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

누가 이사람을 모르시나요?

master 42 2010. 11. 26.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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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타고니아 파이네 국립공원 트랙킹 3일째 되던날, Torres 3봉을 보기위하여 Chirenos 산장으로 가는길...

 

 

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

훤칠한 그 키에 활달한 걸음걸이

이른 아침, 언제나 걸어서 출근하는 사나이

언제나 말없이 입가에 잔잔한 웃음 풍기는 사나이

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

 

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

한모금 맥주잔을 맛있게 마시는 모습의 사나이

지나온 일정들을 빈틈없이 적으며 앞길을 예견 해 주는 사나이

언제나 몸소 행동으로 모범을 보여주며 선도해 주는 카리스마 넘치는 사나이

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

 

 

 

 

 

2009년 2월 11일, 우리 남미배낭여행 드림팀 3명은 12시 볼리비아-칠레 국경을 넘었다.

남미 배낭여행의 마지막 일정,

우유니 소금사막 2박3일 트랙킹을 끝내고

칠레의 국경도시 산페드로 어느 레스토랑에 앉는다.

 

바깥은 뜨거운 햇살이 내려쬐는 한낮이다.

시원한 맥주 한잔으로 마지막 거사(?)를 축하하며 잔을 마주쳐 본다.

조용한 이 친구는 감격하지만 그래도 냉정한 자세로 마지막 기록을 남긴다.

그리고 그 자리를 뜨기전에 치부장에 경비를 빠짐없이 적는다.

 

오랜기간 같이 여행해 봤지만

이 친구의 세밀한 계획과 빈틈없는 기록에 감탄을 한다.

그리고 지금 까지 많은걸 배우고 있다.

 

친구는 고등학교때 부터 사진을 좋아하여 지금도 미8군 군속으로 사진 다루는 일을 하고 있다.

정년은 벌써 지났는데도 워낙 성실하기에 지금 까지도 뽑혀가며 연장 근무를 하고 있다.

 

남미 배낭여행때 머무는 곳곳의 게스트 하우스 예약은 물론, 파타고니아 W 트랙킹을 위하여

산장 3곳 까지도 직접 인터넷으로 예약해서 여행 내내 잠자리 걱정을 하지않게 만들었던 우리들의 대장 친구다.

인천에서 뱅쿠버, 토론토를 거쳐 산티아고, 푼타아레나스 까지의 국제선 왕복과 연결되는 국내선을

완벽하게 인터넷으로 예약했던 우리들의 대장 친구다.

 

남미배낭여행 가기 반년전 부터 스페인어를 독학으로 배워 불편없이

남미 곳곳으로 우리들을 이끈 대장이다.

말이 별로없고, 잔잔한 미소로 행동하는 대장...

 

맛있게 맥주를 마시던

이 친구가 갑자기 보고 싶어진다.

 

 

 

 

 

                           Moreno 빙하

 

 

 

 

                                 라오스 배낭여행때 이 친구가 찍어준 사진이다.

                                 방비엥에 머물며 소수민족 몽족 마을을 찾아나서던 길이었다.

                                 자전거로 뒤따라 오던 친구는 앞서가는 내 앞에 가로놓인 경치에 넋을 잃고

                                 셔터를 눌렀다고 한다.

 

                                 난 이 사진을 제일 좋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