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아직도 아름다운 가을의 흔적이....

master 42 2011. 12. 6. 02:23

 

 

토요일 저녁 늦게까지 도면작업을 하느라 어제 일요일 늦잠을 잤다.

등산계획을 취소했기에 오랫만에 늦잠을 즐길줄 알았는데 일찍일어나는 잠버릇 때문에

늦잠은 커녕 더 일찍 일어났다.

이것도 나이 탓이겠지...

 

늦은 아침먹고 오랫만에 고향이나 가 볼가 하고 카메라를 챙겨 나왔다.

먼저 고향에 계시는 한살위의 고종사촌 형님이나 만나 점심을 같이 할까 하고 찾아갔다.

작년에 형수님을 멀리 보내시고 시집간 딸아이와 사위와 같이 살고 있다는 이야기는 그전에 들었기에

크게 외롭지 않게 살거라 생각하며 집근처에 도착하니 김장을 할려는지 배추를 막 내리고 있다.

 

사위가 나를 반갑게 맞이해 주어 인사를 나누고 "형님 계시냐?"며 물으니 지금 병원에 입원해 계신단다.

왜? 무슨병인데? 하며 물으니 형수님 돌아가시고 간암이 발병하여 입원하시고 계신다며

이제는 치료도 할수없을 정도라며 요양병동에 계신다고 한다.

 

어릴때 한동네 같이 컷고, 그동안 방앗간을 하며 시골에서도 부자 소리 들으며 살었는데

아직도 죽을 나이는 아니라고 생각이 들었다.

2남2녀를 둔 형님이 큰아들이 군에가서 안전사고로 죽은 후 한동안 술로 세상을 살었다.

아마 그때 몸을 많이 상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날은 마침 병원에는 큰딸과 막내 며느리가 간호를 하고 있었다.

물론 간병인(호스피스)이 언제나 형님옆을 지키고 있단다.

숨을 몰아쉬며 눈을 감고 있는 형님옆으로 가서 내가 왔다고 하니 눈을 뜨며 입가에 웃음을 보인다.

한참후 "넌 요즘 어떠냐..." 하시며 나의 근황을 묻는다.

그순간 눈물이 왈칵 나와서 얼굴을 돌렸다.

 

한동안 그렇게 있다가 큰딸아이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형님은 큰딸과 같이 살며 몇년전에 결혼한 막내 아들집에는 가지 않을려고 한단다.

아직도 어린 며느리고, 손자를 본지 얼마되지 않아 불편을 끼칠것 같다며 큰딸과 같이 살려고 한다.

딸아이 한테 요양병원에서는 돈아끼지 말고 풍족하게 쓰라고 한단다.

돈벌어 이럴때 마음껏 써야 한다며 젊을때는 아껴 쓰며 알뜰히 모았고 돈 쓸때는 아낌없이 쓴다고 한다.

 

딸과 며느리와 한동안 이야기 나누는데 모두가 나한테 "재미있게 즐겁게 사십시요"라 한다.

돌아오던 길에 낙동강변에 앉아 한동안 걸어온 나의 인생길을 뒤돌아 보는데 현제의 내가 왠지 모르게 씁쓸한 느낌이 든다.

한동안 넓은 달성습지를 바라보며 무량하게 시간을 죽이다가 돌아서 나오는데

강변 뒤쪽 성서공단 언저리 작은 공원에 아직도 가을의 흔적이 화려하게 남아 있어서

갖고간 카메라로 몇컷 담아봤다.

 

여러분!!

강원도에는 큰눈이 왔다는데 우리들 주위에는 아직도 가을이 남아 있답니다.

한번 돌아보시면 늦은 가을의 흔적을 볼수 있을 겁니다.

 

모두 건강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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