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잔치집 풍경

어제 인도, 파키스탄 2주 동안 거래처를 둘러보고 출장에서 돌아왔다.
4월17일 출발하여 파키스탄을 거쳐 18일 인도 뉴델리에 도착하니 
거래선에서 운전기사를 보내주어 편하게 파니파트(Panipat)에 도착한다.
오랜동안 사귀어 오던 Mr. Kapoor와 반갑게 만나 그동안 발전된 그의 공장과 
설비들을 둘러보는데 자랑이 여간 아니다.
6년만에 설비가 10배로 불어나고 생산량도 13배가 불어나 전량 유럽과 미국
으로 수출한다고 한다.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그가 예약해준 호텔에 들어와 잠깐 쉬는데 
바깥이 시끌해서 내다보니 호텔 뒷뜰 정원에서 
결혼 피로연이 열리고 있다.
얼른 디카 둘러매고 잔치집으로 내려가 본다.
벌써 8시가 가까워오니 어둠이 내리고 잔치 분위기가 서서히 올라간다.
실내 식장에는 정장을 한 양가 친지와 친구들이 모여 덕담을 나누고 있다.








결혼 피로연(Wedding ceremony)은 보통 결혼식 3~6일 앞두고 열린다고 한다.
잘 사는 사람들은 신랑측, 신부측 각각 별도로 한다고 한다.
며칠전 신부측이 하고 오늘은 신랑측이 하는 피로연이란다.
신랑 아버지는 이 동네 Panipat에서 보석상을 하고 
신부 아버지는 자동차 부품상을 하는 친구 사이로 
양가 모두 부유한 집안이란다.




이곳 인도도 마찬가지로 집안 어른들이 앞자리에 앉고 
그 옆으로 정장한 부인들이 자리하고 있다. 
그 옆으로 가족들과 집안 젊은 사람들이 자리하고
아이들은 어디나 마찬가지로 뛰놀며 장난질들이다.








먼저 신랑을 앉혀두고 그 주위로 집안 어른들이 빙 둘러앉아 
덕담을 하며 집안 좌장이 힌두교의 축복의식을 거행하며 
신랑과 그 주위 사람들에게 이마에 축복을 내린다. 
모두들 그 의식의 축복을 받을려고 머리들을 내민다.
아이들도 데려와 축복을 받도록 한다. 
 







친지들이 모여있는 옆으로 많은 선물들을 쌓아 둔다. 
계속 선물들이 쌓인다.
신랑, 신부에게 답지되는 선물은 
금붙이가 많이 보인다.






신부 친구들, 친정 엄마의 눈길이 신부를 향하는데...


신부가 들어오고 신랑과 같이 꽃장식을 한 의자에 앉으니 
피로연 분위기는 한껏 고조된다. 
친구들이 그 뒷자리에서 농담도 주고 받는다.
신부 친구들이 더 극성으로 신부를 애워싼다.


신부와 가족들, 뒤에서 언니가 신부를 돌본다.





두 사돈간의 자리도 마련되고 있다. 
서로가 포옹하며 화기애애하다.
사부인간에도 같은 자리를 한다. 
신랑 어머님은 그런데로 점잖게 앉아있는데
역시 신부 어머님은 연신 딸 옆에서 화장을 어루만져 주고 
옷매무세를 다듬어 준다. 
어느 나라나 딸갖인 부모의 마음은 같은가 보다.
디지털 캠코더가 화려한 조명을 비추며 신랑, 신부를 찍어대니 
나는 후랏시 없이도 그런데로 괜찮은 조명으로 사진 찍기가 쉽다.












신랑은 연한 회색의 수놓은 실크 상의를 멋나게 입고, 
신부는 얼굴부터 발 끝까지 보석과 악세사리로 장식하고 있다. 
신부는 가능한 한 모든 종류의 장신구로 치장한다.  
그것도 화려한 것을 골라서 눈, 코, 귀, 이마, 목, 손가락, 발가락 등은 
물론이고 손바닥에까지 화려하고 상서로운 무늬를 그린다. 
이것은 인도인들이 화려하고 부유한 삶을 정한 것으로 여긴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신부가 입고 있는 옷은 붉은색의 실크로 많은 보석으로 치장되어 있고 
그 화려한 상태에 따라 부의 척도가 된다고 한다.
부모와 형제, 친지들과 사진 찍기가 끝나니 
친구들이 또 신랑 신부와 같이 사진을 찍느라 
한동안 단상이 왁자지끌한다.












잔치에 언제나 춤과 노래가 있다.
무대에서는 초대된 춤꾼들의 민속춤이 한창이다.
뒤이어 초대 가수의 노래가 흥을 돋군다. 
그러나 좀 한물간 밤무대 가수인지 
그 모습이 좀 초라해 보이고 
큰 호응을 받지 못한다.








앰프에서 흘러나오는 볼리우드 영화의 경쾌한 춤 곡이 흘러 나오니 
신랑 신부 친구들이 춤판을 신나게 펼친다.
인도 영화(볼리우드 영화)를 보노라면 한편의 뮤지컬 같다.
춤추는 젊은이들 모두가 영화의 한장면 같이 춤을 잘도 춘다.
보는 나도 신명이 나고 어께가 들석인다.








신랑 친구들이 신랑, 신부를 데리고 나와 춤을 춘다.
신부의 춤이 예사로와 보이지 않는다.
한편의 인도 영화속의 여주인공 같이 
몸을 살짝 흔들어 대더니, 뒤이어 허리와 엉덩이를 흔들며 춤추니 
모두들 박수를 치며 주위를 애워싸고 신명을 돋운다.
















초저녁 부터 바깥 잔디밭 연회장에는 
많은 음식들이 부페식으로 준비되어있고
서빙하는 웨이터들이 손님들 앞으로 
음식과 음료를 받쳐들고 다니며 권한다.




















한켠에서는 신선한 생과일 쥬스를 만들어 대접하고, 
또 한켠에서는 술을 쌓아두고 젊은 남녀 다섯명이 
흥을 내며 칵테일을 만들고, 맥주를 대접한다.
아마 잔치를 준비하는 외식업체에 전속된 
젊은 남녀들인것 같다.








나도 처음엔 그냥 사진만 찍을려고 어슬렁 거렸는데 
신랑의 가족 되시는 분이 어디서 왔느냐며 물으며 수인사를 나눈후 
음식과 술을 갖고와 대접하길래 먹기 시작하니 
나도 완전히 하객이 된듯하다. 
그전에 인도 잔치를 먼발치로 몇번 봤는데 
보통 술이 없는데 이집 잔치에는 술이 넘친다.
집안이 부유하니 잔치도 호화롭다.








10시 30분이 지나니 
신랑 신부가 잔디밭 연회장으로 친구들과 함께 나온다.
별도 저녁상이 마련되어있다.
친구들이 그 주위를 빙 둘러앉아 흥을 돋운다.




나도 바이어들 한테 줄려고 갖고간 선물을 전해 주니
 신부 오빠가 닥아와 고맙다고 한다. 
어디 공짜로 얻어 먹을수야 없지....
나중에 신부 아버지와 통성명 하고 이야기 해 보니 
나 보다 나이가 6살이나 적은 59살이라고 한다.




12시가 가까워 오니 연회장도 파장이 다 된듯 
하객들이 많이 돌아가고 
종업원들이 슬슬 자리 정리를 하기 시작한다.
나도 돌아서 나올려는데 신부 오빠가 닥아와 
같이 사진 찍자고 하여 신랑 신부와 같이 사진을 찍었다.
찍은 사진들을 보내 달라며 이메일 주소를 알으켜 준다.




4월 20일, 인도 뭄바이에서는 볼리우드 영화계의 최고인기 배우 두 남녀가 
결혼식을 올려다는 기사가 신문 1면을 톱으로 "세기의 결혼식"이라며 
대서 특필된 신문을 보았다.
신랑인 남자 배우는 Abhishek Bachchan, 밧찬은 2000년 유명 배우인 아버지 
아비타 바찬의 후광을 업고 볼리우드에 데뷔해 폭발적인 인기몰이를 하면서 
스타덤에 올랐다. 그의 어머니 자야 역시 연기파 배우로서 명성을 떨치고 있다.




신부는 Aishwarya Rai, 라이는 지난 94년 미스 월드로 뽑힌 직후 영화계에 
입문해 그간 40여편에 출연하면서 세계 최고의 미녀로 꼽히는 미모와 화려한 
춤 실력으로 인도 내외의 팬들을 사로잡았다. 
특히 라이는 인도 여배우로선 처음으로 <타임> 표지 모델에 선정됐으며 
2003년에는 칸 영화제에 심사위원 자격으로 참가한 월드 스타. 동ㆍ서양의 
아름다움이 섞인 이국적인 미모로 유명하다. 
라이는 영화 외에도 화장품과 콜라 등 수많은 CF에도 등장해 현재 인도에선 
명실상부하게 최고의 스타로 대접받고 있다.




두 배우의 결혼식에 정, 재계 200여명의 인사가 초대되고, 1000여명의 경찰이 
질서유지를 위해 동원 되었다고 한다.
극성팬들은 밧찬의 저택에서 열린 결혼식 장면을 멀리서나마 보기 위해 
주변의 나무와 건물에 오르는 등 소동을 피웠다하니....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에서는 결혼식은 건기(11월~5월)때에 많이 올리고
또 밤에 피로연을 호화스럽게 연다.
나는 이번 출장길에 인도 뉴델리에서 두시간 거리에 있는 Panipat에서 본 
결혼식 피로연에 참석하여 사진도 많이 찍고, 잔치 음식도 많이 대접받았다.
내 평생 이렇게 호화스런 잔치에 참석해 보기는 처음인것 같다.
몇년전 라오스 배낭여행때 루앙푸라방에서도 잔치집에 들러 구경해 봤지만
이번 인도에서 봤던 잔치 피로연 보다는 좀 못한것 같다.
5월 중순 떠나는 운남성 배낭여행길에서는 
장족들의 어떤 호화스런 잔치가 기다리고 있을려나...
김치국 부터 마셔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