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코로나19 바이러스 - 헤프닝

master 42 2020. 3. 27. 22:08





어제 저녁 일찍 퇴근하여 저녁 먹고 TV를 보고 있는데 전화벨이 울려서 받고 적잖이 놀랐다.
"오늘 저녁 7시 까지 보건소로 나와 주셔야겠습니다." 그리고 "K  XX 후보님의 부인이 코로나19바이러스 확진자라

후보자 사무실을 다녀간 모든 분들은 검사 받으셔야합니다“
일주일전,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 출마한 K국회의원 후보자가 친구 동생이고 고등학교 후배라 격려차 선거사무실로

동문 몇이서 찾아갔다. 지난 2번의 총선에서 두 번이나 공천에서 밀려서 야인으로 있다가 이번 총선에서 공천을 받았다.

선거에 대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30여분 만에 사무실에서 나왔다.


그리고 일주일이 지나서 오늘 저녁 늦게라도 검사 받아야 한다는 전화를 받았다. 기분이 묘하고, 싸 하게 느낌이 든다.
얼른 옷 갈아입고 보건소로 나갔다. 조금 있으니 다른 후배들이 슬금슬금 모이는데 모두 15명은 넘어 보였다.

모두 동문 후배들이다. 모인 사람들은 모두 아무런 말이 없었다.

그냥 동문이 공천 받아 출마했으니 격려차 다녀간 사람인 것 같다.

검사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검사 마치고 나오려는데 주의해야 하는 말을 들었다.

 ”검사 결과 나올때 까지 하루 이틀 자가 격리 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슬슬 불안해 지기 시작했다.


내가 이러다가 양성 확진자가 되는게 아닌가 하는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만약 양성 확진자가 되면 동선을 따라 접촉자들을 찾겠지.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들, 집에 오는 파출부는, 어제 만났던 은행의 X차장은...

아마 모두 나 때문에 검사를 받아야 하겠지 그리고 자가 격리 까지도...

오늘 아침, 난 자가 격리를 지켜야 해서 늦게 일어나 아침 먹고 TV를 보고 있는데 보건소에서 문자가 왔다.

확인해 볼려고 하는데 또 좀 불안을 느꼈다.
문자를 열어보니 ”음성 입니다“다. 금방 큰 부자가 된 느낌이 들었다.
어제 저녁부터 오늘 아침 까지 격리당하고 있다는 느낌을 털고 나니 마음이 얼마나 가볍고 홀가분한지...

사람은 이래서 죄짓고는 못사는가 보다.


늦게 아침 겸 점심을 먹고 출근해서 며칠 후 수출할 기계를 최종 점검했다.
코로나19 때문인지 해외에서 오더가 오지 않는다.

이 기계들을 수출하고 나면 한동안 쉬어야할 것 같다.

세계 모든 나라들이 국경 걸어잠그고 오지 말라고 하니 영업하러 찾아 나설 수도 없어서 이래저래 편한 백성이 되었다.

느긋하게 기다리고 있어야겠다.


일하고 싶어도 일거리가 없어서 쉬어야겠고,

바이어들 한테 찾아가고 싶어도 국경이 문걸어 잠궈서 갈수도 없어서 쉬어야겠다.

나이 들어서 쉬고 싶은것은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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