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외국어

master 42 2023. 4. 13. 09:24

 

며칠전, 일본 시코구(四國) 이마바리에 다녀왔다. 이곳에 살고있는 오랜 친구 아오이를 만나고 왔다. 내 블로그에서 몇 번 이야기했던 40여년된 오랜 일본인 친구다. 나에게 기술적인 어려움이 있었을 때 도움을 줬던 친구다. 그가 지금 오랜 당뇨병으로 고생하고 있다는 아들의 이야기를 듣고 병문안 차 다녀왔다. 바깥 출입을 하지않고 집안에만 있다고 하는 데 많이 힘이 들어 보였다. 아오이는 한국말을 전혀 할 줄 모르니 우리는 일본말로 대화를 나누었다. 10여 년 만에 만났으니 난 오랫동안 일본말을 사용하지 않아 처음에는 좀 서툴렀다. 그러나  서서히 그곳 사투리도 기억이 나기 시작하니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1942년 일본에서 태어나서 4살 때 돌아왔다. 그리고 1973년 형님과 처음 일본에 갔었다. 가기 전에 일본어 교본으로 공부했는데 바쁘다는 핑계로 10과 정도 공부했던게 전부라 가벼운 인사말과 생활용어 몇 마디 정도만 알아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두 세번 정도 더 형님 따라 일본엘 다녀왔다. 1979년 독일 하노버에서 열렸던 세계섬유기계전시회(ITMA)를 참관하고 미리 일본에 와 계셨던 형님을 만나기 위해 나 혼자 일본에 입국했다. 그때 도쿄 공항 출입국 관리 직원이 묻던 간단한 질문에 금방 일본말로 대답했다. 그때부터 나는 일본 출장은 나 혼자 다녔다. 처음에는 많이 서툴렀지만 모르면 물었다. 내가 출장 다녔던 곳은 섬유로 유명한 오오사카와 타올로 유명한 시코쿠 이마바리였으니 나도 모르게 그곳 사투리에 익숙해 있다.

1988, 처음으로 중국에 갔다. 50살이 다 된 나이에 20년 몸담았던 형님 공장에서 강퇴 당하고 중국에서 생존을 위해 뭔가를 찾아야겠다는 일념으로 한 달 가까이 있었다. 그러나 중국말을 모르니 통역에만 의존하니 답답해서 귀국 후 곧바로 중국어 학원에서 중국어를 배웠다. 두달 가까이 배운 후 중국엘 드나들기를 하면서 시간만 나면 만나는 사람한테 물어가며 배웠다. 2년여를 그렇게 다녔는데 그러나 중국은 나에게는 너무 커서 내가 그곳에서 사업을 해 볼 마음을 접었다.

그후 동남아, 서남아로 수출하기 시작했고, 10여년이 지나니 사업도 안정되어 한갑이 지나면서 내가 좋아했던 트랙킹을 하기 시작했다. 2003, 처음 몽골 트랙킹을 갔던 길에 러시아의 바이칼 호수로 날아갔다. 비행기가 이르크츠크 공항에 내릴려고 하니 공항 직원이 영어를 할 줄 모른다며 일본말 하는 사람을 찾았다. 마침 유명대학의 교수들이 단체로 있어서 아무런 대답도 않고 있었다. 그런데 교수들이 아무도 일본말을 모른다고 해서 내가 나서서 통역하여 입국하는데 많이 쉬워졌던 기억이 난다.

200512, 혼자서 네팔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로 트랙킹 갔다. 가던 도중에 한의사 선생을 만나 같이 올라가는데 해발 3,000미터쯤에서 내려오는 한국 사람을 만나 몇 마디 물어 볼려는데 자기는 일본 사람이라했다. 그래서 내가 일본말로 인사하며 대화를 시작하니 그는 트랙킹 열흘만에 처음으로 일본말을 한다며 즐거워했던 기억이 난다. 20091, 남미 트랙킹때 페루 푸노에서 우유니 소금사막을 가기위해 볼리비아 라파즈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는데 50대의 일본 여성 트랙커가 내 친구에게 말을 걸어왔다. 내가 일본말을 하며 페루의 이야기도 해주고 그녀는 우리가 갈 볼리비아의 우유니 소금사막에 대한 이야기를 해줘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그녀도 오랜만에 일본말로 이야기하고 나니 속이 후련하다고 했다.

IMF2년 가까이 일없이 놀기도 지루해서 19991월에 1년 동안 영어회화 학원엘 다녔다. 영어를 10년  까이 배웠지만 짧은 영어라 해외무역을 하기에는 너무 아쉬움이 많았다. 딱딱했던 발음이 원어민한테서 배우니 저절로 혀가 구르기 시작했고 외국 바이어와 전화 통화도 쉬워졌다. 무역영어책 3권을 사서 읽었더니 무역에 대해 많이 배웠고, 영어학원에서 젊은이들(고등학생, 대학생)과 같이 배우다가 한갑인 나이에 컴퓨터를 알게 되었고, CAD학원에서 학생들과 같이 컴퓨터로 설계하는 능력도 갖게 되어 지금 이 나이에도 편리하게 쓰고 있다.

요즘 챗GPT가 궁금해 지는데 자꾸 게을러지니 망설이고 있다.

 

                                           10년 전에 만났을때...이 식당은 둘째 아들 내외가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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