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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치 출장-라마단

회사 주변 이야기

by master 42 2017. 6. 22. 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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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10일 부터 18일 까지 파키스탄 카라치로 출장 다녀왔다.

그동안 이곳으로 수출했던 많은 기계들을 A/S해 주기위해 일이 좀 뜸한 시기에 다녀왔다.

A/S는 고객을 위해서 하면서, 한편으로는 요즘 좀 뜸했던 바이어들의 주문을 끌어내기 위해서다.

그런데 가고보니 무슬림들의 라마단 축제 기간이라 외국인인 우리들은 엄청 힘들고 고통스러웠다.

라마단 기간동안 무슬림들은 해가 뜨기전에 아침을 먹고 해가 지고나서 저녁을 먹는다.

해가 떠 있는 15시간동안 일체 먹지를 않는다. 물은 물론이고 담배도 피우지 않는다.

특히 카나다나 북유럽의 무슬림들은 21시간 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으니 얼마나 힘들겠나.


외국인들에게는 많이 힘드는 라마단은 무슬림들에게는 축제란다.

이 라마단이 끝나면 "아이드 알 피트르"라는 명절이 시작되는데 이 때는 모든 무슬림들이 고향으로 돌아가

가족, 친족, 이웃들을 방문하여 공동체 연합을 다지게 된다.



모두 자리를 잡고, 식사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7시25분이 되기 기다린다.

싸이렌이 울리거나 기도문이 방송을 통해서 울려 퍼지면 모두들 허겁지겁 먹는다 .


이 명절축제 3일간은 모든 상가는 문을 닫지만 식당만은 열어둔다고 한다.

부자들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갖고있는 재산의 2.5%를 없는 사람들에게 베푼다고 한다.

가난한 사람들은 이 기간동안 부자들이 베푸는 식당에서 음식을 먹을수 있고, 라마단 기간동안 많은 부자들은

집앞에 천막을 만들어 많은 음식이나 선물들을 나누어 주는 광경을 쉽게 볼수 있다.


지난 토요일(6/10) 방콕을 거쳐 카라치에 도착했다. 다음날 일요일(6/11)인데도 A/S작업에 들어갔다.

회사에서 보내준 차를 타고 공장에 9시에 도착하여 하루에 여러대의 내 기계를 정비하고 또 운전자들을 훈련시킨다.

보통 한 공장에 5~10대의 내 기계가 있으니 하룻만에 끝 낼려면 빠르게 힘들여 해야 한다.

한국에서 나이많은 사장이 직접와서 A/S해 주니 모두들 열심히 따라온다. 그리고 예우도 해주니 기분도 좋다.

20여년된 기계를 만나면 무척 반갑다. 먼 나라로 시집 보낸 딸을 만난 기분이다.

그동안 힘들었는지 년륜이 지난 얼굴에 주름살이 보이고, 힘드는지 찌든 때도 보인다.

운전자들은 그래도 새 기계와 다름없이 잘 돌아간다고 하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워 보인다.



저녁 먹으러 온 쇼핑몰의 식당가다. 모두들 음식을 주문하고 먹는 시간 (7시25분) 까지 기다린다.

라마단 축제 기간이라 모두들 가족들과 같이 나와 행복을 느끼며 저녁을 먹는다.

식탁에 앉지않은 사람들은 통로에 퍼질러 앉아 먹는다. 한가족이 모두 행복해 보인다.




오래된 기계를 A/S할때는 운전자들이 새 기계와 같이 해 달라고 한다. 그래서 프로그램을 새로 수정해 주면 엄청 좋아한다.

또 일부 망가진 전자 부품들은 미리 보내어 보관하고 있는 부품들로 바꾸어 주고, 망가진 부품은 설계도를 그 자리에서

만들어 주고, 정비반에 의뢰해서 만들어 끼우라 하고, 정비반 작업자들을 불러 만들때 필요한 공차나 정밀도를 일일히 아르켜 준다.

라마단 기간이라 오후 4시 정도에 일을 마치는데 어느 공장에서는 이틀간 일하면서 마지막 하루는 7시가 넘도록 일 하기도 했다.

그 공장은 세계에서 가장 큰 타올공장인데 하루 생산량이 120톤이라고 한다. 내 기계 25대가 이 공장에서 잘 돌아간다.


또 이 기간동안 45도나 되는 더위라 공장안은 더 덥게 느껴진다. 그래도 무슬림들은 물 한모금 조차 마시지 않는다.

그들 앞에서 우리들이 목말라하며 물 마시기가 엄청 미안스럽게 느껴진다.

10여년전에 라마단 기간에 출장가서 하루에 바나나 5~6개 먹으며 다니다가 몸살이 나서 일찍 귀국했던적이 있었기에

이번에는 라면 14개, 햇반 7개와 김치 까지 단단히 준비했다. 아침은 라면, 햇반으로 먹으니 배가 든든해서 일하기 쉬웠다.

점심용으로 라면 2개와 햇반 한개를 항상 비상용으로 가방에 넣고 다녔는데 회사에서 센드위치를 준비해 주어 불편을 느끼지 못했다.




해변으로 나온 사람들도 많다.

아이들을 낙타에 태워주고 기념사진을 찍는 사람, 아이들과 함께 낙타를 타며 즐기는 사람...

이곳 해변에도 해가 지면 라마단 음식을 먹으며 행복을 느끼겠지....




그런데 역시 나이는 못 속이는것 같다. 금요일이 가까워 오니 온몸이 쑤셔댄다. 몸살기운이 느껴져서 갖고간 비상약을 먹었다.

몇년전에 현지 음식을 잘못 먹고 장염이 걸려 나흘을 굶고 귀국했던 적이 있었서 항상 아들한테 부탁해서 상비약을 갖고다닌다.

이번에는 가방이 가벼워 티셔츠, 양말, 팬티를 7개씩이나 갖고가서 하기싫은 빨래는 딱 한번 했다.

그래도 돌아오니 2~3일간 피로하고 졸려서 많이 힘들었다. 어제 저녁 푹 잤더니 오늘은 기분이 좋았다.


이번 출장은 명목상 내 기계 A/S이지만 실제로는 그 동안 주문없이 뜸했던 바이어들을 만나고 상담도 많이 했다.

상담했던 사장들 중에 몇몇은 라마단 기간이 끝 나면 은행과 협의해서 자금을 마련한 후 주문 하겠다고 한다.

아직도 파키스탄은 면이 생산되고 자체 방적설비가 많아 타올, 면직물 분야는 최고의 국제경쟁력을 갖고 있는 나라다.

올해 하반기를 기대해 본다.


이제 나이를 느낀다.

그래도 내 기계를 살려고 불러주면 만나러 가야한다.

오늘(6/21) 아들넘이 내게 몸 조심하라고 한다. 76회 생신을 축하한다며...


아들아, 작년 6/21에는 미국 그랜드 케년을 17간 30분에 종주했는데 ...


그래, 몸 조심할께....







무슬림들은 하루에 다섯번 기도를 한다.

라마단 기간동안은 더 열심히 기도를 하는데 마지막 기도는 2시간 정도 한단다.

저녁을 먹고 마지막 기도를 하고 많은 사람들이 쇼핑하러 나온단다. 그때가 9시가 넘은 시간인데

이때 부터 쇼핑 번화가는 차들로 막혀 주차장이 된단다.

이곳을 빠져 나오는데 2시간 가까이 걸린다고 한다.




오후 4시에 일마치고 급히 집으로 돌아간다.

새벽녁에 일어나 모자라는 잠도 자야겠고, 7시25분 후에는 맛 있는 저녁도 마음껏 먹어야 한다.

가는 길이 바쁘다.

조랑말 노새의 발걸음도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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