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대간, 정맥, 일반)

지리산 능선에는 단풍이 없드라-지리산 종주 2박3일(1)

master 42 2010. 11. 9. 05:48

 

 

지난주 화요일(11/2) 에 성삼재를 출발하여 11/4 중산리 까지 지리산 종주 산행을 2박3일에 마쳤다.

백두대간 종주시작때 지리산을 3구간으로 나누어(중산리-세석, 세석-벽소령, 벽소령-성삼재 구간)으로 나누어

종주한적도 있고(1993년), 각 구간별로는 여러차례 종주 하였으나 일주종주산행은 이번이 처음이다.

 

마침 그동안 블로그에서 알고지내온 등산가이며 여행전문가이신 뫼닮님(70세)이 설악산 공룡능선을 등산하시고

일주일도 되지않아 지리산 종주를 계획하기에 나도 따라 동행하게 되었다.

8월에 킬리만자로 트랙킹의 감격이 남아있어서인지, 뫼닮님의 안내덕분으로 무사히 마칠수 있었다.

특히나 삼대에 걸쳐 덕을 쌓아야 볼수 있다는 천왕봉 일출도 봤다.

 

산행 내내 즐거웠고, 행복했다.

지리산이 신비스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좋은 삶을 살아가는데 인간에게 필요한 것이 결코 많지 않다는걸 느낀다.

배낭여행, 트랙킹을 하다보면 인간이 환경의 변화에 잘 적응하는 동물인 걸 알수있다.

그래서 그런지 나는 일상생활에 큰 걱정을 하지 않고 즐기면서 살아가는 편이다.

 

새벽 4시50분 성삼재를 출발하여 노고단을 거쳐 임걸령으로 가던중 멀리서 일출의 여명이 시작된다.

지리산을 불태우는듯, 천지를 진동하듯 여명이 지리산 전체를 삼키는듯이 시작한다.

한동안 바라보다 셔터를 눌러 담아본다.

 

그러고 피아골 삼거리 근처에서 피아골 계곡이 이어지고 지리산 산줄기와 산, 산, 산...들이 이어지는

회색의 연봉들을 내려다 보고 벅찬숨을 삼켜가며 그 경치에 감탄한다.

 

 

 

노고단을 출발(04:40)하여 대피소에 도착하니 05:25이다.

이곳에 미리온 사람들은 벌써 버너로 밥을 하고 있다.

올라온 김이 바깥이 보이질 않을 정도로 유리창에 서려있다.

아이들도 많이 보인다.

아마 선생님을 따라온 자연탐구반인것 같다.

 

우리는 이곳에서 갖고온 빵으로 가볍게 배를 체우고 출발한다.

여기서 만났던 몇분을 종주길에서도 만난다.

 

 

 

 

 

간식을 마치고 05:50에 출발한다.

헤드렌턴을 켜고 출발한지 얼마지나지 않아 여명이 시작되는지 시야가 환해온다.

숲길이 열리고 천왕봉쪽이 보이는 시야가 환하게 트인 곳에서 지리산을 불태울듯이 타오르는 여명을 넋을 잃고 바라본다.

 

 

 

 

피아골 삼거리 근처에서 내려다본 피아골의 새벽 모습이다.

산, 산, 산.... 산줄기, 줄기, 줄기...이어지는 지리산산산....

 

 

 

벌써 지리산 능선길은 단풍이 지고없다.

앙상한 나무가지는 겨울준비를 하고있다.

길 양옆에 산죽이 늘 푸르른 모습을 보여준다.

날이 밝아지니 걷기가 한결 가볍다.

 

 

삼도봉이다.(08:15)

쉬임없이 걸어오니 비스듬이 비추는 가을햇살이 몸을 녹여준다.

사진 찍기도 좋은 아침햇살이다.

 

 

화개재(08:40)

 

 

 

화개재에서 내려다본 지리산 계곡...

능선길에는 단풍이 없으나 3, 4부능선 근처에서는 한창 단충이 물들고 있다.

 

 

 

연하천대피소에 도착(12:15)한다.

이곳 까지 오면서 엄청나게 길고긴 계단길을 많이도 오르고 올랐다.

11:00시가 넘으니 슬슬 허기도 느껴지고, 다리에 피로감도 찾아온다.

이곳 까지 성삼재를 출발하고 빵하나 먹고 7시간 넘게 걸었으니 허기가 찾아올만도 하다.

 

이곳에서 갖고온 김밥으로 점심을 먹는다.

시금치 국을 끓여 뜨끈한 국물을 마시니 걸어온 피로가 가시는듯 하다.

 

 

 

벽소령 대피소(15:00)에 도착한다.

산행 첫날이고 미리 이곳 대피소에 예약을 해 두어 이곳에 머므른다.

날씨가 맑아 푸른 하늘에 흩어진 구름이 가을의 정취를 더해준다.

 

노고단 대피소에서 쉬면서 만났던 전선생을 이곳에서 만난다.

나이가 65이라며 자랑스러워 하며 술잔을 권커니 하며 즐긴다.

얼마지나지 않아 뫼닮님의 나이가 70이고 내가 69이라니 금방 "형님"이라 하니 모두들 웃는다.

뫼닮님이 갖고온 삼겹살과 쇠주로 피로를 달래고 자리에 누우니 초저녁 20:30이다.

 

대피소의 침상의 넓이는 60cm정도다. 담요두장...

군대 제대하고 이렇게 좁은 잠자리에 자보기는 이번이 처음인것 같다.

세계의 많은곳을 배낭여행했고, 트랙킹을 하면서 머물었던 게스트하우스나 롯지의 잠자리는

모두 1.2m 이상폭의 침대였고, 준비된 이불도 깨끗하고 충분했는데 한국의 산장들은 모두가

머무는 등산객들을 거지(?) 취급하는것 같다.

 

그래도 첫날 10시간 넘게 걸어어서 그런지 좁은 침상에서 몸부림도 치지않고

코고는 소리를 자장가 삼아 깊은잠에 빠져든다.

 

이튿날, 북어국을 끓여 아침을 먹고 08:10에 장터목 대피소를 향해 출발한다.

 

 

 

지리산...

산줄기, 산줄기가 이어져 가고,

능선과 능선이 겹겹이 겹쳐 달리고 ...

가물거리는 산, 산, 산...

이모습이 지리산이다.

 

 

 

세석대피소를 향해 능선길을 걷는다.

역광에 비치는 가을 경치가 따사롭게 느껴진다.

그래도 마지막 남아있는 낙엽의 모습이 정겹다.

 

 

벽소령을 출발하고 한시간여가 넘어 뒤를 볼아보니 벽소령대피소가 보인다.

 

 

 

                        09:50, 칠선봉이다.

                        천왕봉, 제석봉, 중봉이 보인다.

                        킬리만자로를 다녀온후 내 블로그를 찾아오신 뫼닮님과 함께 ...인증샷...

 

                        뫼닮님은 70세 나이로 1주일전에 공룡능선을 넘으셨다.

                        69세 나이에 혼자 에베레스트,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를 오르셨고, 동남아, 인도로 배낭여행도 다녀오셨다.

                        내년에  중국 사천 야딩트랙킹을 계획 하신다하여 나도 같이 가기로 해 두었다.

 

 

 멀리로 이어지는 산, 산, 산...

아침 운해가 멀리 보이는 산을 휘감으니 다도해 같이 보인다.

 

 

 

 

 

 

 

 

 

긴 계단길을 넘고 넘어 이 마지막 계단길을 만난다.

이곳만 넘어가면 세석대피소다.

어딜가나 계단길이 싫다.

 

 

 

세석대피소에 도착하니 12시가 조금 넘었다.

이곳에서 라면으로 점심을 먹는다.

취사장 근처에 햇살이 따사롭다.

여기서 장터목 까지는 2시간이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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