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중국

내가 만난 분단의 슬픔

master 42 2006. 7. 23. 11:13
백두산 종주 일정이 장마비로 차질이 생겨
일정에 없던 심양 시내 관광을 한다.
세계 꽃박람회를 보고 고궁을 관람하고...

오후에 북조선에서 운영한다는 
평양관 식당에서 냉면을 먹는다.
들어가는 입구에 짧은 치마를 입은 
아가씨가 반겨준다.
60년대에 사라진 짧은 한복 치마다.

그런데 점심을 먹은후 얼마되지 않아 
유명하다는 평양 냉면이 심트렁해 진다.
음식이란 그저 유명세를 타는가 보다.
점심 먹은지 얼마되지 않은데도 
다른 사람들은 다 비운다.

평양관은 음식뿐이 아닌것 같다.
음식을 상차림 하던 북조선 아가씨들의 
노래 한판이 기다리고 있다.
먼저 "선창"과 "두만강"을 부른다.
분단 민족의 슬픔을 애간장 녹이는 목소리에
실어 나그네들의 마음을 흔든다.
나그네도 따라 부르고 나가서 춤도 같이 춘다.

"휫파람"을 부를때도 모두들 같이 따라 부르고,
"안녕하세요? 여러분..."할때는 우리 모두
"안녕 하세요" 하며 손 흔들며 환호한다.
노래 한곡이 끝 날때 마다 50元(6,000원)하는 
꽃다발을 사서 안긴다. 
그게 북조선 아가씨들에게 주는 팁 같다.
그러나 그건 평양관 수입으로 북조선으로 
들어가는 경제원조(?)인것 같다...ㅎㅎㅎ

그림, 자수그림, 상황버섯, 목이버섯, 말린 산나물...
별별 약제를 다 팔고 있다.
뱀술, 들쭉술, 매실주....술도 많기도 많다.
백두산 종주를 마치고 두만강 국경 
도문으로 관광가는길에
또 북조선에서 운영하는 약장사(?) 상점엘 들른다.
여기서는 사진 촬영이 금지된 곳이다.

이북 아나운서의 목소리 같은 은구슬 구르는 목소리로
청심환 안궁환등을 설명 하는데 모두들 심트렁이다.
차한잔씩 얻어마시고, 청심환, 안궁환 한조각씩
얻어먹고는 그냥 나온다.
미안한 마음이 없으니 나그네가 이상한가...
가이드는 그냥 북한 동포를 위해서 사주라고 하는데...
백두산에서 줄기차게 왔던 비가 이날따라 쨍쨍이라 덥다.
도문에 도착하여 몇발짝 건너면 보이는 북한땅을 바라본다.
망원렌즈로 멀리 보니 차가, 사람 몇이서 지나간다.
강 아래로 철교가 가로질러 있다.
붉은색과 도색하지 않은 경계선이 국경선이란다.

5,000원 주고 대나무로 만든 뗏목을 타고 북조선 
국경 근처로 노저어 내려 가 보기도 한다.
아마 북조선 국경 수비대와 야합된듯 하다.
수비대의 모습은 얼씬도 하지 않는다.
북조선, 같은 민족이란 말만 들어도 가슴이 찡 해 오면서도
조심하고 실망하고 돌아선다.
더우기 가이드가 이야기 하는 "평양관"에서 일하는 
아가씨에 관한 이야기는 나그네들을 더욱 우울하게 만든다.

평양관에 근무하는 아가씨들은 모두가 북조선에서 뽑혀서 왔단다.
대학도 졸업하고, 인물도 반반하고, 가무에도 출중하다고 한다.
2년간 외출도 없이 평양관 안에서 생활한다.
그러다가 돌아갈때 쯤 외출허가를 받아 전자제품, 화장품등
많은 물건들을 사서 돌아간단다.
그러나 북조선으로 돌아간 아가씨들의 그 후의 이야기를 가이드 
한테서 들었지만 이곳에서 밝힐수가 없다.
사실인지 아닌지를 내가 확인할수 없으니...
다만 우리를 우울하게 만들었다.

용정 대성 중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