 와이탄에서 본 동방명주
3개월여 만에 상해로 출장 다녀왔다.
떠나는 날 아침에 몸이 오싹한게 감기 기운을 느껴서 병원을 다녀 떠났다.
평소같으면 일정을 늦출수도 있겠으나 6월초로 확정된 전시회 일정이 있기에 
강행을 했다.
역시 비행기 타기전 부터 몸이 까라지기 시작하더니 타고 나니 그냥 잠이 쏟아진다.
상해 공항에 내리니 날씨가 대구보다 더 쌀쌀하다. 낮기온이 9도란다.
공장에서 마중나온 사람과 만나기 위해 시속 430km 자기부상 열차를 타고 푸동 
입구까지 간다. 
내가 지금까지 만들고 있는 자동 봉제기계의 제작원가가 국내 원자제의 급상승과 
인건비의 상승으로 작년부터 국제 경쟁력을 잃게되어 그 도피책으로 중국에서 
만들어야 겠다는 판단에 작년 12월에 평소에 잘알고있던 조선족 공장에 맡기기로 
하고 도면 일체를 넘겨주고 주문 하였는데 3월 초순까지도 마냥 검토만 하고 있는
지 착수도 하지 않아서 일부 주문받았던 기계는 국내에서 제작하여 수출하였다.

자기부상 열차역
하는수 없이 강공책으로 주문을 철회 한다고 하니 부랴부랴 착수를 했다고 한다.
이번 출장은 만들고 있는 기계의 중간 점검차 가게된 것이다.
혹시나 하고 가서보니 역시나 틀리는게 너무 많고, 정밀하지 못하고 진행도 느렸다.
여러가지 사항들을 지도하고 상해 현지에 있는 자재들도 공장장과 같이 점검하였다.
아직 정밀기계를 만드는데는 노하우가 적은것 같다.
어디 첫술부터 배가 부르겠는가...서서히 가르치며 이루어 나가야 할것 같다.
3일밤을 공장장 집에서 잤다.
사장과 공장장은 처남, 남매간이라 모두가 한식구 같다.
사장이 흑룔강성 목단강 출신이라 공장에 근무하는 모든 사람들이 같은 고향 
사람들이다.
첫날 저녁에 식탁에 올라온 민들레 쌈을 처음 먹어봤는데 쌉쌀한게 내 입에 맞는다.
중국 사람들은 쌈을 먹지 않는다.
공장장 부인이 낮에 철로변에서 민들레를 뜯고 있으니 중국 여인네들이 무얼할려고 
뜯느냐면서 약으로 쓰는가 하고 묻더란다.

마지막날 밤에는 고향 친척들이 이 집에 묵기로 했다면서 만두를 많이 만들어 포식했다.
고기 만두가 있는가 하면, 나물과 채소로 만든 만두도 있다.
또 고향에서 가져왔다는 미나리를 무처서 먹으니 향긋한 냄새가 입안을 녹여준다.
중국에 사는 조선족들은 고향에서 친척이나 손님이 왔다고 하면 꼭 집에서 
묵어 가게한다.
어떤때는 대여섯 사람들이 묵어 간다고도 한다.
형제자매나 가까운 친척이 왔을때는 부부가 쓰는 침대를 손님에게 내어 
주고 부부는 다른방에서 잔다고 한다.
그러나 요즘 젊은이들은 자기들의 침대는 잘 내어주지 않는다고 한다.
찾아온 친척이나 손님에게서 고향 소식도 듣고, 그 옛날 같이 살때 있었던 
추억들을 이야기 하며 날밤을 샐때도 있다고 한다.
그리고 또 모이면 화투나 마작을 하며 늦은밤 까지 즐긴다고 한다.
이날 저녁도 밥상을 물리고 나서는 금방 트럼프 놀이를 시작한다.
공장장 부인이 상당히 실력이 있는지 모두들 겁을 낸다.
옆에서 훈수하는 모습은 우리네나 별반 다를바가 없다.

그전에도 몇번 보아왔지만 공장장 부인은 굉장히 알뜰하게 살림을 살아간다.
하루 두어번 걸레질을 해서 집안이 반들반들해 보이고, 콩나물을 손수 
키우는가 하면,시간 나는데로 뜨게질을 한다.
이날도 슬리퍼를 뜨게질로 만드는걸 한동안 구경했다.
시장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상품적인 가치가 돋보인다.
중국에서 소수민족으로 살아갈려면 억척스럽고, 알뜰하게 살아야 하는것 같다.
친구가 연변에 교환교수로 가 있는데도 전화 한번 하지 못하고 돌아와서 미안한 
생각이 든다.
아침에 새벽같이 일어나 푸동 공항으로 가는길에 아파트 사이로 떠 오르는 
해를 본다.
오늘도 늦게까지 점검해온 부분들을 정리하고 보완하느라 밤잠을 설칠것 같다.
상해에서는 싫컨 잠자고 휴식을 취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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