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야! 걸을 수 있을 때 자주 보자

오늘(9/6), 고등학교 졸업 62주년 기념으로 서울과 대구에 살고있는 친구들 58명이 청주에서 모였다. 졸업 후 20주년, 30주년, 50주년 때마다 대구에서 만나 1박 2일에 걸쳐서 우리를 가르치셨던 선생님을 모시고 만남의 행사를 하고 모교에도 장학금을 냈다. 졸업 60주년이 되던 해에는 코로나 때문에 행사를 연기하게 되었고 오늘 그 만남의 행사를 했다. 이번 행사는 서울에서 큰 사업을 해서 돈을 많이 모은 친구가 청주에서 아파트 사업을 벌여 전량 완판한 그곳 모델하우스로 우리를 초청하여 모든 경비를 부담했다.

12시에 모여 오후 5시까지 식사와 주류, 그리고 안주까지 완벽하게 준비되어 있었다. 후반 여흥을 위해 BAND와 가수 까지 초청해서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이 허물없이 즐겼다. 서울에서 사업하는 친구들 가운데 이 친구만큼 돈을 모은 친구도 몇이 있다. 모두들 이 친구의 넓은 마음 씀씀이에 대해 고맙다는 인사가 넘쳐났다. 1960년 240명이 졸업했는데 100명 가까이가 저 세상으로 갔다고 한다. 우리들은 1960년 고등학교 2학년 때 2.28의 주역으로서 자유당 정권아래에서 제4대 정. 부통령선거를 앞두고 저질러진 불의와 부정에 항거하여 일어났다. 이후 3.15마산의거와 4.19혁명으로 이어졌다. 현재는 2.28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되어있다.

여흥시간에 많은 친구들이 함께 어울려 얼마 남지 않은 인생 마감날을 두고 서운한 마음을 토해내듯 목청을 뽑아냈다. 여럿 친구들이 귀가 잘 들리지 않고, 몇몇 친구들은 약간의 치매 증세가 있다고 한다. 이제 찾아올 노인병을 거부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덜 고통스럽고 추하게 늙지 않을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  나는 오늘 모임의 진행 사회를 했다. 졸업 30주년때는 부부가 모였고, 선생님들과 같이 120여명이 모여 즐겼다. 그때도 3시간여의 사회를 내가 진행 했는데, 이번 행사때는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그때 보다 모두가 산만해 보였다. 아마 부인도, 선생님도 옆에 없으니 산만해 지는것 같다. 부인들의 건강 상태도 좋지않고, 많은 선생님들은 고인이 되셨다. 오후 5시쯤 일어나 석별의 시간을 보내고 마지막으로 교가를 목청높여 부르고 서울과 대구로 돌아왔다.

친구야! 걸을 수 있을 때 자주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