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몽골

허르헉의 맛...몽골 아르항가이 기행 2

master 42 2004. 10. 22. 22:04



"허르거 데르힝 자강노오르" 호수의 달


8월 6일, 몽골 아르항가이 여행 이뜰째 날이다.
달리는 자동차도 러시아제 프로공 4X4 전륜구동이니 걱정할것 없고, 아침까지 빵빵하게 먹고
배 체웠으니 오늘의 일정을 달리기에는 전혀 걱정을 하지 않을 자신감이 든다.
09:00에 출발한 차가 호수가를 10여분이상 한참을 달렸다 싶어 왼쪽을 둘러봐도 그래도 호수가
이어지고 있으니 아마 어기노오르 호수는 우리들 어림 짐작으로  엄청 큰 호수임에 틀림이 없다.

 
어기노오르 해돋이
 
어기노오르 호수주위 게르촌의 해돋이

10;00경 "오르혹 다리"라는 목조다리앞에 차가 머춰선다.
이 다리는 완전한 목조다리로 15톤 이상은 건너지를 못한다고 하나 우리들이 볼때는
5톤도 못건널 다리같이 엉성 하게 생겼다.
6.25때 미군이 군사용으로 만들었던 목조다리를 대구 근교  강창에서 보았고, 그것도 홍수에
떠내려 간것을 세번이나 목조로 건립했던 기억이 있지만 이렇게 나무로 만든 다리는 오랫만인것 같다.
다리의 구조로 봐서는 영화 콰이강의 다리에 나오는 그 다리의 축소판 같아 보인다.
그러나 다리 상판을 보니 울퉁불퉁하게 고르지 못하니 어디 다리의 성능을 말할수 있겠는가.
또 다리의 가드레일 조차도 나무이니 안팎으로 휘어진 그 모양세가 불안하기 짝이 없다.
그래도 15세된 처녀가 통과비 800TG(원)을 받으니 안심할수 밖에....

 
오르혹 목조 다리
 

한쪽 켠에서 이다리를 찍던 나는 풀섶을 헤치며 다리위로 올라오다가 풀잎에 팔을
스쳐는데 그때부터 스친 부위가 쓰리고 따가운게 아닌가.
아마 가이드가 주의 시켰던 독풀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쓰라림은 잠잠해 진다. 풀은 역시 풀인가 보다....

 
스치면 따끔따끔한 독초
 
지나가는  몽골인

10:30분을 넘으며 차는 능선길을 달리고, 그 평행되게 짙은 숲길이 강물과 푸른
목초지대가 함께 늘어서 있다.
이 푸른숲과 강물, 목초 평원은 부자스럽고 넉넉한 게르촌을 만들며 우리와 함께 오랜동안
함께하며 달린다.
달리는길 위로 소와 양떼가 한가로이 노닐다가 크락숀을 누르면 황겁히 일어나 모두가
같은 방향으로 냅다 뛰고 달린다.
그 중에 새끼밴 가축이 있다면 놀라서 이상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앞선다.
그러나 그건 한국식 사고이지 몽골에서는 아무렇지 않게 생각한다.

 

 

차가 산 능선을 달리다 어느 산자락에서 너댓개의 돌로 무덤을 표시해 놓은 돌무지를 본다.
부자 무덤은 좀 크게 보이게 돌무지를 해놓았는데 도굴꾼들에 의해서 그 부장품들을 도굴 
당할때도 있단다.
자연으로 돌아가는 유목민들의 순수한 장례문화를 보지만 그래도 돈, 권력있는 사람들이
죽어서도 누릴려는 헛된꿈을 이곳에서도 본다.
산 능선에서 바라보니 좌측 아래로 달리는 푸른숲과 강물이 흐르는 풍요로운 초원의 그 끝이
보이지 않을만큼 길게 뻗어있다.
고비사막과 아르항가이가 다른점은 고비의 바람에 날리는 척박한 땅과 물이 흐르는 풍요로운
목초지가 있는 땅과의 차이인것 같다.

 
무덤 표식 돌무지
 
비석같은 돌에 새겨진 그림? 상형문자?

얼마가지 않아 보이는 사행하천은 강안이 침식이 심하나 그러나 또 다른 퇴적지를 이룬다고 한다.
12:00시가 가까우니 호박구덩이 같은 물고인 웅덩이 길을 달리니 우리는 상하좌우로 감당이
불감당인 흔들림춤을 춘다. 차가 춤을 추는지 우리가 춤을 추는지....
이 수렁지대에는 재두루미(?)같은 새가 메뚜기를 잡아 먹느라 연신 고개를 꾸벅인다.
달리는 양옆으로 말, 소, 양떼는 물론이려니와 야크떼도 많이 보인다.
야크떼가 보이니 산에 울창한 나무숲이 보인다. 몽골에서 이런 숲을 보는게 얼마 만인고...
초원을 달리다가 까치를 처음 본다.

 
하천

14:00시경 2500m 고지인 "이히테메르" 마을에서 점심을 먹기로 한다.
양고기 뼈에 붙은 고기 수육을 먹어보니 입안에 살살 녹아든다. 오랫만에 싱거운 음식을 먹어본다.
16:50경 산허리를 깎아 만든 고갯길을 넘어 달린다.
몽골에서 처음으로 산허리를 잘러 도로공사를 하는걸 본다.
아마 이런 공사에서는 공사비가 상당히 많이 든걸로 느껴진다.
계속되는 완경사, 거친 오르막길을 오르고 또 올라 16;50경 "타리아트"라는 고원 도시에 이른다.
마을 수퍼에서 간단한 음료와 맥주를 사고, 계속 고원 오르막을 올라간다.

 
타리아트를 지나 있는 거목 어버나무

19:20경 한사람당 3,000TG(원)을 지불하고 "데르힝자강노오르" 국립공원엘 들어선다.
이곳엔 "허르거 데르힝 자강노오르" 호수가 있고, 화산이 폭발했던 흔적과 분화구가 있는곳이다.
이곳은 휴화산 지대로 화산재, 화강암과 분화구가 있고, 자연 그대로의 화산지대 경치를 간직하고
있는 원시상태의 공원이다.
산정에 도착하니 시원한 호수가 눈앞에 펼쳐진다.
어제의 어기노오르 호수와 또 다른 감을 느낀다. 양사방으로 산이 보듬어 안고 있는듯하고
호수 중간에 섬들이 큰 고기가 노니는것 같은 느낌을 준다.
호수가로 텐트를 치고 고기를 잡는 사람들, 양고기 샤르럭(꼬치구이)을 구워먹는 젊은 친구들도
쉽게 만날수 있다.

 
호수의 캠프촌
 
호수 해넘이
 
호수의 석양과 화강암 돌탑
 

이번 몽골 여행의 대미를 장식할 허르헉을 먹어보기로 우리모두가 합의하여 양한마리 잡는
값으로  게르주민에게 25,000TG(원)을 주고 주문한다.
양 한마리 15,000TG, 잡아주는 비용 10,000TG9원) 합계 25,000TG이다.
한국에서는 아예 상상도 할수 없는 값이다. 
22:00 부터 잡는다는연락이 와서 게르로 가보니, 주민 한사람과 운전기사가 양가죽을 손으로
능수능난하게 벗기고 내장을 옮겨내고, 갈비뼈, 다리뼈들을 구분하여 가지런히 정리하고, 처음부터
미리 달궈놓은 돌과 소금친 양고기를 층층이 차례데로 썪어 넣고 용기의 문을 닫는다.

50여분 지난 다음 뚜껑을 열고 고기를 끄집어 내니 그게 허르헉이다. 또한 그 양이 엄청 많아 보인다.
동내 사람들과 같이 흐르헉 고기를 먹으며 아이락을 증류하여 만든 몽골식 소주로 우의를 다진다.
몽골인들은 허르헉을 자주 먹을수 있을것 같으나 일년에 명절이나 잔치때 같이 몇번 정도라고 한다.
몽골인들은 18세가 되면 양잡는 방법을 완전히 배운단다.
도시에서 자란 아이들은 말도 못타고, 양잡는 법도 모르고 자란단다.

 허르헉을 주민들과 우의를 나무며 나누어 먹고 24;00가 넘어 캠프로 돌아온다.
밤하늘에 뜬 별과 은하수를 탐내다가 난로를 피우고 잠자리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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