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대간, 정맥, 일반)

낙동정맥 5구간 종주-30여개 봉우리를 넘어...

master 42 2006. 6. 26. 14:33
장마전선이 남쪽으로 부터 중부로 이동한다는 일기예보를 들으며
비를 맞을 각오를 하며 06:30에 출발한 종주팀은 10:00가 조금 넘어 
애미랑제에 도착한다.
간단한 준비체조를 마치고 10:15에 가파른 절개지를 오르기 시작한다.
잡목들만 우거진 경사가 급한 오르막 길을 모두들 처음부터 힘들게 오른다.
구름낀 하늘에 비는 올것 같지 않고, 산들 바람이 약간 분다.
15분여를 오르니 능선에 오르고 하늘이 보인다.
능선엔 도토리 나무같은 잡목들이 하늘을 가린다.
또 15분여를 더 오르니 멀리로 걸어가야할 능선길이 희미하게 보인다.
그래도 여름 날씨라 땀이 비오듯 내린다.
출발한지 한시간여를 넘은 11시 23분 칠보산(974.2m)에 오른다.
탁트인 하늘이 보이지만 구름낀 능선만이 이어져서 조망은 그리 좋지를 않다.
모든 산들이 고만고만해서 오르고 내리기는 쉬우나 상쾌한 산맛을 느끼지 
못하고 걷기만 갇는다.

칠보산에서 급경사를 한참을 내려오니 또 급경사 오르막을 오르기 시작한다.
아직도 이곳은 잡목들 뿐인 속에 간간히 춘양목(금강소나무)이 몇그루씩 보인다.
12;15분경 내려오는 길 중간에 여러갈래 가지가 뻗어있는 오래된 기이하게 생긴 
춘양목을 보고 몇몇이는 둥치큰 나무를 한번씩 끌어안으며 나무의 기를 받는 시늉을 한다.
밋밋한 능선길을 오르고 내리며 걷다가 12:40경 십지춘양목을 만난다.
많은 가지를 하늘로 뻗고 있어 기이하다고 느끼며 또 몇몇 산꾼들은 나무의 
기를 받을려고 나무 둥치를 안아본다. 수령이 수백년은 된듯 싶다.
이곳으로 부터 하늘로 쭉쭉뻗은 춘양목 거수목들이 많이 보인다.
춘양목 집단 군락지인것 같다. 원시림 같이 보인다.

그 아름드리 춘양목에 송진을 체취했던 흔적을 많이 볼수 있다.
일제때 송진을 채취해서 공출했던 아픈 상처를 앉고있는 흔적이다.
춘양목과 같이 걷는 능선길은 공기가 더욱 신선하게 느껴진다.
다만 조망이 전혀 없고 옆 능선 조차 보이지 않으니 그냥 걷기만 한다.
사람들이 별로 다니지 않아 낙엽만이 수북히 쌓여 있는 산길이다.
13:10 깃재를 통과하니 모두들 시장기를 느껴 850고지 아래에서 점심을 먹는다.
구름이 끼어 그런지 땀이 식으니 금방 한기를 느껴 몇몇은 가벼운 파카를 꺼내 입는다.
매실의 계절인지 몇몇이 가져온 매실주로 반주하며 다음 구간 종주 계획을 토론한다.
13:50 점심을 마치고 다시 밋밋한 능선길을 달린다.
점심때 느꼈던 한기를 잊을려고 열심히들 오르고 내린다.
오르고 내리는 봉우리들이 그리 높지는 않지만 셀수도 없이 많아 모두들 지루하게
느낄때 쯤해서 850.5고지에 이른다.
여기서 부터 질등재 까지는 내리막 길이라 하지만 그래도 작은 봉우리들을 여럿
오르고 내려 16:23쯤  612.1 고지를 통과한다. 질등재가 금방이란다.

계속 내리막 길을 달려 16:40 포장도로가 깨끗한 질등재에 통과한다. 
여기서 부터 목적지 한티재 까지는 1시간 정도 남았다고 하니 힘이 난다.
질등재에서 각자 배낭에 남아있는 과일, 떡들을 꺼내놓고 느긋하게 휴식을 즐긴다.
한티재로 오는 능선길에 산불난 흔적이 보인다.
춘양목, 잡목들이 불에 그을린 자국이 밑둥치에 보이지만 그렇게 크게 
타지 않았는지 잎이자라고 있다.
몇그루의 춘양목이 누렇게 잎이 변하며 아깝게 죽어있다.
또 오르고 내리는 봉우리를 4개 정도 지나니 한티재가 바로 눈앞에 나타난다.
17:44 드디어 한티재에 도착한다. 
20여km 구간을 7시간 30분 만에 주파한다. 
넘어온 뒷길을 뒤돌아 처다보니 넘고 넘은 봉우리들만 30개는 넘는것 같다.

지난번 오랜동안 갖고 다니던 아나로그 테이프식 녹음기를 실크로드 여행중에 
잊어버려서 그 후부터는 메모를 해 왔는데 이 나이가 되고보니 그것도 적잖게 
스트레스로 닥아와 젊은 사람들이 갖고 다니는 돼지털(?)로 하나 바꾸고 싶던 
차에 큰 맘먹고 엊그제 토요일, 전자상가에 들려 새로운 녹음기를 하나쌌다.
이넘은 우선 테이프가 필요없는 디지털이다. 녹음 시간도 길다.
우선 테이프가 없으니 좋고 무게가 가벼워 좋다. 포켓에도 쏘옥 들어가고... 
잡고 녹음 할때면 첫사랑 여인의 허리를 잡는 기분도 나는것 같고...ㅋㅋㅋ
그러나 취급설명서를 읽어볼 시간 없어 산으로 가는 버스안에서 대충 읽고 있노라니
옆자리 후배가 "형님, 대단 하십니다. 젊은 사람들이 하는 그런걸 하시다니..."한다.
오늘 종주 구간에 걸어다니며 녹음해 보니 얼마나 편리하고 가벼워 좋은지...
앞으로 여행때는 돼지털(?) 넌 항상 나와 같이 다닌다.
공짜로 많은곳을 구경시켜주마...
너 이넘! 주인 한번 잘 만났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