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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 "제19회 전국민족극한마당2006"-여름 휴가를 이곳에서...

master 42 2006. 8. 4. 12:31
  

한여름밤 숲속에 마련된 야외무대에서 창작극만을 무대에 올리는 
흥겨운 잔치가 내 고향(하빈 동곡) 옆동네 경북 성주에서 펼쳐지고 있다.
사단법인 한국민족극 협회가 어제 8월 3일 부터 6일까지 성주 성밖숲에서 
"제19회 전국민족극 한마당" 행사를 열고 있다.
창작극만을 선정해 열리는 민간주도의 축제 마당으로 1988년 부터 
각지를 순회하며 열다가 2001년 부터 성주에서 고정적으로 열린다고 한다.

해질녁 18:30부터 하루 두편씩 작은마당, 큰마당에서 올려지고, 숲속마당과
성주문화회관, 한개마을에서 풍물놀이, 굿마당, 국악을 공연한다.
또 이기간중 성밖숲에서는 홍콩, 도쿄, 북경, 대만등 아시아 여러 도시로 
부터 모인 젊은 연극인들이 준비한 "아시아 광대전"이 열려 아시아 진보연극의 
흐름을 엿볼수 있단다.

그 밖에도 5일밤 자정 성밖숲 숲속마당에서는 기존의 공연틀에서 벗어나 
늦은 밤시간에 노래, 춤, 소리, 마임 등 여러 장르의 공연이 갈라형식으로 
진행되는 신새벽 난장판이 열린다고 한다.
출연진들과 관객들이 술도 한잔하며 밤늦도록 수준높고 재미있는 공연에 
흠뻑 취할수 있는 기회란다.


이름하여
광대들의 무한하고 다양한 끼와 실험의 장,
배우와 관객의 직접적인 만남의 카타르시스의 장,
배우와 관객의 원초적인 만남의 장,
우리 삶의 공간의 장 이란다.


첫날,
숲속마당에서 길놀이로 성주지역풀물패의 풍물놀이가 거하게 지나가고
19:30 부터 고사를 지내고 고천문을 낭독하고 소재한다.
뒤이어 달성다사농악 보존회의 열림굿판이 성밖숲을 울린다.
풍물객도, 관객들도 모두 신명이 한껏 오른다.
박수치고 어께 춤도 절로 나온다.

또 열림굿판이 끝나고 그 자리에서 개막굿으로 
아시아 광대전의 참가자들이 
연합으로 퍼포먼스를 펼친다.
이것도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 풍자극이다.

21:00 부터 성밖숲 큰마당에서 충북 청원 극단 놀이패 열림터의 
"강"이 개막 공연으로 막을 올린다.
강물이 시작되면서 삶이 시작되고, 
그래서 인류의 역사는 강을 끼고 발달하여왔다.
강을 중심으로 우리 역사 속에서 수많은 질곡을 겪어 온 
우리 민족의 삶을 그렸다.

22:30 부터 성밖숲 숲속마당에서 극단 함께하는 
세상(대구)의 "밥 이야기"를 공연한다.
평화로운 농촌의 꽃분이네 가족의 하루가 시작된다.
누렁이가 운전하는 경운기를 타고 논으로 나가 농사를 지으며 
여느때나 다름없는 시간을 보내고 
참을 나누어 먹으며 농사일에 열중한다.

그런데 농협 직원이 농산물 시장 개방, 미국산 쇠고기 수입,
 쌀시장 개방이라는 소식을 알려주고 
꽃분이네 가족은 망연자실한다.
그후 농사는 페농위기가 되고, 
자식들은 도시로 나가 공장에 취직하고 ...
끝내는 구조조정을 당하고, 남는건 해고...
우리 현실 그대로를 풍자하는 공연이다.

마지막 공연은 보지 못하고 돌아왔다.
이번 휴가는 이곳 성주에서 우리의 삶, 
우리의 연극을 보며 보낼까 한다.
흙속에서 진주를 발견한듯 
집으로 돌아오는 마음이 아주 상쾌하다.
성주가, 우리들의 고장들이 
문화의 고장으로 자리매김하며 이렇게 커가고 있다.

8월 5일 토요일,
자정에 열린다는 
신새벽 난장에 꼭 참가하고 싶다.
성주의 밤하늘이, 
신새벽이 어떻게 열리는지, 
어떻게 떠 벌리는지를 보고 싶다.

돌아오는 길,
성주대교 넘어 낙동강 둔치에서 바라본 
밤 하늘엔 반달이 기울고 별이 총총이다.
아! 
여기가 내 고향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