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슬란드, 노르웨이 트랙킹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트랙킹 4

master 42 2018. 9. 26. 00:12




아이슬란드 하이랜드 트랙킹의 종주 마지막 4일째 되는 날이다.

Thorsmork 에서 하룻밤을 푹 쉬어서 그런지 아니면 하이랜드 트랙킹 종주의 마지막 날이어서 그런지 모두들 밝아 보인다.

오늘은 Fimmvorauhasls pass 오르고 다시 원점 회귀하여 레이캬빅으로 돌아가는 일정이라 무거운 배낭은 산장에 맏겨두고

가볍게 짐을 챙겨 떠난다.

다른날과 달리 맑은 하늘이 우리의 발걸음을 가볍게 해 준다. 하늘의 구름도 이곳에 가을을 말해주는 듯 하다.

그래도 날씨는 12도 정도라 쌀쌀한 느낌이어서 보온용 파카를 입고 떠난다.


Eyjafjallajokull 과 Mydralsjokull 두 빙하 사이에 걸쳐있는 장대한 Fimmvorauhals pass 를 오르는 길은 험하고 8시간 정도 걸린다고 한다.

최근 2010년에 일어난 화산 폭발로 생겨난 Magni와 Mooi 분화구가 있다. 이때 화산 폭발로 유럽지역에 항공 대란이 일어났던 기억이 난다.

빙하가 녹아 흐르는 강을 따라 40여분을 걷다가 용암이 흘러 만든 계곡, 능선을 급경사로 올라간다.

강변에는 나무들이 자라고 숲을 이루고 있지만 능선을 오르니 금새 겨자색의 이끼가 덮인 청년기의 용암산이다.

멀리로 보이는 만년설이 덮인 산들이 이어지고, 또 빙하가 녹은 물이 만든 강줄기가 급물살로 흐르는가 싶더니 실낱같은 물길로 멀리로 사라진다.


올라가는 곳곳에 새벽에 내린 비를 맞은 야생화들이  아침해에 함초롬히 빛나고 있다.

중턱에서 풀들이 자라고 야생화도 보이니 살아있는 산 같이 느껴진다.

그러나 그 지대를 지나니 용암이 만들어낸 험준한 구간이 나오고 모두들 쇠줄을 잡고 주의를 기울여 올라간다.






정상이 가까워 지니 용암이 만든 계곡과 산, 화산재로 만들어진 광활한 안부가 나오고 곧 이어 만년설이 보인다.

만년설을 밟으며 분화구를 지나 정상에 오른다.

정상 주위는 붉은색의 화산재고, 그 바로 밑은 검은색의 화산재나 용암 덩어리들이다.

이곳은 생물체라고는 찾아볼수 없다. 두개의 분화구에서 뿜어댄 화산재로 2010년 유럽에 항공대란을 일으켰다고 한다.


정상 아래에서 만년설을 녹여 라면을 끓여 점심과 커피를 먹었다.

하늘이 맑고, 구름들이 분화구와 어울려 환상적으로 어울린다.

아이슬란드 하이랜드 트랙킹을 하는동안 어디에서든 어느 우주의 행성 같은 지형에 겨자색 이끼가 끼인 그곳을 기억속에 남겨둘려고

모두들 언제 다시 이곳에 올수 있겠냐며 많은 사진들을 찍는다.


하산하는 길은 모두 룰루랄라 하면서 즐겁게 내려온다.

산장이 가까워 지는 곳에서 모두들 강물에 발을 씼는다. 빙하가 만든 강이라 아무리 하류라도 엄청 차겁다. 발의 피로가 싸악 가신다.

오후 3시쯤 산장에 도착하여 하산주와 저녁겸 밥을 먹고, 오후 4시 30분 버스로 레이캬빅으로 출발한다.

드디어 3박4일 60km 의 아이슬란드 하이랜드 트랙킹이 끝났다.


오늘밤은 레이캬빅의 호텔에서 아늑한 침대에서 잘수 있고(산장에서는 70cm폭 5cm 두께 메트리스 100,000원), 밀렸던 빨래도 할수 있고,

샤워도 무료로 할수 있고(산장에서는 10분에 5달러), 전화기(산장에서는 10달러), 사진기(충전 불가능) 밧테리도 무료로 충전할수 있다.

그리고 한켄에 엄청나게 비싼(13,000원) 맥주를 싼값에 마실 수 있다.


오늘 우리들은 ....

야생에서 문명으로 들어간다.
































동영상 1


동영상 2


동영상 3



마지막으로 아이슬란드 하이랜드 트랙킹을 마치고 미주 트랙킹의 대장 박춘기씨가 쓴 글을 옮깁니다.


산자락 노을에 물들고 싶다. 
지구의 이방. 아이슬란드 Laugavegurinn/Fimmvörðuháls Pass 종주 트레킹. 

근자에 와서 세계 베스트 하이킹 코스중 하나로 급부상한 아이슬란드 종주 트레킹은 뜨거움과 차거움. 불과 얼음.

이처럼 상반된 극과 극이 만나 조화를 이루는 아이슬란드의 풍경을 단 한마디로 설명하기란 불가능합니다.

다른 행성에 불시착한 듯한 착각을 할 만큼 이질적인 풍경을 품고 있는데 발길을 옮기는 길 양편으로 부글부글 간헐천이 끓어오리고

유황내음 짙은 자욱한 수증기가 안개처럼 덮고 있고 별의 별 소리를 내며 지각을 뚫고 솟아나는 땅의 열기. 아이슬란드 하이랜드 지역의

보석같은 풍경이 집약되어 있는 라우란드만가 에서 출발하여 가장 최근인 2010년 화산폭발이 있었던 화산의 민낯을 볼 수 있는 Fimmvörðuháls 고개까지 넘게 되는 이 트레킹코스는 매년 6월 중순부터 9월 초까지 한시적으로 이용가능한 곳으로 세계 각지에서 이 트레킹을 위해

아이슬란드를 방문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산장의 규모가 40~70명 선에서만 이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거의 일년전에

예약을 해야만 얻을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합니다. 

아이슬란드는 유라시아와 북 아메리카 대륙판의 지각판이 충돌하는 곳으로 이 지구의 경이가 만들어낸 이질적인 자연 풍광은

반지의 제왕에서 죽음의 땅 우르도르의 밑그림을 그렸고 15소년 표류기를 쓴 쥬르베르는 이글거리며 타오르고 치솟는 분화구 속으로

들어가면 지구는 모두 연결 될 것이라는 무한한 상상력을 키워주는데 여러분들은 이곳에서 어떤 꿈을 꿀 수 있을까요?

유럽의 제일 끝 북쪽에 위치한 아이슬란드는 동서남북 모든 지역이 각각 독특한 특색을 지니고 있습니다.

북쪽은 폭발이 빈번한 화산과 용암이 흘러 내려 굳은 화산지대 남쪽은 얼음이 펼쳐진 빙하지대입니다. 또한 어디든 황량한 해안선이 펼쳐지고,

웨스트 피요르드에서는 극지를 제외한 지역 중 가장 많은 빙원이 관찰 가능합니다.


북극해와 맞닿은 아이슬란드는 뜨거운 김을 내뿜는 화산과 차가운 빙하를 모두 지니고 있는 극적인 자연환경으로 국토 전체가 트레킹 코스라

일컬어지는 트레킹 여행의 메카입니다. 화산지대를 지나면서 이끼에 덮인 바위와 유문암 재질의 산봉우리의 수려한 경관을 감상할 수 있죠.

이 길을 걸으며 아주 다채로운 풍광을 만끽할 수 있는데 걸음의 갈등이 해소되지 않은 이들은 바이킹 해적들이 엄청난 보물을 숨겨놓았다는

60m 높이의 스코가 폭포(Skogafoss)까지 가는 24km 거리의 코스를 추가할 수 있습니다.

어쩌면 라우가베구르 종주 트레킹은 이 Fimmvörðuháls Pass를 넘어 감으로 명실공히 완성된다 하겠습니다. 

이번 트레킹에 참여한 동행들은 오십대부터 칠십 후반 까지 다양한 연령층과 난생 처음의 산행이라는 이들도 몇 있어 저으기 염려했으나

모두 완벽하게 4박 5일의 일정으로 60km 종주를 마쳤습니다.

아마 그토록 수려한 풍경과 날씨까지 뒷받침해줘 신비로운 아이슬란드 하이랜드의 자연을 마음껏 음미한 덕분이 아니었나 여겨집니다.

이 종주길의 산장들을 한번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는데 국민성의 저급함 때문인지 방문 때 마다 매우 불쾌해집니다.

마치 돈의 노예가 된 것 처럼 그 순수한 자연 속에서 영리의 과욕이 마음을 쓰리게 하는데 예년과는 달리 무상으로 해주던 전화기 충전을

아예 없애버렸거나 10 달러씩을 받고 해줍디다.


어느 단체나 국가가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들이 운영을 하며 이것들을 모아서 예약해주는 상업적 리더의 농간으로 가격 담합이 버젓이

비닐 장판 깐 나무 침대 하나에 십만원 가까이 받고 있습니다.

전기도 없고 온수샤워는 또 돈을 내야하고 침낭이나 담뇨 베개는 당연 우리 몫입니다. 식료품은 취급하지 않아 5일간의 식량을 모두 짊어지고

가야하니 거의 백팩킹 수준입니다.

맥주 한캔에 만 오천원이라면 가히 그 실태가 어떤지 상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알프스나 돌로미테처럼 다른 세계적 이름난 트레킹의 산장

운영처럼 이 나라도 국가나 산악 단체의 개입해서 손을 봐야하지 않나 싶습니다.

갈 때 마다 더 열악해지는 산장 운영 실태가 그 동토의 땅에 펼쳐지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깨부수고 있기 때문입니다. 

언제나 처럼 종주는 끝이 나고 그 고단함이 풀어지기도 전에 그 길 위에서 나누었던 우정과 나눔 그리고 그 미려했던 풍경들은 이미

추억이 되어버립니다.

갈색 구릉과 흰산들. 검은 화산과 하이얀 구름. 연록색 이끼와 푸른 빙하. 색색의 들꽃들과 차디찬 시냇물. 이처럼 상반된 요소들의 대비와

조화가 빛나는 땅. 아이슬란드. 어디서나 흔하게 조성된 노천 온천에서 즐기던 아늑했던 시간들. 란드라만가 출발점에서 황혼까지 즐기던 노

천욕이 마냥 좋아서 새벽 동틀 즈음에도 다시 몸을 담그고 화려한 이역의 일출을 감상하던 기억. 휴화산의 살아있는 움직임을 확인하며

걷는데 불쑥불쑥 솟아오르는 물기둥과 수증기에 깜짝 놀라 걸음을 멈추었던 기억들. 얼고 녹고를 윤회하며 만들어져 가는 빙하를 밟고 가던

산장 가던 길의 추억. 그 길을 걷다가 저체온증으로 죽어간 일본 청년의 추모비를 보면서 하이랜드의 혹독한 기후를 다시금 생각하게 했던

시린 기억. 그 비싼 맥주를 발동이 걸려버려 5박스를 마시며 흥근하게 취기에 젖어가던 백야의 밤. Fimm 고개에 힘겹게 올라가 만년설을 녹여

끓여먹던 그 라면과 커피의 맛. 흰눈이 남아있는 계곡을 따라 올라가 지천으로 뿜어대던 지열의 변방에서 즐기던 맥주 파티의 노천온천욕.

모두가 이제는 그리운 추억이 되어버렸습니다.


함께 했던 동행들도 이제는 어느새 그리운 사람들이 되었습니다.

노르웨이로 날아와 보낸 시간이 수일이건만 아직도 코끝에 맴도는 짙은 유황 내음은 오늘도 여전히 우리들의 우정처럼 끈끈히 풍겨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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