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가을이 물들고 있는 설악산 12선녀탕을 다녀왔다.
12선녀가 목욕했다는 12선녀탕이 하마나 나타날까 하며 내려오는데 12선녀탕은 없드라...12선녀탕 계곡이었다.
어제 퇴근길에 암투병 하고 있는 친구 K한테 문병 다녀왔다.
작년 5월에 폐암이란 진단을 받고 지금 까지 투병하고 있다.
그때 다른 한 친구 J는 폐암과의 마지막 싸움에서 가느다란 생명줄을 잡고 있을때 였다.
그러나 그는 반년을 넘기지 못하고 저 세상으로 떠났다.
5년전, 대학교수로 재직중이던 또 다른 한 친구 C는 폐암과의 긴 1년여의 투병으로 암을
물리치고 거뜬히 일어나 다시 교수직으로 돌아가 학생들을 가르키고 있다.
친구 C의 투병일기는 그후 모범사례가 되어 많은 폐암 환자들의 용기를 불러일으키게 만들었다.
또 지금도 많은 폐암환자들과 간병하고 있는 가족들과도 만나 투병을 도와주고 있다.
물론 친구 K와J도 폐암을 이기고 건강한 친구 C의 도움으로 한동안 많은 차도가 있었다.
그러나 암과의 투병은 아무도 모른다고 한다는 사실이 맞는지 J는 먼저가고 K만 지금 투병하고 있다.
난 몇번 K와 만나 밥도 같이 먹으며 중, 고등학교때의 추억 이야기로 즐거움을 함께 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야기 속에서 중학교때 부터 담배를 피웠던 일이 가장 후회스럽다고 했다.
발병되기전 까지 피웠으니 오랜세월을 담배를 즐겼지만 마지막으로 닥친 병마는 이기지 못하는것 같다.
항상 밝은 모습이고, 불의를 보면 참지 못했던 친구는 학창시절, 그리고 사회생활을 하는 동안 우리들과
늘 같이 함께 지냈다고 할수 있다.
어제 병원문을 열고 들어서니 친구K는 누워있었다.
간병인과 내가 일으켜 세우니 내 손을 힘주어 꼭 잡고 한동안 놔 주지를 않는다.
손등은 링거 주사바늘 자국으로 퍼렇게 멍들어 있다.
간병인이 전하는 말로는 죽 두어숫깔 먹으면 메시껍다 하여 먹지않아 힘이 없으니 링거액이라도
맞으라고 권해도 주사바늘이 싫어 고개를 흔든다고 한다.
요즘은 통증을 느끼지 못하도록 가슴에 패치를 붙인다고 한다.
마침 문병하고 있는 동안 간호원이 들어와 그 패치를 붙일려고 하기에 윗도리 단추를 풀어주었다.
친구의 몸집이 말기환자 같이 그렇게 심하게 앙상해 보이지는 않지만 그래도 젊을때 목욕 같이할때
보았던 그 몸집이 아니니 난 순간 슬픔이 욱하고 치밀었다.
친구는 패치를 붙이고 나니 서서히 잠으로 빠져 든다.
나도 한동안 잠자는 친구를 바라보며 그와 같이 지냈던 추억에 빠져 들었다.
문병을 하고 나오니 마음의 너무 울적하여 친구를 불러내어 술에 취했다.
불러낸 친구가 전하는 이야기는 서울에 있는 서너명의 친구가 암투병 중이고 엊그제 암으로
저세상으로 간 정치인었던 교수 D를 문상하고 왔다 한다.
그러면서 최근에 담도암 진단을 받고 병원에 입원중인 친구 L의 이야기를 전한다.
물론 나도 그 친구의 입원 사실을 알고 있다.
친구 L은 초등학교 부터 중, 고등학교를 같이 다녔고 가족과도 서로 왕래했던 막역했던 사이다.
그런데 17년전, 내가 20년 근무했던 형님공장에서 강퇴 당한후 50살이 다되어 시작해 억척스럽게 벌었던
돈 8천여만원을 이 친구한테 떼먹힌 후로는 이친구와 멀어졌다.
처음 시작한 일이라 밤잠자지 않고 도면그려 혼자 이리뛰고 저리뛰며 겨우겨우 모았던 구렁이 알통 같은 돈이었는데...
돈잃고 친구 잃었다.
그러나 이제는 내가 찾어가서 암투병하고 있는 이 친구와 화해해야겠다.
난 다 잊어버렸다고...이야기 할란다.
요즘 왜 부쩍 암에 걸려 투병하는 친구가 많아 지는지...
그래도 열심히 살아야지.
다음주는 가을이 닥아오는 치악산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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