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8일, 어제 비, 바람 때문에 올라가지 못했던 노르웨이 3대 트랙킹중 두번째 쉐락볼튼(Kjeragbolten)을 트랙킹 하는 날이다.
어제 일정이 바뀌어서 먼 숙소에서 이곳 까지 오는데 꼬불꼬불한 피요르길을 따라 4시간 정도 달려
산아래 마을에 도착하여 먼저 점심 부터 먹고 시작 한다.
오후 1시에 주차하고 오르기 시작하니 처음 부터 급경사 바위산이다. 쇠줄을 잡고 올라가다가 밑을 냐려다 보니
출발했던 주차장 아래로 가마득히 보이는 마을과 상승하는 구름이 만들어 내는 경치에 한동안 넋을 놓고 있을때
대장이 닥아오며 급경사 바위산이니 미끄러지지 않게 주의 하란다.
Kjeragbolten (쉐락볼튼)으로 가는 길은 험하고 경사가 가파른 산을 여러개를 넘어야 하고,
또 평평한 바위가 널부러져 보이는 곳도 지나가야 하고, 눈녹은 물이 고여있는 넓은 웅덩이도 지나가야 한다.
계단도 있고, 쇠줄도 잡고 올라가야 한다. 힘들여 산 하나를 넘고 나면 평지가 나오는가 싶더니 또 다른 산이 앞을 가로 막아 서 있다.
돌아 내려오는 젊어 보이는 우리나라 사람을 만나 얼마 남었는냐고 물어 보니 아직도 한참을 더 가야 한다고 한다.
나한테 연세가 얼마되시냐고 하고 물어 보길래 난 그냥 씨익 웃으며 "좀 먹었습니다" 라고 했다.
나이는 왜 물었을까?
이렇게 높은곳에서도 양들이 풀을 뜯고 있었다.
가을로 접어드는 계절이라 이제마지막 남은 풀을 찾어 이곳 까지 온것 같다.
명찰이 목줄에 붙어 있는걸로 봐서 주인은 있는것 같다.
방목하는 가축들은 봄, 여름에는 보드러운 풀들만 찾아서 먹지만 가을철로 접어들면서 보드러운 풀을 찾아 멀리로 옮긴다.
겨울철에는 싸이로에 넣어둔 건초를 먹고 자라겠지...
그러나 몽골등 유목민들은 건초를 저장하지않고 겨울에도 방목한다. 가축들은 눈속에서 지난 가을에 자랐던 풀을 뜯어먹고 산다.
쉐락볼튼으로 올라가는 오른쪽 계곡은 피요르드 계곡이다.
아래로 부터 구름이 우리들과 벗하며 오르락 내리락 하며 노닌다.
중간지점쯤 되는곳에 안전을 위해서 마련한 구급용 대피소가 있다.
모두들 이 대피소앞에서 느긋하게 쉰다.
드디어 노르웨이 3대 트랙킹중 두번째 쉐락볼튼에 도착했다.
이 바위를 계란바위라고도 한다.
두 절벽 사이에 끼어있는 바위에 올라 사진 찍기위해 모두들 줄서서 기다린다.
구름 안개가 오락가락하니 재수 없으면 안개속에 보이는 희미한 사진을 담을수 있다.
바위 아래로는 피요르드가 보이는 낭떠러지라 흐르는 물이 가마득히 보인다.
바위로 건너가는 길은 줄을 잡고 쉐락볼튼 바위위로 건너가야 한다.
그 바위위에 서면 앞뒤가 뻥 뚫여있고, 바람도 불고, 구름도 지나간다.
젊은 사람들은 별별 포즈를 만들어가며 사진 찍기를 즐긴다.
젊은 남녀가 뽀뽀도 하고, 사랑을 고백하며 구애하는 커플도 있다.
또 어떤 사람들은 다리를 덜덜 떨며 올라가서 오금을 잘 펴지 못하고 떨다가 내려오기도 한다.
난 쉽게 용감하게 올라갔으나 포즈가 갑자기 생각이 나지않아 그냥 팔만 벌렸다.
너무 감격 스러웠다. 이 사진 한장 찍으려고 힘들게 몇시간 걸려 이곳 까지 왔다니....
그런데 난 운이 없어서 그런지 갑자기 안개가 닥아와 안개속 사진이 되었다.
내가 손을 벌려 구름 안개를 불러 모았나??
8월 29일, 하루를 쉬면서 Trollgunga 가는 중간에 있는 자그마한 호반의 도시 Odda를 관광하고 가벼운 쇼핑도 즐겼다.
그리고 내일 트랙킹 하기 쉽게 Odda 에서 가까운곳에 숙소를 정했다.
이제 가을이 오고 있는지 이곳 거리에서나 경치들이 단풍으로 서서히 바뀌고 있다.
정말 조용한 호반의 도시다.
8월 30일, 오늘은 노르웨이 3대 트랙킹중 마지막 Trolltunga (트롤의 혀)를 트랙킹 하는 날이다.
새벽 2시에 일어나 짐 챙기고, 도시락으로 대장이 만들어준 김밥을 챙겨 넣고 새벽 3시에 Trolltunga를 향해 풀발한다.
이곳을 가기 위해서는 만들어둔 주차장이 두곳이 있는데 하나는 마을 입구에 있고, 또 하나는 좀 높은곳에 있다.
두 주차장의 거리는 걸어서 1시간 넘게 걸린다. 높은곳의 주차장은 40대 규모로 좁다.
만약 이곳에 주차한다면 오늘 트랙킹 할 시간을 2시간 정도 줄여 8시간 정도 걸린다고 한다.
그러나 왕복 10시간 넘게 걸리는 아래 주차장 까지 걸어 내려오는 일이 마지막 지쳐 있을때 보통 힘드는게 아니란다.
새벽 4시반쯤 입구 주차장에 도착하니 차 한대가 개방시간을 기다리고 있다.
우리팀은 높은곳 주차장에 주차 할수 있다. 1시간 30분을 기다려 6시가되니 입장료를 받고 통과 시켜준다.
주차시키고, 준비하여 6시 30분에 출발하니 해가 벌써 떠 올라있다.
올라가는길은 처음에는 약간의 급경사도 있지만 중간쯤 부터는 대체로 완만한 바위산 길이다.
가깝게, 또 멀리로 구름이 걸려 있는 노르웨이의 경치에 취하며 힘찬 아침 햇살을 받고 올라간다.
미주 트랙킹의 대장 박춘기씨다.
이분과는 몇차례 트랙킹을 같이했다. 반찬 만드는 솜씨가 왠만한 주부 뺨 칠 정도다.
대학교때 내내 포장마차를 했다고 한다. 트랙킹 시작 하는날 먼저 현지에서 배추를 구매해서 김치 부터 담근다.
이번 아이슬란드 하이랜드 3박4일 트랙킹에 필요한 주식과 부식을 20kg 메고 다니는 트랙커다.
물론 팀원들도 자기가 먹고 지낼 기본 음식들은 메고 다녔다.
잠자리는 고급스럽지 않아도 직접 음식을 만들어 먹으니 트랙킹 내용에 비해서 경비가 저렴하다.
트랙킹 진행중 앞뒤를 오가며 사진도 모두 찍어주고, 밤이면 안주를 곁들인 술자리를 만들어 준다.
지금도 세계의 트랙킹 코스를 걷고 있으면서 시간나면 새로운 코스를 개발하러 다닌다.
모습과는 달리 글 솜씨가 장원급에 속할 정도다.
www.mijutrekking.com
트롤의 혀가 얼마 남지 않는 지점에서 간단히 요기를 하고 갖고온 맥주를 시원하게 ....
그러나 트롤의 혀는 이곳에서도 한참 더 가야 한다.
아침 햇살이 싱그럽게 비추고, 피어 오르는 구름 사이로 피요르드의 푸른 물결위로 구름의 반영이 아름답게 보인다.
가을이 오고 있는 계절이라 누렇게 익어가는 풀들이 따스하게 느껴진다.
드디어 노르웨이 3대 트랙킹중 세번째 Trolltunga 에 도착했다.
벌써 많은 사람들이 트롤의 혀 위에서사진 찍기 위해 길게 줄 서있다.
이곳 까지 오는 동안 꽤나 큰 개를 데리고 오던 부부가 개와 함께 바위위에 올라서서 개를 중간에 두고
서로가 키스하며 사랑을 확인하니 모두들 박수를 치며 환호한다.
또 어떤 젊은 남녀는 남자가 갖고온 장미를 여자에게 무릎꿇고 바치며 사랑을 고백하고 키스하니 또한 박수와 환호를 보낸다.
아무도 그런 행위 때문에 진행이 늦어진다고 불평하는 사람없이 차례가 오기를 기다린다.
난 이렇게 팔 벌려 내 인생을 환호하는 모습으로 포즈를 만들었다.
이 나이에 내가 이런 먼곳 까지 올수 있는 건강을 주신 부모님께 감사한다.
다시 새벽에 출발했던 곳으로 돌아 내려 간다.
15박 16일의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트랙킹의 마지막 일정(13일차)을 이곳에서 마무리 지운다.
돌아오는 길 위에서는 마음과 몸은 언제나 가볍다.
그래도 3시간 반은 더 걸어가야 한다. 주창장에 도착하니 8시간 30분이 걸렸다.(06:10~14:40)
그런데 우리가 타고 온 3대의 차 중에서 한대의 바테리가 완전히 방전되었다.
새벽에 출발하기전에 뒷문이 살짝 열려있어서 룸라이트가 켜져 방전된것 같다.
주위에는 아무것도 없다. 얼른 대장이 차를 몰고 마을로 내려가서 점프할수 있는 케이블을 빌려와
옆차의 바테리를 점프시켜서 무사히 내려 올수 있었다.
주차장이 가까워 지니 모두들 웃으며 증명 사진을 남긴다.
16명중 몇분이 먼저 간것 같다. 가장 왼쪽분과 오른쪽분은 워싱턴에서 오신분들인데
70, 67의 나이로 한인사회에서 성공한 분들이고, 10살 아래의 후배들과 잘 어울려 트랙킹하니 보기 좋다.
내가 77이니 젊은(?)분들은 나보고 큰형님, 두분 한테는 언제나 형님으로 서로들 호형호제하며 정겹게 다녔다.
다녀와 개설된 카톡방에서 서로 주고받는 지난 트랙킹여정에서 얻은 감동과 추억의 이야기들이 날로날로 즐겁다.
8월 31일, 노르웨이 항구 도시 베르겐 시내 관광을 했다.
세계 문화 유산으로 유네스코가 보존하는 베르겐은 사람의 마음을 앗아가는 마력의 도시라는 찬사를 받고 있는
북유럽의 유서 깊은 항구 도시로 최근 에니메이션 영화 "겨울와국"의 주무대로 유명세를 타는 곳이다.
한자 동맹의 기점인 이 오래된 항구 도시에서 아련한 노스탈지어를 느끼면서
저녁에 신선한 해산물로 대장이 조리해서 마련한 만찬을 즐기며 석별의 정을 나누었다.
모두 다음 트랙킹에서 만납시다.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트랙킹 4 (0) | 2018.09.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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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 야생화 모음 (0) | 2018.09.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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