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전 라오스 배낭여행때 찍었던 사원
어제가 입춘이라지만 바깥 바람은 몹씨 차게 느껴진다.
지난 1월하순에 큰 물량을 선적해 보내고 나니 별 할일이 없어서 멍한 상태로 며칠을 보내다가
그래도 정초부터 거래선으로 부터 입질하는 조짐이 있어 그동안 하지 못했던 기계의 리모델링 설계를
하던중, 어제 은행에서 파키스탄 카라치에 있는 한거래선으로 부터 신용장이 왔다는 알림을 받고
은행에 다녀왔다.
신용장을 건네주던 은행의 차장이 "사장님, 정초에 큰 신용장을 받으시니 금년에도 수출을 많이
할 조짐이 보이십니다" 라고 하며 덕담을 보내준다.
집으로 돌아와 컴을 열어보니 카라치 에이전트가 또 계약을 했으니 며칠내로 신용장을 열것이란다.
그런데 크게 반갑지가 않아 거절할수 있으면 거절하라고 메일을 보냈다.
환율이 내리니 작년 하반기에 상담을 시작했던 일들이라 별로 남지않고 일만 뜸질나게 해야하니
별로 신명이 나지 않는 일들이다.
또 이 바이어는 지난번 바이어와는 달리 기계를 보내고 조립하러 갈때 바이어측에서 비행기표를
보내주지도 않고 호텔비도 나보고 지불하란다.
세번째 거래를 하는데 지난번 까지 두번을 그런식으로 했지만 환율이 좋아 받어줬더니 또 그런식으로 하잔다.
처음부터 단추를 잘못 끼웠던것 같아 후회도 해본다.
거절메일을 보내고 컴앞에 앉아 설계하느라 많은 시간을 보냈더니 어제 저녁에는 눈이 아퍼 쉬려는데
배낭여행 같이 다니던 친구가 술한잔 하자며 부르기에 얼시구나 싶어 잽싸게 한잔하러 나갔다.
이 친구는 정년퇴직하고 놀며 지내는데 심심하니 한번더 라오스로 배낭여행 같이 가자며 상의 하잔다.
아마 4월말 까지는 일이 바뻐 갈수 없다며 남지 않는 일을 해야한다며 투덜거리니 그 친구는
일이 있는것 만으로 만족하라며 슬쩍 부러워 하는 눈치다.
오늘 아침에 일어나 메일을 열어보니 곧 신용장을 열겠다 한다.
2년전 하반기에 만들어뒀던 재고기계 두대를 작년 정초에 좀 헐값에 팔었더니 카라치에 있는 몇몇 바이어들이
가동하는 내 기계를 보고 오더를 보내와 작년 한해는 바쁘게 일했다.
또 환율이 좋아 상반기 동안은 그런데로 찝잘한 재미로 신나게 일했다.
그런데 년말이 가까워 오니 환율이 하향곡선을 그리기 시작하는데 그 끝을 짐작할수 없다.
작년값으로 금년에 내려간 환율로는 도저히 채산성이 없을것 같아 타개책을 하청업체와 상의하여 본다.
현재의 값으로 밀어내기 한다면 이익은 별로지만 2~3년안에 파키스탄 시장을 완전히 장악할수 있을것 같다.
그래서 재작비를 줄이기 위해 지금까지 오더가 있을때 제작했던 방식을 피하고 미리 열대분 정도의 부품을
미리 만들어 놓고, 또 어떤 장치는 반제품 상태까지 조립해 두면 일이 한가할때 만들수 있고, 선적일자가
급한 바이어들 주문도 쉽게 받을수 있을것 같아 금년부터는 이 방식을 쓰기로 합의했다.
또 내 사업을 이어갈 후배한테는 영어공부를 더 열심히 해서 3년이내에 해외영업을 직접 다닐수 있도록 독려도 했다.
오늘 부터 며칠간 열심히 설계하여 제작비가 조금이라도 싸고, 그리고 조립도 쉽게 할수있는 기계를 만들어야겠다.
서서히 불어오는 찬바람이지만 원가를 줄일수 있는 준비만 잘 되면 이겨나갈수 있을것 같다.
또 2~3년후가 되면 많은 내 기계가 그곳에서 돌아가고 그것을 본 새로운 바이어들이 찾아올것을 기대해 본다.
모든게 마음먹기 달렸는것 같다.
이것도 새로운 도전으로 생각하고 또 희생이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갈수 있을것 같아 올해도 열심히 뛰어 볼란다.
도전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라는 말이 아직도 내 마음속 깊이 닥아온다.
이 나이에도 할수 있다는 일이 있으니 행복하다.
그러니 어찌 내 직업을 사랑하지 않을수 있겠는가....
이 세상에는 작은돌도 있고, 큰돌도 있다.
이 돌들을 짜맞추어 보노라면 언젠가는 새로운 큰 모자이크 그림이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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