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차마고도

차마고도(茶馬古道)를 보고...

master 42 2007. 9. 6. 09:23

 


9월 5일 밤 10시 부터 11시 까지 KBS 1TV에서 다큐멘타리 차마고도를 봤다.
요즘 같이 대부분의 방송국이 말초자극적 감각수준의 오락프로와  흥미위주의 
드라마가 대세인데...이런 분위기 속에서 이런 대작의 다큐야 말로 
한국의 방송제작 수준을 한 단계 올려놓은 고귀한 선물같이 느껴진다
지난 5월, 내가 그 다큐멘타리속에 나오는 그 길의 한부분을 걷고 왔기에
난 흥분을 삭이며 그 속으로 빠져들었다.
장면 하나 하나를 놓치지 않을려고, 또 지난 추억도 새겨가며 보았다.
감동 그 자체인것 같아 더욱 흥분 되었다.
보고난후 새벽 3시까지 잠들지 못하고 지난번 찍어왔던 사진을 훌터봤다.
나도 말타고 메리설산 그 어느 능선길을 넘었는데...
그때 탔던 말과 크기가 꼭 같아 보인다.
마부가 길만 이끌어 놓으면 말들이 길찾아 줄줄이 걸어가는 모습,
마부가 말에게 사료를 먹여주는 모습은 눈에 익은 장면이다.
도중에 말들이 진흙속에 빠지기도 하고, 아프기도 하고, 독초까지 먹고...
게다가 1년 잘 먹여봐야, 정상적으로 회복이 안된다니... 

 

장족들의 힌벽체가 빛나는 3층집양식이 눈에 확 들어온다. 그 어느 방 한칸에서 밤하늘의 별을 세면서 잠들었지... 녹색의 카페트 같은 초원에서 풀뜯는 말들, 짐 풀어놓고 딩굴며 자유스러워 하는 말들이 내 눈안에 되새겨져 온다. 지난 봄에 KBS스페셜로 봤지만 다시 고화질로 편집하여 보여준다. 음악도 중간중간 연주된곡이 마두금으로 연주된것 같기도 하여 좋다. 단지 몇시간 분량을 보는 시청자입장에서야 잠시 감동을 하겠지만... 제작과정에서의 생명의 위험, 오랜 촬영기간의 노고 등 헤아릴수 없는 어려움과 고충을 겪은 제작진에게 시청자 입장에서 고마운 감사를 드린다. 아래의 글과 사진은 KBS 차마고도에서 스크랩한 글이다. 아래 내용들이 나레이션으로 들었으나 좀더 알기위하여 스크랩하여 옮긴다. KBS 차마고도팀에게 감사를 드린다.

 

티벳 남동부 차와룽의 85세 노인 자시송부는 마방의 리더격인 마궈토다. 마궈토는 수십 필에서 백여필에 이르는 마방을 이끄는 경영자다. 그는 윈난의 시솽반나에서 라싸를 거쳐 인도까지 100일이 넘는 길을 수십 차례나 다녀왔다. 여러 차례 죽을 고비를 넘긴 그가 차마고도를 증언한다. 차마고도는 실크로드보다 오래된 교역로이다. 당나라때 교역이 활발하게 진행된 이 길은 윈난, 사천의 차와 티벳의 말이 교환되었다고 해서 차마고도(茶馬古道)라 불리게 되었다. 차마고도는 거미줄처럼 얽힌 길이다. 중국의 서남부에서 티벳,인도에 이르는 이 길에서 가장 험난한 구간이 금사강(장강의 상류), 난창강(메콩강의 상류), 누장(살윈강의상류) 등 3개의 강이 횡단산맥의 설산 사이로 나란히 흐르는 삼강병류다. 4,000미터가 넘는 설산과 2,000m를 넘는 협곡으로 이루어진 지형적 특이함 때문에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차마고도상 가장 험하고 아름다운, 삼강병류의 설산과 협곡을 담는다. 차마고도, 그 이름은 남아 있지만, 그 길의 주역은 사라져 가고 있다. 차와룽에서 거의 유일하게 남아있는 마방을 찾을 수 있었다. 그곳에 마방이 살아남아 있는 까닭은 적어도 2-3일을 가야만 차가 다니는 도로에 닿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반농반목의 꺼부촌에는 집집마다 평균 5마리의 말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삶의 동반자이자 생존수단인 말과 함께 조로서도(鳥路鼠道) 즉 새와 쥐가 다닌다는 뜻의 좁은 길을 다니면서 삶을 영위한다. 마방은 수 십 마리의 말과 간마런(말잡이)으로 이루어진다. 마방의 선두말은 항상 2필, 티벳어로 ‘통로요로’라고 하는데 이 말에는 특별한 장식을 한다. 그리고 말에는 항상 방울을 단다. 마방에 관한 모든 것은 노부상부의 전설에 따라 이루어진다. 노부상부는 티벳, 인도, 중국을 잇는 마방의 길을 처음 개척한 것으로 알려진 전설적 인물로 7전8기 끝에 이 험한 길을 개척한 상인이다.

 

봄이 되면, 그것도 6월이 되어서야 설산의 눈이 녹는다. 그리고 막혔던 마방의 길이 열린다. 꺼부촌의 마방은 건초와 사료로 겨울을 난 말들에게 신선한 풀을 먹이고 약초를 캐기 위해 먼 길을 떠난다. 수십 필로 이루어진 마방은 1,000미터가 넘는 낭떠러지로 이루어진 협곡의 산허리를 타고 가다 류소(강의 맞은 편을 외줄로 연결하고 도르래로 강을 건너는 장치)로 강을 건너고, 아직도 눈이 남아있는 5,000미터가 넘는 설산고개를 넘고, 말의 목까지 빠지는 초원의 늪지대를 지나 ‘패모’라는 약초를 캐러 1주일이 넘는 대장정을 떠난다. 꺼부촌에는 아버지가 2명인 아이들이 많다. 30가구중 10가구가 2-3명의 형제가 1명의 처를 공유하는 특이한 혼인제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특이한 혼인제도는 어떻게 유지되는가? 봄에 약초를 캐러 떠났듯이 호두가 익을 때 꺼부촌의 마방은 수십필의 송이를 싣고 집을 나선다. 보리와 옥수수 농사를 짓지만 자급자족할 수 없는 꺼부촌에서 송이는 가장 중요한 수입원이다. 여름이 되면 대부분의 마을 사람들은 주변의 산에서 송이를 캔다. 그리고 송이, 동충하초, 패모 등을 팔기 위해 마방을 조직하고 길을 떠난다. 그들은 일주일이 걸리는 먼 길도 마다하지 않는다. 2-3일 거리의 짧은 길을 가서 얻는 수익보다 더 큰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바로 이것이 차마고도를 있게 한 마방의 동력이다.

 

메리설산 오르길의 룽다

 

송이를 팔기 위해 떠나는 길은 차마고도의 주 노선을 따라가는 길이다. 또한 이 길은 티벳 8대 신산의 하나인 메리설산(6,740m)의 자락을 넘는 순례의 길이기도 하다. 마방이 떠날 때 마을의 신산에서는 여인네들이 손똥(향을 피우고 기원을 비는 의식)을 올리고, 술라라카(라카는 고개)를 넘을 때, 카와거보(메리설산의 주봉)의 주변을 지날 때 마방은 자신들이 준비해 온 오색천의 룽다(경문을 새긴 천)를 산마루에 건다. 이들에게 마방의 길은 종교적 의식의 일부이기도 하다. 티벳불교와 자연숭배 신앙이 혼합된 이들의 독특한 종교세계를 만난다. 2007년 7월부터 차와룽에서는 도로공사가 한창이다. 이제 마지막 남은 마방의 길 중 하나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있다. 도로가 열려서 삼강병류 협곡 티벳 사람들의 생활은 편해 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옛 선조로부터 이어져 온 그들의 삶의 모습은 점차 사라져가고 있다.