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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가 탄신일에 본 강아지의 횡사.

하루

by master 42 2006. 5. 5.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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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여행을 마치고 새벽에 인천 공항에 내려 KTX로 대구에 내려와 집에들려 잠깐 눈을 붙이고 회사에 나가 밀렸던 일을 마무리 하고 집근처 도로를 달리고 있을때 내 차앞으로 강아지 두마리가 달리는 차를 피해 길을 거너고 있는걸 얼핏 보았다. 반대편 길에 주인을 향해서 냅다 뛰고 있는 그 두 강아지들은 달려오는 차들이 보이지 않았던것 같다. 오직 주인을 향해 뛰고 있을 뿐이다. 벌써 강아지는 반대편 차선으로 들어섰고 내리막길을 달려오던 차에 뒤에서 달리던 강아지가 벌러덩 넘어지는 광경을 빽미러로 보았다. 용케도 앞섰던 강아지는 화를 면하고 주인에게로 달려 갔지만 주인의 비명 소리와 함께 뒤따라 가던 강아지가 차에 횡사를 당했다. 나도 얼른 달려오는 차를 보내며 길가로 내 차를 붙여놓고 차 밖으로 나와 멀리 보이는 사고 현장을 뒤돌아 봤다. 그때는 젊은 아가씨가 피를 흘리며 벌러덩 죽어있는 강아지를 안고 인도에 주저 앉아 대성 통곡을 하기 시작한다. 나는 다시 차를 몰아 유턴 지점에서 돌아 그곳으로 가보았다. 강아지 주인 젊은 아가씨는 길가에 퍼질고 앉아 피흘리는 강아지를 껴 안고 강아지 이름을 부르며 피묻은 손으로 강아지를 쓰다듬으며 대성 통곡을 한다. 그 아가씨 앞에 강아지를 들이받은 젊은 청년이 미안해 하며 사과를 하고 있다. 그러나 강아지 주인 아가씨는 그 소리가 들리지 않는지 강아지 이름만 부르며 슬피 울기만 한다. 다른 한마리의 강아지도 슬퍼서 그러는지 연신 짖어 대기만 하며 주인 옆을 빙빙 돈다.

 

달리던 차앞으로 갑자기 뛰어던 강아지를 본의 아니게 치어 죽게한 젊은 청년은 석가 탄신일이라 아내와 아이들을 데리고 절에 다녀오던 길이었다고 한다. 그 청년도 한때는 강아지를 사랑하여 한동안 집안에 키웠던 사람이라 그냥 지나칠수 없어서 한켠으로 차를 세워두고 내려 강아지 주인 아가씨 앞에서 미안하다며 불의의 사고를 사과를 한다. 한동안 울던 아가씨는 어느 정도 이성을 찾았는지 "아저씨, 제 잘못이라예..."하며 또 슬피 울기 시작한다. 앞에 서있는 젊은 청년도 어찌 할 바를 모르며 쩔쩔 매고 있는데 강아지 주인 젊은 아가씨가 일어나며 축 늘어진 강아지를 가슴에 안고 아파트 담벽을 따라 집으로 걸어간다. 강아지를 안고 있는 손에 강아지의 피가 범벅으로 묻어있고 입고있는 티셔츠 밑자락에 핏자욱이 얼룩져 묻어있다. 같이 길을 건너 달렸던 살아남은 강아지는 죽은 강아지를 안고 슬퍼 흐느적 거리며 걷고 있는 아가씨 앞을 발발 거리며 앞서가고 있다. 순간에서 죽음과 삶의 갈림길에서 일어난 일이다. 한 강아지는 주인의 품에서 죽어가고 있고 다른 한 강아지는 슬퍼하는 주인 앞을 동무 강아지의 죽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냥 쫄랑 거리며 걸어가고 있다. 두 강아지의 사이가 동무였는지, 아니면 모자간이었는지 모르지만 석가 탄신일에 도로위에서 순간에 일어난 강아지의 슬픈 비극을 보았다. 그러나 지나가는 사람들은 그냥 무표정하게 자기 갈길만 걸어가고 있다. 도로위로는 차들이 마냥 씽씽 달리고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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