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내 블로그에 들어와 포스팅 할려니 이상한 마음이 느껴진다.
집나갔던 사람이 돌아온 것 같이 어색하고 모든게 낮 설다.
추석 후 아내의 병세도 조금 좋아졌고, 하고 있는 일들도 물처럼 잘 흘러가고 있다.
그동안 베트남으로 수출했던 기계가 도착했다 하여 지난주에 조립, 시운전, 운전자 교육까지 마치고 출장에서 돌아왔다.
며칠 전 후배 엄사장이 마련한 하촌제(河村齊)에서 경대사대부고 총동창회 군성산악회 시니어 모임을 가졌다.
50년 전 엄사장의 부친(101세)이 이곳 봉산동 문화거리에 한옥을 지어 몇년전 까지 살아왔다.
엄사장은 이곳에서 태어나 지금 까지 부모를 모시고 이곳에서 살아왔고, 지금은 아파트로 옮겨 아버지를 모시고
살고 있는 효성이 지극한 후배다. 지금도 자주 아버지를 모시고 사무실로 가서 항상 마련해 둔 아버지 책상 앞에서
일상을 즐기시도록 하고 있단다.
후배 엄사장은 군성산악회가 창립되고 오랫동안 산악회 업무를 맡아온 성실한 산악회 살림꾼이다.
부모님을 모시고 살았으니 등산 마치고 나면 걱정하시는 부모님이 기다리신다며 언제나 먼저 집으로 돌아가면서
일행들한테 양해를 구했던 정이 넘치고 예의 바른 친구다.
여러해 전에 같이 등산하며 나이를 물었더니 “선배님, 이제 저도 한갑을 넘었습니다” 라는 말에 모두들 웃었다.
모두가 후배로만 여겨왔지 자기 나이 먹는 것만 알고 후배들의 나이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
몇 년 전 아파트로 이사하고 대구시에서 자문을 받아 오래된 한옥을 수리해서 지금의 하촌제(河村齊)라 이름하고
2년 가까이 되었다고 한다. 하촌(河村)은 어머님이 태어나신 곳인데 하빈(河賓) 동곡(桐谷)에서 낙동강이 흐르는
봉촌(鳳村) 가까이 있는 마을 이름이라고 한다. 이곳 낙동강변에는 언제나 철새 학이 많이 날아와 겨을을 보내는 곳이다.
내 고향이 동곡이라 후배의 부친이 내 형님과 40여년을 교우하며 지내온 사이고 나도 1970년대부터 잘 알고 지내왔다.
지금도 내 형님이 생각나는지 나한테 한번씩 전화로 형님의 안부를 묻곤 하신다.
하촌제는 전시회, 작은 결혼식, 회의장소, 만찬 장소로 대여하고 있다고 한다.
이날 후배 엄사장의 초청으로 산악회 시니어 14분이 모였다.
모임 마치고 마당으로 나오니 만월의 밝은 달이 중천에 떠 있다.
그 마당에 50년 전에 심었던 향나무가 이 한옥의 역사를 말하듯 하늘을 향해 우뚝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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