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장마뒤라 석양이 아름답다.

master 42 2006. 8. 2. 03:39
  

7월의 마지막날, 월요일
장마도 체면이 있는지 멀리 간것 같다.
멀리 시집 보내는 
딸아이 꽃단장 시키듯이 
파키스탄으로 수출하는 
기계의 끝마무리 마치고 
늦으막 하게 퇴근하는데 
이글거리며 떨어지는 석양이 하도 보기 좋아 
셔터를 눌러본다.

8월의 첫쨋날, 화요일
아침 부터 서둘러 오전중에 
수출 포장을 끝내고 
일찍 퇴근이다.
어제의 불타던 석양이 생각나 
저녁밥 준비한다는 
마누라 소리를 뒤로하고 
카메라 걸머지고 
집앞산을 오른다.

장마뒤라 그런지 
어제, 오늘이 불볕 더위다.
6시가 넘었는데도 해는 
그대로 걸려있고, 
장마후 올라오르는 습기로
오르는 산길에 
땀이 
범벅이 되어 흐른다.

열린 서쪽 하늘로 석양이 
그럴사 할것 같아 자리잡고 
불어오는 산바람에 땀을 식히니 
금방 시원해 진다.
산아래 내가 살고있는 
아파트 단지를 담아보고,
앞산 산등성이로 걸려있는 
뭉개구름도 욕심내어 담아본다.

쉬고 있는 옆사람과 
이런저런 산 이야기로 시간을 죽인다.
나 보다 15년은 젊어 보이는 
같은 단지에 산다는 
다부져 보이는 사람이 
다녀온 산 이야기로 너스레를 풀어댄다.
지난 일요일에 비슬산 까지 
한번도 쉬지 않고 갔다며 자랑이다.
 
산을 달리기 경기장으로 잘못 생각하는것 같아
 몇마디 할려다
입을 다물고 듣기만 한다.
많은 산을 다녔는지 
입담에 신바람이 분다.
시간나면 히말리야를 가 본다나 뭐래나...ㅎㅎㅎ
 
그러는 중에 서서히 
해가 떨어지기 시작한다.
어제 보다 하늘에 뭉게구름이 적어 
덜 아름답다.
어느 여인이 두고간 
유두같은 산이 실루엣 되어 누워있다.
그 오른쪽 뒤로 가야산 정상이, 
그 왼편 멀리로 
지리산이 희끄므레 하게 보인다.
 
장맛비에 불어난 강물이 
광목 빨래 널어놓은듯이 
한켠으로 흘러 나간다.
몇점되지 않는 
지는 해 꽃물 구름을 아쉬워 하며
어둑해 지는 산길을 내려온다.
멀리로 
두류산 대구 타워가 눈안에 들어온다.

오랫만에 
마누라가 구워주는 
삼겹살에 
이슬이 몇잔이 
술술 넘어간다.
어제,
기계 포장할때 
컨테이너 속에 
이슬이 두박스 
챙겨 넣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