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대간, 정맥, 일반)

2년전,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의 추억

master 42 2008. 12. 25.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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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성탄절이다. 어제 저녁 잠이오지 않아 이리뒤척 저리뒤척하다가 컴앞에 앉아 2년전에 다녀온 안나푸르나 베이스 캠프 트랙킹 사진을 보며 한동안 즐거운 추억속으로 날아 들어간다. 2006년 12월 24일, 오후 4시경, 포카라를 출발한지 4일만에 안나푸르나 베이스 캠프에 도착했다. 올라오는 동안 내내 안나푸르나의 웅장한 산세와 계곡에 넋을 잃고 왔지만 안나푸르나의 웅장한 만년설산이 내 눈앞에 펼쳐지니 새로운 감격이 밀려오고, 그 자태에 푸욱 빠져들어가며 산이 나를 누르고 있는듯 느껴진다. 해가 지는지 왼쪽산으로 부터 산그림자가 서서히 밀려온다. 그래도 웅장한 설산의 해 지는 모습을 조금이라도 더 볼려고 많은 사람들이 움직이지 않는다.

 

베이스 캠프 롯지에는 벌써 많은 외국 젊은이들이 도착해 있었다. 롯지의 방을 배정 받았으나 지금 까지 왔던 다른 롯지와 다르게 샤워를 할수 없어서 갖고간 물티슈로 몸의 땀을 닦는다. 이것도 쓰레기라 도루 갖고가기 위하여 짐속에 넣는다. 저녁 시간이 되어 식당에서 저녁을 시켜 먹고 짐을 대강 챙긴다. 날이 어두워 다시 식당으로 가니 모두들 두꺼운 천으로 주위를 감싸놓은 식탁밑으로 발을 넣고 (식탁 밑에 버너를 지펴 따뜻하다) 크리스마스 이브의 파티를 즐기고 시작한다. 모두들 20여명이 넘는 식구들이다. 옆 롯지는 벌써 시끌벅적 한다.

 

 

독일, 호주, 싱가폴, 미국, 카나다, 한국등에서 온 젊은이들이다. 각자 소개를 하는데 내 차례가 되어 65살이라 하니 모두들 "와아!"하며 손벽을 쳐준다.. 각국의 민요와 유행하는 노래들을 부르며 손벽치며 즐거운 흥속으로 빠져든다. 마지막으로 크리스마스 케롤을 몇곡 부르고 잠자리에 든다. 난 다시 카메라를 들고나와 마차푸츠레봉 하늘위로 앵글을 맞추고 밤별이 흘러가는 흔적을 담는다. 날씨는 영하 15도를 지나가고 있다. 한시간 반 동안 몇컷을 담고 잠자리에 드니 12시가 넘는다. 고산증세인지 잠이오지 않고 숨이 가뻐 밤새 뒤척이다가 아침을 맞는다.

 

 

아침 6시쯤 일어나 밖으로 나가니 많은 사람들이 안나푸르나의 일출을 볼려고 기다린다. 6시40분을 지나니 서서히 해가 뜨고, 안나푸르나의 설산 연봉들이 코발트색 하늘밑으로 흰 자태를 나타낸다. 해뜨기 전과 해뜰때의 산능선의 모습이 완전히 다르다. 햇살이 비추는 각도에 따라 변하는 안나푸르나연봉의 모습을 보며 모두들 탄성을 지른다. 그리고 두손 모아 경건한 마음으로 기도하는 사람들도 있다. 오늘 크리스마스 아침에 이 글을 쓰며 6박 7일간의 트랙킹을 추억하며 새로운 감회에 빠져본다. 2년전 오늘, 크리스마스 아침, 웅장한 안나푸르나 설산 연봉 앞에 서 있는 나를 만난다. 그리고 지금의 나도.... 가슴이 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