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자네 포장집 이야기

윤자 친구 숙자 이야기

master 42 2004. 11. 5. 22:47



며칠전에 내 국민학교 친구 윤자 이야기를 이곳에 올렸었는데 오늘은 그의 친구인
숙자 이야기를 허접스럽게 해 볼까 한다.
윤자와 숙자는 어릴때 부터 한동네에서 컷고 또 같은 학교를 다녔으며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시집갈때까지도 늘상 같이 어울려 다녔으니 남자들의 세계로 이야기 하면
불알친구라 말할수 있다.
그런 그 두사람도 여자의 운명데로 시집을 가고 나니 서로가 헤어져 살었지만 숙자가
30대 말쯤해서 숙자한테서 자식이 없다하여 신랑이 딴살림을 차리고 부터는 다시 윤자를 자주 만나게
되고 지금 까지도 서로가 자주 어울려 만나고 있고 이곳 포장집에도 종종 들린다.

숙자는 어릴때 부터 부유하게 컷다.
6.25를 지나고 한때는 대구에서도 유명했던 빙과점의 대명사처럼 불리던 집의
맏딸로 귀엽게 자랐다.
그의 기억으로는 빙과점이 얼마나 잘되었으면 낮에 받은돈을 가마니에 넣어
두었다가 저녁에 못다세어서 그대로 가마니에 넣어두었을 정도였고, 빙과에
들어가는 팥을 삶는데 밤세도록 삶았다하니 그 규모로도 가히 짐작 하고도 남을것 같다.
대구에 살고있는 지금의 50대이상의 세대로 이빙과집의 빙과를 먹어보지 않은
사람이 없을정도로 유명했다.
또 형제들도 많았을뿐 아니라 부자집이고 하니 일꾼들 포함해서 30여명의 식솔들이
집안에 득실댔다고 한다.
그래서 서말솥에 고기국을 끓여도 행동이 느리면 얻어걸리지도 못했다고 하니
한집안에 먹고 자는 식솔들의 수를 가히 짐작하고 남음이 있을것 같다.
그 속에서도 부모의 가르침이 철저해서 지금도 숙자는 돈이라면 쓰는데는 발발떨고
상전처럼 모시고 지낸다.

나이가 들어 시집을 갈때는 부자집 딸에 맞게 호남형의 멋진 신랑을 맞이했다.
신혼초에는 알콩달콩 재미가 깨가 솓아졌지만 숙자한테서 10년여 자식이 없으니
남편이 외도를 하여 자식을 얻게 되고 연이어 두째 자식까지 두게되니 조강지처
자리를 저절로 밀려나게 되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혼자서 살아오고 있다.
부모로 부터 많은 상속재산을 고스란히 잃은것 없이 잘 간수했을뿐 아니라
경제운영을 잘하여 더욱 많은 재산을 불려 소유하고있다는 소문을 들었다.
부모로 부터 받은 부동산은 하나도 팔지않고 고스란히 갖고있으니 그 임대소득만
해도 왠만한 중소기업 보다도 많아 보인다.
그러나 아직도 버스를 타고 다니고 임대놓은 서문시장의 상가에 가는길에 세놓은
신발가게에서 싸구려 신발을 억지로 뺐다시피 하여 한켜레를 얻어 신고 다니는걸
보노라면 불쌍하기도 하다.

그래도 클때에 지녔던 먹성대로 삼시세때 모두를 밥상차려 먹고,절대로 간이음식이
나 페스트 푸드로 떼우지 않는단다.
그리고 방바닥에 아무렇게나 퍼즐고 앉아서 먹지 않고 꼭 밥상 차려 먹는다고 하며
어릴때 받은 교육 덕분이라고 한다.
식후 커피와 과일을 꼭 챙겨 먹으며 바느질 솜씨가 있어서 마음에 드는 옷감을
구입해서 손수 자주 해 입는다고 한다.
일이없이 노는 시간에는 책을 읽는다던지,재봉틀로 바느질을 하며 시간을 보낸단다.
또 혼자 사는 사람이라고 남에게 깔보일가봐 집안을 깨끗히 하고,옷장을 간결히
정리해 놓고 산다고 한다.

어머님의 숙자에 대한 열성이 대단하여 어릴때 크면서 보약을 많이 먹였기에
지금도 아픈데가 없다고 하며, 국민학교 다닐때는 항상 깨끗한 세일러복을 입혔기에
전교에서도 깔끔한 아이로 이름이 나 있었단다.
또 아버지가 아침마다 자전거로 학교로 데려다 주었다고 하니 부모의 귀여움은
독차지 했다고 할만하다.
요즈음 같으면 명품옷에 자가용으로 등교시킨것과 같다고 할까.

요즈음도 놀지를 않고 오래전 부터 일했던 보험회사에서 설계사에서 소장으로
진급하여 열심히 일하고 있다. 부모로 부터 교육받은 근면성실로 아직도 그는
일에서 손을 놓지 않고 천직으로 알고 일한다고 한다.
돈을 번다는 마음 보다는 일을 한다는 열정으로 매일 출근한단다.
고객중에 돈자랑하는 고객이나 부동산 자랑하는 고객을 만나면 웃으면서 정중히
거절하기도 한단다.

숙자는 노는것도 하는일이 있어야 재미가 있다고 하면서, 친구들과 언제 한번
단풍구경하러 가잔다.

단풍은 지금 한창 익어가고 있는데...
 

임형주-Ton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