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일본

일본 출장에서 만난 오랜친구의 얼굴에...

master 42 2011. 11. 12. 06:59

이마바리성(城)

 

어제 저녁, 나흘간 일본 출장에서 돌아왔다.

시코쿠 이마바리라는 도시에 섬유원단을 짤때 무늬를 만드는 "자카드"라는 기계를 수출한지도 벌써

6년째가 되었다. 이 기계는 내 후배가 만드는데 외국에 수출하지 못하여 일본 이마바리에 있는 친구

아오이(靑井)한테 소개시켜 이곳으로 수출하고 있다.

 

이 기계는 5~6년에 한번씩 내부 부품을 완전히 바꿔야 하는데 처음 수출했던 기계를 이번 기회에 그 작업을

하기 위하여 후배와 함께 다녀왔다.

난 이 기계에 대한 기술은 없고, 다만 일본어 통역과 영업을 위한 상담을 위해 동행했다.

사흘만에 완전히 수리하여 재가동시켜 주니 바이어 측에서는 대단히 만족해 한다.

유럽제는 기계값이나 수리비가 두배이상 드니 다른 업체와 추가 판매상담도 아주 잘 되었다.

 

 

 

20여년전 부터 알고지내는 친구 아오이(靑井保)는 이제 은퇴를 하고 아들 히데기(靑井英樹)한테 물려준 상태다.

나와 동갑내기로 10년전에 한갑잔치를 할때는 나를 초청하여 같이 한갑잔치를 즐기기도 했다.

그러나 오래전 부터 앓고있는 당뇨병 때문에 고생을 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만나니 병색이 완연한게 걱정스럽다.

하루에 두번씩이나 인슈린 주사를 스스로 맞는데 얼마전 부터는 또 류마치성 관절염으로 고생하고 있다.

걸음걸이를 절뚝거리며 통증에 힘들어하고 있다.

 

며개월전에 6살이나 더 많은 아내가 뇌출혈로 쓸어져 두어달 병간호를 했다며 그 후로 더 쇠약해지고 있단다.

일년전에 만났을때만 해도 당뇨는 평생갖고 다니는 병이라며 일을 열심히 했다.

그런데 이번에 만난 아오이는 일년전과는 완연히 다르게 얼굴에 병색이 나타나 보인다.

담배도, 술도 완전히 끊었다며 우리들과 식사를 해도 많이 먹지 못하고 있다.

 

아침 열시가 넘어 출근하고 두어시간 우리들이 일하는 모습을 보다가 아프다며 집으로 돌아간다.

그런 몸 상태로 그래도 11월 21일, 기계 4대를 구매하기 위하여 고객을 데리고 한국에 올려고 한다.

내 생각으로는 아마 이번 한국에 오는것이 아오이로는 마지막이 되지 않겠나 싶어 걱정된다.

 

 

 

 

 

20여년, 오랜동안 나와 친구로 지내며 많은 우정을 나누고 봄이면 벗꽃이 만발할때 하나미(花見)를 즐기자며

일본으로 초청하기도 했고, 처음 기계를 수출하고 그 전시회를 그곳 이마바리에서 개최할때 축하연 자리에서

많은 고객앞에 나를 소개하며 가장 친한 한국친구라며 자랑스러워 했다.

내 나이 50에 20년을 다니던 타올공장에서 강퇴당하고 하는일 없이 빈둥거리며 해매고 있을때 그곳으로 초청하여

"지금 까지 해왔던일, 잘 하는 일, 소질있고, 재미를 느끼는 일"을 하라며 지금의 내가하는 일을 많이 도와줬던 친구다.

 

내가 새로운 기계를 개발할때 어려우면 연락하면, 일본에서 개발된 기계를 보여주며 그곳 기술자들과도

정보교환을 할수 있도록 주선해 주어 많은 도움을 얻었다.

또한 아오이가 한국으로 부터 기료나 기계장치를 수입할려고 하면 내가 힘써 도와주었다.

지금 한국에서 만드는 "전자자카드" 일본 총판을 받어 성공하는데 내 힘이 컷다며 고마워 한다.

 

 

 

 

 

엊그제 저녁을 먹는 자리에서 아오이는 앞으로 그의 아들 히데기를 많이 도와 달라며 내게 간곡히 부탁한다.

소학교만 졸업한 아오이나 영어를 할줄 모르는 히데기 한테 작년에 컴퓨터를 배우라고 했더니 힘들다고 하더니

이번에 가 보니 컴퓨터와 스케너를 두고 업무를 볼 정도로 많이 발전한것 같다.

앞으로 서로 e-mail로 통하자며 몇가지 아르켜 주니 금방 알았다며 좋아한다.

 

이마바리는 시코쿠의 조그마한 도시지만 조선업과 타올산업이 전체산업의 주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두 산업 모두가 사양 산업이라 옛날 보다 도시가 활발하지 못하다.

20년전에는 이 도시에 500개가 넘는 타올회사가 있었는데 지금은 80개 정도만 남아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그 제품만은 세계에서 최고라 할 정도로 품질이 높다.

일본 전국 타올 수요의 70% 이상을 중국에서 만들어 오고 있다.

 

 

 

 

 

6년전에 태평양과 만나는 이마바리 앞바다의 일출을 사진에 담아본적이 있어서 이번 출장길에도 카메라를 갖고갔다.

첫날 새벽같이 일어나 방파제쪽으로 나가 앞바다를 보니 구름이 한가득 끼어 있다.

두쨋날도 똑 같아서 일출 사진 찍는걸 포기하고 간단히 몇장만 담아봤지만 실망하고 돌아왔다.

6년전에 왔을때는 6월이라 해가 더 왼쪽에서 떴고, 사람들도 방파제에서 많이 놀아 괜찮은 포인트였는데

지금이 11월이고 날씨가 쌀쌀해서 그런지 방파제가 조용하다.

 

일을 마치고 돌아올때 아오이와 아들 히데기는 기계가 성공적으로 돌아가게 되고 또 이번 기회에 수리하는 방법까지

많이 배웠다며 나한테 엄청 고마워 하며 더욱 열심히 노력하겠다 한다.

불편한 몸으로 우리를 배웅하는 친구 아오이 한테 "우짜든지 건강하게오래 살아라..." 하는 간절한 마음으로 손을 잡고 흔들었다.

돌아오는 기차속에서 아오이를 생각하는 내 마음은 무거우나 그래도 그의 아들 "히데기"가 잘 해 낼거라 생각하니

무겁던 마음이 풀어진다.

 

 

 

 호텔에서 내려다본 이마바리 시가

 

이마바리성에 아침 햇살이 따사롭게 부디친다.

맑은 물에 비친 그림자도 따사롭게 느껴진다.

 

 

이마비리 시내에서 가장 높은 건물 이마바리 국제호텔이다.

내가 1973년에 처음 이곳에 출장 갔을때 이 호텔에 머물렀는데

그후 새로운 건물을 신축하여 제일 유명한 호텔이 되었다.

 

아침 7시 30분쯤의 골목길 모습, 조용한 모습으로 아침을 열어간다.

너무 깨끗한 골목길...

 

 

이마바리 항구의 새벽 풍경이다.

아침 일찍 떠나는 페리호가 출발 준비를 하고 있다.

그러나 대합실 안에는 노숙자가 잠자고 있드라...

 

 

집뒤로 흐르는 개울, 하수도라 하기도 하겠지만 너무나 맑은물이 흐른다.

그리고 물이 흐르는 물길따라 너무나 깨끗하다.

버려진 물건들이 하나도 없다.

 

아래의 주소는 6년전에 이곳 이마바리항의 일출을 찍어둔 사진이다.

http://blog.daum.net/bando_mc/8235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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