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자네 포장집 이야기

포장집 단골손님 배회장 이야기

master 42 2004. 11. 9. 14:57




내 국민학교 동무 윤자가 운영하고 있는 동네 포장집에 단골로 드나드는 손님중에
배회장님이라는 분이 있다.
오늘은 이분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볼가 한다.

나이는 77세로, 동네 초등학교앞에 3층 건물 맨 윗층에 손자들과 살고 있으며
2층은 미술학원에 세를 주고 있으며 1층은 문방구점으로 상처하기 몇년전 까지만
해도 아내와 함께 운영하였으나 상처한후에는 임대를 놓고 있다.
배회장은 젊을때 부터 부지런 하였다고 한다.40대말에 경북 칠곡의 어느
우체국장을 하여 그 지방에 유지로 활약을하여 명망을 쌓았으며 50대 중반에
자진퇴직하여 낮은 산지를 개간하여 사과 과수원을 크게 일구었다.
그후 우체국장 시절의 경험을 살려 농협장에 쉽게 당선되어 오랫동안 그 직에서
명망을 높여왔다고 한다.
60중반에 농협장 직도 그만두고 대구,안동간의 목좋은곳에 기사식당을 운영하여
많은 돈도 벌었고, 여러해전에 상처후 그 식당을 맏아들에게 물려주고 지금은
여생을 다 큰 손자들과 편히 살고 있는 복많은 노인으로 알아주고 있다.

학교앞이 집이라 집세도 짭짤하게 들어오고 또 아들이 식당을 물려받은 대가인지
는 모르지만 매달 100만원 이상의 용돈을 보내주고하여, 또 동네에서도 상노인으로
대접받고 알아주니 지금의 집을 두고 아들과 며느리가 칠곡에 있는 식당 근처의
아들 살림집으로 들어와 같이 살자고 해도 굳이 가지 않는 이유다.
또 매일 일과처럼 복덕방에서 심심풀이로 치는 고스톱판이나, 이곳 동네
포장집에서 동네 초로의 늙은이나 50대의 사람들과의 술자리에서 상어른으로
대접받는 재미도 빼놓을수 없는 이유다.
그 보다도 대구라는 시내에 있음으로 해서 노인대학에도 나가고,또 거기서 만나는
우아한(?) 여인들이나 과부들과의 대화 재미도 또한 빼놓을수 없는 이유다.

매일 아침 늦으막해서 두류산으로 산책겸 운동을 나가서 돌아오는 길에 이곳
포장집에 들러 동네 중늙은이들이나 50대 초반의 젊은(?)이들이 어른신 하는
인사를 받으며 한두병의 소주값을 치루는 호기도 재미로 부려 본다.
배회장은 별로 없어 보이는 사람들이 술값을 치루는걸 눈앞에 두고 보지 못하는
성미라 언제나 자기가 계산한다.
더우기 함께 술마신 사람들중에서 가장 나이가 많다는것과 그래도 자기가 다른
사람들 보다도 돈이 많기에 언제나 술값만은 남에게 양보를 하지 않는 성미다.
그래서 더욱 대접을 받는지 모른다.

오늘도 내가 만나니 반갑다고 인사를 하면서 손에 들고온 쇼핑백을 내 보이면서
겸연쩍은 자랑을 한다.
겨울이 온다기에 두어장 모직남방을 샀다는데 살펴보니 모두가 브렌드 제품이었다.
그값 또한 이곳에 드나드는 사람들이 읽어보지 못하는 값이다.
색상하며 디자인이 최신유행하는 최고급 상품이다.
매일 사우나 다니고,말끔히 정장하고,깨끗한 와이셔츠나 남방으로 매무세 있게
차려입고, 노인냄세 감출려고 향수 뿌리니 노인대학에서 어느 여인인들 배회장을
좋아하지 않을 여인이 있겠는가.
노인대학에서 관광을 갈때도 찬조금이랍시고 10,20만원을 선듯 내어놓는 호기를
보통으로 부리니 그곳 과부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고도 남는다.

배회장은 눈섭에 문신을 하여 노인들의 희미한 눈섭을 젊은이 같이 만든지도
오래되었다.
며칠전에는 단골(?)로 가는 성형외과에 들려 원장에게 입술 양쪽 볼에 깊이 새겨져 있는
주름살을 펼수 없겠느냐고 상의를 했단다.
한참 이야기를 듣던 원장이 "어르신,그 주름을 펼려고 하는 돈으로 더 맛있는
음식 잡수시고, 더 재미있게 즐기시도록 하십시요"하드란다.
그 이야기를 우리들 앞에서 하면서도 전혀 얼굴을 붉힌다던지 겸연쩍어 하지를
않는다. 
그러면서 맥주잔을 들어 건배를 하자며 맛있게 마신다.

배회장에게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것 같아 보인다.
지난 5월 어버이날이 훨씬 지난 어느날, 자주 다니는 횟집에 들렸더니 단골로
서빙하는 아가씨가 쪼르르 방안으로 들어와 "자기야,어버이날 꽃사놓고
기다렸는데 으응..."하면서 애교를 부리니 꽃값으로 만원을 주는 인심이다.
그렇다고 아가씨와 별다른 추문을 일으키는 분이 아니다.
또한 노인대학에서도 배회장을 좋아하는 과부들과도 추문을 일으키지 않는
간결한 신사로 불린다.
배회장이 항상 이야기하는 신조는 절대로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느다,
그리고 추하게 늙어가지 않는다,남에게 배풀며 산다 하는 너그럽고 푸근한
마음으로 살아간단다.

두아들에게서 여럿 손자를 두고 있지만 언제나 손자들의 용돈이나 옷가지도
배회장이 종종 옆으로 주니 손자들이 할아버지를 항상 좋아하게 되고 술드시고
늦게 집에 들어갈때면 손자들이 기다리며 반겨 준다고 한다.
지금은 맏아들에게서 늦둥이로 태어난 초등학교 1학년 손자를 종종 데리고 다니며
귀여워 하고 있다.
어디를 가도 막네손자가 눈에 밟힌다고 하시면서 동네 포장집을 나설때는
항상 옆집 빵가게로 들리셔서 막네손자가 좋아하는 빵을 사갖고 가신다.

오늘 낮술이약간 취해서 하시는 말씀인지는 모르겠으나
"이사람 보소, 할마시 죽고나니 내 신세가 말이 아니라요....."
오늘 따라 술잔 잡은 배회장의 손이 많이 떨리는걸 보았다.

 


영화속의 음악-What A Wonderful World - Louis Armstr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