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대간, 정맥, 일반)

낙동정맥 3구간-야생화가 피기 시작.

master 42 2006. 4. 24. 10:38

일출

 

4월 22일 23:30, 낙동정맥 제 3구간 종주 버스는 출발한다. 오늘 구간은 낙동정맥중에서도 가장 길다는 석개재-답운치 구간(28km)이다. 백두대간 구간중 댓재-두타, 청옥산-백봉령 구간(29km)에 버금가는 코스다. 며칠간 일본손님을 접대하고 10시경에 집에 들어와 배낭 챙겨 급히 나오느라 준비물이 빠지지 않았는지 걱정도 되고, 며칠간 손님들과 부어라 마셔라 했던 몸이 낙동정맥 28km구간(13시간 예정)을 걸을수 있을지도 걱정된다. 버스안에서 잠을 자는둥 만둥 하다가 23일 03:10에 목적지 석개재에 도착한다. 칠흑 같은 밤하늘에 볓빛이 총총하다. 이런 별빛을 오랫만에 본것 같다. 벌써 포항에서 온 부지런한 팀은 올라갔는지 빈버스만 보인다.

일출, 그리고 금강 소나무

 

간단히 준비체조를 하고 03:30에 출발한다. 백두대간 끝나고 처음으로 무박산행을 하니 몸이 아직 덜 풀렸는지 무겁다. 머리에 매달은 랜턴빛이 줄을 이어 산등성이를 오른다. 그리 춥지는 않다. 조금 오르니 하현의 실날같은 달이 능선위로 떠오른다. 아랫마을의 가물거리는 불빛이 인가임을 알수 있지만 어디가 어딘지 알수가 없다. 걸어가는 길가에 랜턴 불빛에 초롱히 빛나는 야생화를 본다. 노루귀, 개별꽃이 선명하다. 아직은 많이 피지는 않았지만 야밤에 산길에서 만나는 야생화가 반갑다.

능선길

 

주위가 캄캄하니 감각없이 걷다가 5시가 가까워 오니 주위가 서서히 보이기 시작한다. 5시 부터는 1분이 다르게 밝아온다. 05:10 용인등봉(1124m)에 오른다.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앙상한 나무들이 줄줄이 이어진 능선길만 보인다. 주위가 환하게 밝아서 모두들 랜턴을 배낭에 집어 넣는다. 가는길이 그리 험하지 않고, 오르내리는 산봉우리가 그리 높지 않은것이 백두대간과 다른점인것 같다. 그러나 여러개의 산봉우리를 넘고 또 넘는다. 산죽이 빼곡히 자라있어서 가는길을 더듬 거리며 간다. 산죽이 대나무과가 아니라 벼과라는걸 얼마전에 알았다. 꽃이 벼꽃과 같다고 한다.

삼각점 고갯길

 

07시가 넘어 삿갓봉재 근처에서 아침을 먹는다. 햇볓이 따스해서 그런지 아침을 먹고나니 잠이 몰아친다. 배가 부르니 삿갓봉 오르는 몸이 무겁다. 삿갓봉을 내려서니 임도가 나온다. 한동안 임도를 따라 내려오다 석포, 소광천, 대광천 안내판이 보이는 삼각점에서 능선을 따라 오른다. 옆으로 임도도 같이간다. 한참을 오르다가 1130m봉에서 오른쪽으로 꺾어 달리다 1136.4m봉을 오른다(10:10). 이곳을 지나 내려오며 낙엽이 평평한곳을 자리잡아 어제 저녁 못다잔 낮잠을 자기로 하고 신발, 양말까지 벗고 누으니 금방 잠속으로 빠진다. 누구의 코고는 소리에 놀라 일어나니 12분을 잤다. 준비하고 일어나 또 걷는다. 잠깐 눈붙이니 걷는 몸이 한결 가볍다.

고사목 거목

 

출발부터 오는 능선길에서 많이 보았던 금강소나무 군락지가 많이 보인다. 아래로 소광천, 대광천 사이 계곡이 만나는 소광리 일대가 금강소나무 보호구역 으로 지정되어 있단다. 옛부터 함부로 벌채를 못하게 막다가 임금님이 궁궐을 지을때 인물좋은 금강소나무를 잘라 서울로 운반 하였다고 한다. 춘양역에 모아서 보냈다 하여 춘양목으로 알려져 있고, 황장목으로도 알려져 있다. 속의 나이테가 다른 소나무와 달리 촘촘하고, 누런색갈을 띈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20여m 가깝게 죽죽 뻗어 있어 그 인물이 출중해 보인다. 밑둥치는 검으티티하나 위로 올라갈수록 붉은 빛이 도는게 여늬 나무속에서 더욱 상스런 나무 같이 느껴진다. 한국의 숨은 아름다움이, 혼이 배여있는 나무같아 조금은 경건해 지기도 한다.

진조 정상의 무덤

 

오르고 내리가는 양옆길에 야생화가 막 피기 시작한다. 노랑재비꽃, 남산 재비꽃, 꿩의 바람꽃, 개별꽃... 그러나 북쪽이라 그런지 대간 종주때의 소백산 보다는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아마 야생화가 많은 지역이 아닌것 같다. 남쪽에선 한창인 진달래도 피지 않으니 좀 북쪽인것 같고. 낙동정맥의 산봉우리들은 조금은 낮으막하게 느껴진다. 그러나 워낙 많은 봉우리를 오르고 내리니 몇개인지를 헤아릴수가 없다. 더구나 백두대간 같이 시원하게 펼쳐져 보이는 조망도 없고, 그냥 산으로 둘러쌓인 속에서 무작정 능선길을 걷다가 오르고 내리니 좀은 지루하기도 하다.

금강소나무

 

910봉 헬기장을 지나 그늘진 곳에서 점심을 먹는다.(12:20) 갖고온 떢이 몇가지된다. 일행중 가장 젊어 보이는 분의 아내가 손수 만들어 주었다는 김밥이 인기가 높다. 나이많은 내 아내가 싸준 반찬은 아예 두껑도 열지 못하고....ㅎㅎㅎ 앞으로 너댓 시간은 더 걸어야 하다며 지금 부터 시작하는 기분으로 출발한다. 980, 830봉으로 가는 능선길은 업다운이 그리 심하지도 않아 걷는 능율이 오른다. 어디를 가나 산죽이 울울창창이다. 산죽이 많으면 산나물이 자라지 않는다. 한때는 남쪽에만 있었는데 북쪽 백두대간 까지를 덮으니 그 자생력이 대단하다. 걷는 능선길 양옆으로 금강 소나무가 많이 보이나 참나무가 그 영역을 침범하고 있다. 이곳에는 사람들이 많이 드나들지 않아서 그런지 참나무 위로 자리앉은 겨우살이가 많이 보인다. 한나무위에 십여개나 넘게 자리한 나무도 많다.

금강 소나무 군락지

 

830봉을 지나니 모두들 지치는지 한나무재에서 한동안 휴식을 취한다. 그래도 가야할 길이 많이 남아 털고 일어나 진조산을 오른다.(14:30) 그러나 막상 진조산 봉우리에는 두기의 묘만이 있을뿐이다. 어느누가 명당이라 자리잡었는지 묘만 두개 있을뿐 관리를 하지않아 잡초만 무성하다. 내려오는 길 이라지만 많은 작은 봉우리를 오르고 내린다. 수를 헤아릴수 없다. 이곳에서 부터 진달래가 피기 시작한다. 분홍빛이 진하게 보인다. 금강 소나무가 더욱 많아 보이고 계획조림을 했는지 관리잘된 숲도 보인다. 바람이 강하게 분다. 아름드리 금강송이 바람에 흔들리니 무너질것 같다. 목적지에 다가오는지 울진 원전에서 보내는 345KV 고압송전탑이 보인다. 송전선을 스치는 바람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린다.

갈길이 얼마 남지 않았다....

 

송전탑을 지나 내려오니 봉화-울진간 지방도의 포장길이 보인다. 금방인줄 알고 허겁지겁 내려오니 그래도 또 몇개의 봉우리 넘고 능선길을 걸어 내려오니 답운치 고갯마루에 도착한다.(16:00) 고생 끝 이다. 28km 육산길, 12시간 30분 걸었으니 댓재-백봉령 구간(29km, 13시간)이나 다를바 없다.

개별꽃

 

남산재비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