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대간, 정맥, 일반)

낙동정맥 9구간 종주-비에 젖은 갈색 능선

master 42 2006. 11. 27. 23:59


2006, 11, 26 낙동정맥 9구간 종주는 백청저수지-아래허리재- 쉰섬재-옷재-630-670-독경산-창수령 구간 16km다. 오늘은 32인승 리무진 버스를 타고 편안하게 포항쪽으로 달린다. 떨다만 나뭇가지에 오롯이 한잎의 색 바랜 단풍이 동해의 해풍에 마지막 잎새를 떨며 동해의 첨병으로 있을 경북의 오지 영양의 끝자락으로 달려 간다. 아래허리재에서 09:40에 출발하여 마을을 지나 급경사 산을 오른다. 쉰섬재 까지 가기위한 접숙 구간이다. 처음 부터 만난 급경사라 모두들 숨을 가쁘게 몰아쉰다. 상수리 나무와 잡목 군락지다. 군데 군데 금강송 군락이 그 자태를 자랑하며 수려한 모습을 보인다. 30여분 오르니 임도(林道)가 나오고 쉰섬재 까지 넓은 임도를 걷는다. 쉰섬재 휴게 정각에서 휴식한후(10:30) 낙동정맥 능선길로 들어선다. 여기도 처음 부터 경사가 급하다. 얼마가지 않아 8구간과 만나는 지점을 통과하여 옷재로 향한다. 쉰섬재를 출발할때 부터 비가 뿌리더니 옷재 방향으로 들어서니 비가 제법 내린다. 모두들 우의를 챙겨 입는다.
능선 왼쪽 아래로 안개 구름이 오르락 내리락 하며 운치를 더해준다. 오른쪽이 영양 내륙이고 왼쪽이 영덕쪽 바다 방향이라 바다쪽으로 바람이 부니 안개 구름이 능선위를 넘나들지 못하고 능선을 경계로 왼쪽 산아래 위로 오르락 내리락 하며 넘나든다. 안개 구름속으로 희끄므레 하게 비치는 금강송과 아름드리 잡목들의 실루엣이 한편의 그림같이 느껴진다. 산대장이 오늘 산행 구간에 대해 설명할때 그리 높지 않은 산새, 그리 크지 않아 한아름에 안아도 안겨 질듯한 산 모습이지만 안으려면 저만치 달아나는 것 같아 마음만 애태우게 하는 모습은 뒷동산 같지만 그렇지 않아 가끔은 애를 태우게 하는 능선길이라 했다. 그러나 안개 구름속을 걸어가며 오르고 내리는 능선길 서서히 우리들을 힘들게 만들고 있다. 정말 높지도 않고 연속되는 봉우리와 내려가는 경사길을 평평한 능선길 없이 걸을려니 서서히 힘이 빠지고 지친다. 더우기 발이 파묻힐 정도로 깔려있는 낙엽길이 비에 젖어 미끄러우니 내려가는 경사길은 더욱 조심 스럽다. 작은 봉우리와 내리막 경사길은 마치 파도 치는듯한 능선길이다. 작은 개미가 자갈길 오르고 내려가며 걷는 기분이다. 권투 선수가 작은 펀치에 이기지 못하고 지치는것과 같다고나 할까...
그러나 걷는 능선길 중간에 가까운 산아래로 오르 내리는 운해가 가는 길손의 피로를 덜어 준다. 상수리 나무와 많은 잡목군락, 한국인의 기상을 느끼게 하는 금강송 군락들이 낙낙의 손짖으로 반겨 주어 피로를 잊으니 모두들 즐기며 걷는 산행이 된다. 옷재(11:30)를 지나 670고지 근처에서 점심을 먹는다.(13:00) 마침 비도 그치고 하여 갖고온 도시락이 한결 풍성하고 산상주도 부드럽게 넘어간다. 오늘의 최고 인기는 김장 김치다. 짜지도 않게 담궈 심심해서 좋다. 또 돼지고기를 넣어 끓인 김치찌게의 따끈한 국물이 쌀쌀한 날씨에 오그라든 몸을 녹이니 모두들 숟가락이 바쁘게 들락거린다. 따끈한 김치찌게 국물맛에 몸이 훈훈해 지니 출발하는 몸이 가볍다. 창수령 까지는 두시간 반 정도 걸릴것 같다. 역시 남은 여정의 종주길 능선도 오르고 내리는 지루한 능선길이다. 독경산이 가까워 오니 내려가는 길이 급경사다. 몇이는 비에 젖은 낙엽에 감춰진 미끄러운 길에서 미끄러 지기도 한다. 독경산 아래서 쉬며 남은 과일을 모두 먹는다. 이제 배낭은 가벼운 빈 배낭이다. 마지막 남은 독경산을 오르는 길은 급경사다. 15:37 독경산(633.2m)에 오른다. 비는 내리지 않고 먼산에 구름이 걸려있어 조망이 별로다. 급경사길을 미끄러 지듯 하며 내려오니 자래목이 창수령이다.(16:00) 오늘 구간 16km, 종주 시간 6시간 20분 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