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대간, 정맥, 일반)

억새밭 화왕산의 은빛 가을

master 42 2009. 10. 26.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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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요일, 바쁜 일손 멈추고 화왕산엘 오른다.

창녕에서 곧바로 직코스로 오르지 않고 관룡사 방향에서 청룡암을 거처

병풍바위로 올라 능선타고 화왕산 정상쪽으로 가며 억새분지를 중심으로 한바퀴돌아온다.

 

금년 정월 대보름 억새 태우기 축제때 많은 인명 사고를 냈던 바로 그곳이다.

몇년전에 한번 가봤지만 올해는 늦게 갔는지 많은 억새들은 마지막 은빛 꽃잎을 날려보내고

서서히 그 자태를 움츠려가고 있다.

 

몇년전 신불산 간헐재에서 봤던 억새군락과는 많이 다르다.

그러니 태양에 역광으로 비치는 은빛 물결도 간헐재와는 완전히 다르다.

화왕산 억새는 정상 근처 분지를 중심으로 원형을 이루고 있다.정상과 배바위 쪽에서

바라보는 풍경들이 그냥 멈춰선 은빛이다.

 

그러나 간헐재쪽의 억새군락은 부는 바람에 은물결이 파도타기 하는듯 했다.

바쁘지도 않으니 천천히 걸어다닌다.

관룡사에서 올르니 그래도 단풍이 물들어 있다.

단풍으로 유명한 산과는 다르게 그냥 가을의 산을 느낄만큼 단풍이 들어있다.

 

늦은 가을 나들이라 그런지 예상 보다는 사람들이 적게 올라온것 같다.

단풍 구경에 빠지고 억새의 은빛에 녹아드니 이렇게 가을이 가고 있는걸 느낀다.

가는 가을을 더불어 타고 다니니 하루해는 금방 떨어진다.

우포늪쪽으로 붉은 노을을 만들며 가을해가 넘어간다.

 

  

 

청룡암 산신각앞에 가을이 익어간다.

감이 많이 달려있으나 따지않아 홍시로 익어가고있다.

 

 

 

 

 

병풍바위 능선이 단풍으로 타고 있다.

단란한 한가족이 타는 단풍 밑에서 점심을 먹고있다.

내가 젊을때는 바쁘게 사느라 가족들과 나들이도 못했다.

지금은 모두 성혼하여 흩어져 사니 저런 모습이 부럽기만 하다. 

 

 

 

 

 

 

성곽을 보호하기 위하여 성곽위에 올라가지 말라는 팻말이 있는데도

모두들 그곳에서 점심도 먹거, 성곽위를 걸어간다.

 

드라마 허준을 촬영했던 셋트장이다.

그리고 대장금의 귀양가는 장면도 이곳에서 찍었단다.

 

 

 

 

 

 

 

 

 

화왕산 억새들과 한동안 놀다가 다시 관룡사로 내려온다.

내려오던 중간에 바위밑에서 붉게 타고있는 넝쿨을 잡는다.

마침 마지막 깔딱이며 넘어가는 석양에 그 모습을 태운다.

역광으로 잡은 모양이 기어가는 개미떼를 크로즈업한것 같다.

 

 

 

 

관룡사로 내려오니 금방 능선넘어로 떨어지는 햇살에 역광되어 타는듯한는 단풍을 만난다.

얼른 챙겨넣은 카메라를 빼어 한두컷 잡고나니 해는 금방 능선을 꼴까닥 넘어가 버린다.

 

기다려 주지 않는게 저 해 뿐이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