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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를 만나지 600일-What A Wonderful World

하루

by master 42 2006. 5. 23.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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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다음의 master 블로그 600일째다.
엊그제 시작한것 같은데 600일째라니 세월이 이렇게 빠른가 하고 되돌아 본다.
이 나이(65)에 컴을 하는것만 해도 축복인것 같은데 블로그 까지 하고 있으니...
컴맹인 내가 컴과 인연을 맺게된 사연은 좀 특별하다.
IMF를 맞아 회사에 주문도 별로없고 할일이 없어서 1999년 정월 부터 무작정 
영어회화 학원에 나가 1년치 수강증을 신청하고 다니기 시작한다.
대부분 20대 초반의 학생들이고 30대 초반의 중학교 여선생 두분이 있었다.
그곳에서 젊은 사람들과 배우는데는 엄청 힘이 들었다.
예습은 물론이려니와 복습 까지해도 젊은이들을 따라 갈수가 없다.
더우기 젊은이들이 서로들 이야기 하는속에 인터넷 운운 하는데서 멈춰 설 수
밖에 없었다.
그게 뭐냐고 물으니 "아저씨(어떤 학생은 할아버지란다), 컴퓨터 할줄 모르세요?"다.
그런속에서 컴맹으로 영어회화 공부를 눈 질끈 감고 젊은이들과 1년을 같이 지내고
2000년 4월에 눈 따악 감고 컴퓨터 부터 집에 하나 들여다 놨다. 
며칠간 학생 알바이트 선생한테 배우고 나니 남는건 간단히 이메일 보내는것 뿐이다.
영어 자판 외우기도 할겸 외국 바이어 한테 이메일을 보내니 몇건 답신도 받는다.
그때 부터 신명이 나기 시작한다.
7월 부터 CAD를 배우기 위하여 새벽 6시 부터 8시까지 공부하러 CAD학원에 나간다.
그때 부터 마음 다잡고 배우는데 3개월 코스를 2달만에 끝내 버린다.
그도 그럴것이 회사에 오면 컴 붙잡고 연습하니 평소에 드라프타로 설계해오던 
실력이라 금방 손에 익는다.
모르면 젊은 후배들 한테 전화로나 직접 찾아가서 물으니 잘도 가르켜 준다.
그러던중 친구 K교수의 권유로 카페를 소개받고 그 속으로 들어가 본다.
그러면서 종손자 한테서 태그도 조금 배우고, 연이어 디지털 캠코더와 디카를 
구입하여 사진에 까지 맛을 들인다.
캠코더로 내가 만든 기계의 작동현장을 녹화하여 컴으로 편집하여 CD를 만들어 
바이어 한테 보내고 상담을 하니 효과가 배증된다.
또 서서히 일기 형식의 생활 이야기나 추억들을 하나씩 더듬으며 글로 옮겨본다.
두점간의 최단거리가 직선이라는 유크리트 기하학을 신봉하는 엔지니어 출신이라 
글재주와는 담을 쌓고 지내왔기에 그냥 있는 그대로를 가감없이 쓰니 항상 글이 
윤기가 나지않고 건조함을 느낀다.
오래된 묵은 쌀로 지어놓은 찰기 하나 없는 퍼서그리한 밥과 같다.
내가 생각해도 정말 부끄러운 글이라 생각하면서도 배낭여행기나 백두대간 종주
산행기를 써왔다.
가까운 친구들의 유연하고 맛깔스런 글을 대할때 마다 부끄러움을 느끼고 어디로 
숨고 싶은 마음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지나가는 농담이지만 내게 슬쩍 던지는 말 한마디에 혼자 속을 끓이다가 달아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글의 대가님 앞에 댓글도 다는 만용도 부려 보면서 부러움이 용기로 변해간다.
무식하면 용감해 진다고 얇은 얼굴이 두꺼운 철판으로 서서히 변해 간다.
그동안 많은 용기를 주셨던 이웃 블로그 님들께 고마운 인사를 보낸다.
이웃 블로그를 찾아다니며 많은걸 배우고, 친교 맺은 블로거님들도 많다.
또 취미가 같은 블로거님을 만나면 반갑고 오랫동안 사귀고 싶다.
내게 블로그는 새로운 인생으로 닥아와 자리매김하고 있다.
추억을 되씹어 보는 여유로움도 있고 어떤때는 생활속으로 압박감도 주고, 활력도 준다.
또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은 충동도 얻으니 하루의 일과속에서 빠트릴수 없다.
요즘은 전자 상거래나 국제 견적도 모두 인터넷으로 하니 컴퓨터를 알고 부터는 
세계가 내 안방, 내 사무실 같은 느낌이 든다.
여행을 할때는 미리 외부 저장장치(80GB)에 모든 자료들(서류, 도면, 동영상)을 
저장해서 갖고 다니기에 배낭여행 중에 어디에서도 컴퓨터만 있으면 즉시 메일을 
확인하고 자료를 발송하며 상담을 이루어 갈수 있다. 
내 사무실에는 서류함이 없다. 또 내 출장 가방속에도 서류뭉치가 없다.
사무실에는 데스크탑, 출장 가방에는 노트북과 저장장치만 있을 뿐이다.
요즘은 노트북도 갖고 다니지 않는다. 어느 나라, 어느 회사에도 컴은 많으니까.
아마 인터넷이, 블로그가 내 인생의 전성기를 만드는것 같다.
살아가는 재미를  솔솔 느끼게 하니까...
정말 루이암스트롱의 허스키한 목소리 같은 "What A Wonderful World" 다
여러 블로거님들,
그 동안 제 블로그를 찾아주시고 둔한글을 읽어 주셔서 감사 합니다.
앞으로도 많이 지도해 주시고 가르켜 주십시요.
그리고 행복 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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