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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레아 스커트

하루

by master 42 2005. 3. 23.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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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자들이 입는 옷중에서 후레아 스커트를 참 좋아하는편이다. 
한때는 키큰 여자가 이 치마를 입고 치마 끝단을 나풀거리며 거리를 지나가는 모습을 넋놓고 
처다보며 황홀경에 빠졌던 때도 있었다. 
또 이 후레아 스커트는 키 작은 사람이 입어도 상당히 부티나게 보이게 한다. 
한때는(우리 세대가 대학 다닐때) 크게 유행했던 옷이고,지금도 어떤 여자가 입어도 맵씨 
있고,우아하게 보이며 활달하게 보이는 옷이다. 
중년의 여인이 입었을때는 몸매가 풍만해 보이고,젊은 여인이 입었을때는 좀 넉넉한,여유있는 
여자의 모습을 보여 주는옷이다. 
내가 이 디자인의 옷을 좋아하게 된 계기가 있었다. 
1965년 군대 재대를 앞둔 봄, 버스를 타고 신당동 정류장을 막 출발할려고 하는데 차창밖으로 
훤출한키의 젊은 여자가 흰색바탕에 붉은 물방울 무늬의 후레아 스커트를 입고 지나가는데 
내 눈에 확들어 오는 순간 머리가 뿅 해지는것이 ... 
그래서 고개를 주욱 내 뻗으면서 멀리 사라지는 물방울 후레아 스커트 여인의 뒤를 순간적으로 
훓어서 그 옷의 잔영을 메모리 해 두었다. 
그후 주위사람들에게 물어서 그옷이 후레아 스커트라는것을 알게 되었고, 그것도 넓이에 따라서 
180도,270도등의 후레가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그후 제대를하고 복학하여 일년쯤된 봄날, 사돈되는 처녀로 부터 한처녀를 소개 받었는데 
첫날 입고 나온옷이 바로 흰색바탕에 붉은 물방울 무늬의 후레아 스커트가 아니겠는가. 
그리고 더 나를 혹하게 만들었던것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보라색의 브라우스를 입었다는 
사실이다. 
아들만 있는집에서 커온 나로서는 치마만 둘렀어도 감지덕지 일텐데 훤출한 미인에다 후레아스커트에 보라색 브라우스 까지 입고 있었으니 그날 첫대면이 어떻게 지나가는줄 모를 정도였다. 
한 일주일후 두번째 만나서는 수원에 있는 딸기밭엘 갔었다. 
그런데 그날 입고온 치마는 흰색으로 약간은 후레아 스타일인데 주름이 잡혀 있는게 아닌가. 
나중에 물어 봤드니 주름치마라고 했다. 
그옷도 무척이나 잘 어울려 아직도 내가 좋아하는 옷중에 하나이다. 
아래위 모두다 흰색으로 입었으니 선녀 같기도 하고 한마리 백조 같기도 했다. 
수원 딸기밭에 마주 앉아서 포크로 콕콕 찍어서 먹는 딸기 맛이란, 지금도 그렇게 맛있는딸기는 
아직도 먹어보지를 못했다. 
할 이야기가 별로 없으니 딸기 하나 먹고 처다보고,또 딸기하나 먹고 처다보고 입 헤벌리고 웃고,
그렇게 하기를 몇접시를 비우고 서울로 올라와서 헤어졌다. 
그런데 그 이튿날 이가 시리고,곱아서 양치를 할수가 없었다. 
요즈음은 하우스 딸기가 많이나와서 4월말이면 끝물이라 한다. 
그러나 그 당시는 모두 노지 딸기라 지금보다 훨씬 맛이 있고 5월초 부터 출하되기 시작하니 
우리가 갔을때는 한창때였다. 
지금도 딸기를 먹을때나,후레아스커트나 흰 주름치마를 입고 지나가는 여자를 볼때면 그때 이가 
시리도록 마주보며 먹었던 수원 딸기밭을 생각하게 되고 그 첫사랑의 여인을 아스라이 그려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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