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대간, 정맥, 일반)

청룡산 단풍 나들이

master 42 2006. 10. 30. 09:40

 

며칠간 밖앝 출입도 하지않고 삼일간 집에 틀어 밖혀 중국에서 수주한 기계를 다시 설계하기 위해 CAD작업에 열중했다. 그러나 마지막 시뮬레이션 과정에서 크게 잘못된점을 발견하고 다시 수정 작업을 해야 할려니 너무 짜증이 나서 집앞 청룡산으로 가을 단풍 구경을 나섰다.

 

집앞 산이라 오를때 마다 주위 경치에 별 관심을 갖지 않았는데 오늘 따라 단풍이 곱게 내게로 닥아온다. 일요일이라 많은 사람들이 산을 오르고 있다. 아이를 앞세우고, 업고 하며 오르는 부부들이 보기 좋다. 작년 보다 산을 오르는 속도가 힘에 겨운지 느리다.

 

청룡산이 가까워 오는 바위에 올라 붉게 물든 산정쪽으로 초점을 맞춘다. 지금껏 많이도 올랐지만 단풍물든 청룡산을 디카에 담아 보기는 처음인것 같아 한동안 머물며 비슬산쪽 능선도 휘둘러 본다.

 

2시간반 걸려 오랐던 청룡산을 3시간 걸려서 오른다. 오르며 사진을 찍느라 허비한 시간이 있지만 산을 오르는 속도가 서서히 느려지는것 같다. 사방을 둘러봐도 옅은 안개로 먼산들이 뿌옅게 보인다. 바람에 솜털을 날려 버린 억세가 부는 바람에 한들 거린다.

 

숲밭골을 왼쪽으로 내려다 보이는 상여바위쪽으로 가지않고 아랫길로 내려선다. 이길이 잡목들이 많아 단풍이 고울것 같아서다. 아랫길로 들어서니 역시 내 생각이 적중한것 같다. 빨간 단풍이 역광에 빠알갛게 빛을 내고 있어 몇컷을 담아본다.

 

역시 잡목들의 단풍이 곱다. 가는 앞길에 단풍숲을 이룬다. 3시가 넘으니 역광으로 비춰지는 단풍숲에 취해 한동안 넋을 잃고 멈춰서서 가는 길을 잃는다.

 

단풍이 낙엽되어 흐드러지게 널부러져 있는 낙엽밭에 주저앉아 한동안 쉬어간다. 가만히 드려다 보니 그 낙엽도 이뻐 보인다. 낙엽 색갈이 빛을 잃고 변해간다. 주어진 사명을 다하고 사라져 간다.

 

약옹달샘 쪽으로 들어와 한바가지 약수로 목을 추긴다. 시원한 약수를 마시니 피로가 가시는것 같다. 고개들어 옹달샘에 그늘을 드리우는 느티나무에 빠알갛게 낀 이끼를 발견하고 한컷 담는다. 푸른이끼, 빠알간 이끼 같이 살고 있다.

 

달비골에서 올라오는 억세밭 쪽으로 내려오니 이곳 억세도 파장인듯 솜털을 잃고있다. 연인들이 얼싸안고 굴렀는지 넘어진 억세밭이 군데군데 널부러져 있다. 지나다니는 등산객들이 곱게만 다루어도 아직은 아름다운 억세밭을 구경할수 있을텐데... 지나 다니는 길옆에 강아지풀이 하늘거린다.

 

고산골에서 올라오는 능선에 오르니 4시가 넘는다. 휴식처에 도착하니 상동에서 고산골을 거쳐 올라온 김사장 일행들이 반겨준다. 2시간 정도 걸려서 올라왔단다. 난 5시간 걸려서 그 능선 까지 걸었는데...

 

능선위로 산바람이 건듯 부니 어께가 선득하다. 아, 이 가을도 이렇게 지나가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